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여당] '가습기 살균제' 사태 책임론에 휩싸인 청와대

입력 2016-05-12 19:09 수정 2016-05-12 19:2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계속해서 여당 40초 뉴스 시작하겠습니다.

+++

▶ "왜 제가 피해자들 만나야 하나"

국회 환노위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관련해 야당이 정부 책임을 제기했지만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내가 왜 피해자들을 만나야 하냐며 사과를 거부했습니다. 환노위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 여당 발제에서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 야, 정부·대통령 '살균제 사과' 요구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관련해 야당이 정부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친박에 덤터기 씌우는 것 옳지 않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기자 간담회에서 총선 패배와 관련해 친박에 덤터기를 씌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범친박도 친박은 친박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

[앵커]

어제(11일) 저희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현안보고 내용을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국회 회의가 저희 방송시간 이후까지 진행되다보니까 몇가지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대영 반장이 어제 환노위와 관련해 못다 한 발제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또 어제는 주로 '새누리당'이 지난 3년간 무엇을 했는지를 짚어봤는데, 오늘은 '청와대'의 대응은 과연 어땠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합니다. 한번 들어볼까요?

[기자]

청와대는 과연 가습기 살균제 실태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을까요, 그렇지 않을까요?

알았다면, 이런 후속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왜 3년간 뚜렷한 조치가 없었습니까 라구요. 그리고 몰랐다면…몰랐다면 그건 더 큰 문제겠지요.

2013년 2월 27일, 윤성규 환경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심상정/당시 진보정의당 의원 : 제가 작년에 토론회를 했는데 일곱 살짜리가 자기 키보다 더 큰 산소통을 끼고 토론회장에 나와서 너무나 제가 가슴 아팠어요.]

[심상정/당시 진보정의당 의원 : 저는 정치인으로서 참을 수 없는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새롭게 검토해서 의지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윤성규/당시 환경부 장관 후보자 : 예, 알겠습니다.]

윤 장관, 3년 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예 알겠습니다" 이렇게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4월 4일, 윤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사건에 대한 보고를 하게 됩니다.

[윤성규/환경부 장관 (2013년 4월 3일) : 내일 대통령님께 환경부하고 국토교통부가 함께 업무보고를 드립니다. 요즘 국민 여러분께서 걱정이 많으신 화학물질 사고…. 화학물질을 정상적으로 써도 그 화학물질 자체가 가지고 있는 독성이나 유해성 때문에 피해가 생깁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대책, 이것을 보고를 드리고….]

피해자 측도 사건 알리기에 나섰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찾아갔습니다.

진실을 꼭 좀 밝혀주고 대책도 마련해달라는 의견서를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게 없었다고 합니다. 청와대에서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진영 당시 복지부장관이 처음으로 피해자 가족을 만나서 귀를 기울였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복지부장관 혼자 뛴다고 될 일이 아니었죠. 환경부는 소극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심상정 대표/정의당 (어제) : 하룻밤만 분석을 하면은 다 분석이 가능한 이 일이 왜 지금까지 3, 4년 동안 안됐는지 말씀해보세요.]

[윤성규/환경부 장관 (어제) : 그것은 전문가 영역이기 때문에 저희가 무슨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전문가들이…(환자 기록이 있는데 책상에 앉아서 안 하면 뭐 어디 가서 합니까?) 그 분들이, 환자들이 어떻게 지금…(환자들 만나고 다니셨어요? 그동안에, 그러면? 만나셨어요?) 제가 왜, 제가 만나야 됩니까. 의사가 그걸….]

[심상정 대표/정의당 (어제) : 그러면 뭐하고 다니셨는데요. 3, 4년 동안에.]

살균제로 부인을 떠나보낸 정택무 씨는 2013년 6월, 비통한 심정으로 편지로 적어서 청와대에 보냈다고 합니다.

부인 죽음의 원인까지 밝혔는데 그 누구에게도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했다고 하는군요.

[박근혜 대통령님께 올리는 글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입니다. 이 글을 꼭 한 번 읽어봐 주시길 간청합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401명의 피해자 발생에 127명이 사망했다는 피해접수가 있는데도, 시간이 3년에 이르도록 담당부서조차 지정되지 못하고 피해자들은 어느 누구한테도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습니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국가로부터 철저히 외면 당하고 상처받고 있습니다. 과연 다른 나라에서도 이럴 수 있을까? 지금은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창피한 생각마저 들게합니다.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셨죠. 소통하는 사회를 만들고, 정부부처간 칸막이를 없애고, 단 한사람의 국민이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요. 제발 대통령님이 꼭 살펴 주십시오. 망 박은연의 배우자 정택무 올림.]

