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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톡톡] 첫 정치인·시민단체 출신…김기식 금감원장은 누구?

입력 2018-04-0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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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기식 신임 금융 감독원장이 어제(2일) 취임했습니다. 첫 정치인 출신 금감원장, 참여연대를 창립한 첫번째 시민단체 출신 금감원장, 재벌 저격수, 저승사자… 수식어도 다양하죠. 그래서일까요?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새 금감원장은 어떤 인물인지,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칠지 경제산업부 구희령 기자와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구희령 기자, 금감원장이 금융권에서는 주목을 받는 자리입니다만, 취임식에 일반인들의 관심이 이렇게 많이 쏠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 같습니다.
 

[기자]

금융감독원은 이름 그대로 금융회사를 감독하는 기관이죠. 일반인들과는 거리가 있는데요.

금융 검찰, 저승사자라고도 부를만큼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전문성이 중요한 자리라 지금까지 금감원장은 대부분 경제관료들이 맡았습니다.

바로 전임인 최흥식 원장처럼 금융인 출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치인 출신, 게다가 시민단체 출신은 김기식 원장이 처음이라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 청와대에 있는 장하성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참여연대에서 소액 주주 운동을 하면서 재벌 개혁을 외친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초라는 표현이 많이 붙고 있습니다. 새 금융감독원을 맞는 재계가 지금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어떤 점에서 그런지 김기식 신임 금감원장의 행보들을 이야기해주실까요?

[기자]

네,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지냈는데, 정무위원회 간사를 맡아서 재벌 뿐 아니라 금융회사, 금융당국까지 모두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금융감독원과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도 국회 정무위 소관이거든요.

지금까지 쭉 감시하고 비판하던 기관을 이제 본인이 책임지게 된 것입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입니다. 청문회는 거치지 않습니다.

이번에 김 원장도 이런 절차에 따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제청했습니다.

그런데 김 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KB사태 국정감사를 했는데, 당시 최종구 위원장이 금감원 수석 부원장이었습니다.

의원 시절 김 원장이 최 위원장을 강하게 몰아붙였었고, 위증죄까지 거론해서 당시 최 위원장이 사퇴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앵커]

금융당국을 강하게 질타해왔다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금감원이 많이 변할 것 같습니다. 주로 어떤 부분에 집중하게 될까요?

[기자]

아무래도 김 원장이 시민단체와 국회에 있을 때 추진했던 일들부터 실행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습니다.

앞서 송지혜 기자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보험업 감독 규정을 고치는 문제가 떠오르고 있는데요.

김 원장은 이 규정에 대해서 삼성 지배구조 문제 때문에 기형적인 예외가 생겼다고 말할 정도로 강하게 비판했었거든요.

본인이 당시 법 개정도 추진했는데 잘 안됐습니다. 그런데 금감원장이 된 것입니다.

금감원에는 이 규정을 고칠 수 있는 권한이 있거든요. 금융위의 승인만 받으면 됩니다.

[앵커]

이 규정을 손질하면 삼성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기자]

현재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있고요.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을, 다시 삼성생명이 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 규정이 고쳐져서 만약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팔아야 되면 지배구조가 흔들리게 되겠죠.

하지만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현실적인 방안으로 가다듬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카드사와 제2 금융권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금감원이 감독하는 곳은 모두 긴장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김 원장은 금융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굉장히 목소리를 높여왔고, 이번 취임사에서도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했던 주장들 중에 금융기관 최고이자율을 10%로 제한해야 한다, 은산 분리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이런 주장들이 있었는데 사실 금융사로서는 달갑지 않은 주장들이죠.

[앵커]

어제 김 원장이 취임식에서 "저승사자라는 오해를 풀어 달라"고 가볍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말을 그대로 생각해도 될지, 어떻습니까.

[기자]

어제 취임식에선 굉장히 다른 모습을 보였는데요.

직원이 달아준 금감원 배지를 강조하면서 "우리가 한식구다, 앞으로 방패막이, 조력자가 되겠다"고 했고요.

"전임 최흥식 원장이 채용비리 때문에 불명예 퇴진을 한 만큼 내부를 다독이기 위한 것이다"라고 봤었고, 또 참여연대나 야당의원 소속일 때와 금감원장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그 역할에 충실하겠다, 규제 강화론자로 알려져있지만 완화시키기도 했다고 강조하는 입장도 보였습니다.

금감원 노조는 "이제 김 원장은 미슐랭 평론가가 아니라 오너 셰프"가 됐다고 했습니다.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운영하고 책임을 지는 자리로 바뀌었다는 것을 김 원장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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