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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베링해, 응답 없는 52명…애타는 실종자 가족들

입력 2014-12-02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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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일) 오후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조업하다 침몰한 사조산업의 오룡 501호 소식입니다. 사조산업의 사고대책본부가 부산에 꾸려졌는데요. 사고대책본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구석찬 기자! 수색상황이 우선 제일 궁금한데 추가로 들어온 구조소식 있습니까?

[기자]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추가로 들어온 실종자 구조소식은 없습니다.

기상악화로 수색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인데요.

오늘 사고지점인 러시아 베링해엔 초속 25m에 달하는 강풍과 함께 5~6m의 높은 파도가 일었습니다.

태풍과 맞먹는 악천후 탓에 낮 시간에 한동안 수색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일단 수색선박이 빈 구명뗏목 한 척을 건져 올렸고 오룡 501호의 그물 장치로 추정되는 부유물도 발견했는데요.

지금은 날이 어두워져 수색을 중단하고 내일 새벽부터 재개할 예정입니다.

미국도 수색에 동참한다는 소식입니다.

[앵커]

지금도 해역에 기상 상태가 굉장히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사고 당시도 그랬다고 얘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고 원인을 다시 짚어볼 텐데 어떻게 발생했고 왜 피해가 커진 것이냐, 여기에 대해서 특히 실종자 가족들이 굉장히 항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사고가 난 건 한국시각으로 어제 낮 2시 20분쯤입니다.

당시 초속 20m 강풍이 불었고 파고도 4m 이상이었습니다.

오룡 501호는 잡아올린 명태를 선미 쪽 갑판 아래 어창에 넣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요.

명태가 어창 배수구를 막으면서 물이 차오른 데다 바닷물까지 들이쳤지만, 제때 물을 빼내지 못했고 결국 거센 파도에 배가 넘어갔다는 게 선사 측 추정입니다.

어제 사고 직후 8명만이 구조됐는데요, 이 중 한국인 선원은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습니다.

결국 나머지 한국인 선원 10명 등 52명이 실종됐는데 거기엔 이유가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오룡 501호의 도면을 보면 조타실 앞에 좌우로 4척씩 모두 8척의 구명뗏목이 있습니다.

하지만 선원 대부분이 선미 쪽 어창에서 물을 빼는 작업을 하던 중 배가 넘어간 탓에 멀리 떨어진 구명뗏목까지 갈 수 없었던 겁니다.

어창 바로 위에 있던 구명보트도 파도에 휩쓸리면서 무용지물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도면이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긴 합니다만, 어떤 내용인지는 알겠습니다. 실종자 가족들도 대책 본부에 모여 있을 텐데요, 상당히 격앙된 분위기라고 들었습니다?

[기자]

이곳에는 실종자 가족 40여 명이 추가 구조소식을 기다리며 애를 태우고 있는데요.

실종자 가족들은 사조산업의 무리한 조업지시가 화를 키웠다며 격앙된 분위기입니다.

한 가족은 사고 전 선원과의 통화에서 이미 할당 어획량을 달성했는데 추가 주문이 있어 조업을 더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종자 가족 모셔서 잠깐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김천식/김치우 기관장 가족 : (어떤 문제가 있었습니까?) 이미 끝나서 부산에 있어야 할 배인데 회사의 추가 작업 지시로 인하여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해 사조산업 측은 정부간 협상을 통해서 정해진 추가 분량만큼 조업량을 늘린 부분을 인정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또 악천후 속에 조업한 이유와 36년 된 낡은 선박의 안전 문제, 그리고 구조가 늦어진 이유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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