3년 전에 정택무씨가 청와대에 보낸 편지라고 합니다.

하지만 언론에 공개된 청와대의 메시지에서는 그 이후에도 이 사건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거리로 나섰습니다. 국회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습니다. "대통령이 이 사건을 알기나 하느냐"고 소리를 쳤습니다.

그 사이 국회에서는 청문회가 무산됐습니다. 최경환-전병헌 양당 원내대표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렇게 2013년은 갔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는 또 한 번의 대한민국에 충격을 가져다줬습니다. 정부에서 외면받던 이 사건은 더욱 관심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언론의 주목도도 떨어졌습니다. 이 대목은 기자인 저에게도 반성할 부분이겠죠.

2015년. 시간은 계속 흘러갑니다. 가습기라는 단어를 단 한번도 쓰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8월 27일 드디어 가습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말이죠.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 참관 (지난해 8월 27일) : 저기 전혀 닦는데 귀찮지 않게…? (보여드리겠습니다. 저희 가습기는 이렇게 설거지하듯이…) 그러니까 어디 때가 끼거나 이렇게 하지 않게…(작년에 매출이 30억 원…) 수출은 어디로? (수출은 미국하고요, 일본이 주 시장이고요.) (중국이 핵심 주요 시장입니다.) 인기가 많을 것 같아요. 요즘 가습기를 겨울에 안 쓸 수가 없거든요. (그런 게 안 쓰고 계셔요. 더러우니까.) 더러워서…귀찮아서 안 쓰나? 맞아요. 그래서 그 요즘 살균제 부작용도 꽤 나왔고, 앞으로는 그럴 일이 없는 거예요.]

그리고 닷새 뒤인 9월 1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가습기' 발언을 다시 한번 했습니다.

[제38회 국무회의 전 전시회 참관 (지난해 9월 1일) : 지난번에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가서도 봤지만 그 가습기가, 이제 가습기는 좋은데 이 청소하기가 복잡하잖아요. 때가 잘 끼고, 그래서 뭐 살균제도 넣었다가 큰일 날 뻔했고, 사고도 나고 그랬는데, 그거를 완전히 쉽게 분해해가지고 깨끗하게, 아주 쉽게 청소할 수 있는 그런 가습기가 나와서 아마 수출도 하고, 인기가 상당히 높아진다고 그래요. 같은 가습기라도 왜 이렇게 안 팔리냐, 이럴 게 아니라 소비자의 그 어떤 마음을 잘 읽어서 소비자들이 제일 귀찮게 생각하고 힘든 것이 바로 이 청소하는 거다. 물때나 이런 게 잘 낀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지난해 9월 1일) : 그래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이 창조경제 아닙니까.]

[제38회 국무회의 전 전시회 참관 (지난해 9월 1일) : 쉽지는 않지만 머리를 쓰면 되니까 이제 창조 경영을 해야 되고, 창조 운영을 해야 되고 그래서….]

[안종범/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지난해 9월 1일) : 대통령님 마치 홈쇼핑 호스트 같으십니다.]

[최경환/당시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해 9월 1일) : 5분 내로 동이 나야 되는데….]

[제38회 국무회의 전 전시회 참관 (지난해 9월 1일) : 중요성이, 잘 모르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요. 그래서 하여튼 오늘 홈쇼핑 호스트가 돼서….]

네. 핵심은 창조경제였습니다.

만약에 2015년 9월1일, 이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참모들이 '쇼핑호스트' 이런 이야기 안하고 감언이설보다 '살균제 사건을 명백히 밝혀야 하옵니다'라고 직언, 고언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무척이나 안타까운 장면입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올해 4월 28일, 결국 청와대는 대변인 '서면브리핑' 형식으로 짤막한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철저한 조사, 피해 구제, 재발 방지. 피해자 가족들이 그토록 외친지 5년이 지나서였습니다.

야권은 일제히 청와대의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오늘 여당의 기사 제목은 < 살균제 사태 책임론에 휩싸인 청와대 > 입니다.

관련기사

[탐사플러스] 알맹이 빠진 '화평법', 규제완화에 껍데기만… [탐사플러스] 국내 유통되는 4만 개 화학물질, 안전할까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안…3년 전 국회 회의록 보니 [여당] 2013년 3번의 기회…'살균제' 골든타임 놓친 여권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