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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빅터 차 주한 미 대사 내정철회에 '침묵' 지키며 배경 주시

입력 2018-02-01 13:34

"철회사실 몰랐다고 단정할 근거 없어"…사전인지 가능성
빅터 차보다 더 강한 '매파' 지명 가능성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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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회사실 몰랐다고 단정할 근거 없어"…사전인지 가능성
빅터 차보다 더 강한 '매파' 지명 가능성에 촉각

청, 빅터 차 주한 미 대사 내정철회에 '침묵' 지키며 배경 주시

청와대는 미국 백악관이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의 지명을 철회한 데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삼갔다.

한 국가의 '주권적 영역'인 대사 인선문제에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외교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인사문제는 청와대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청와대로서는 이미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 절차까지 끝난 인사에 대한 지명을 철회한 것은 전례를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는 분위기다.

특히 북한에 대해 제한적 타격을 가하는 '코피'(bloody nose) 전략을 둘러싼 정책적 이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워싱턴의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그 배경에 예민하게 촉각을 세우는 표정이다.

만일 차 석좌가 선제타격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반대한 것이 낙마의 결정적 이유라면 앞으로 한미간의 대북정책 공조에도 중요한 함의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그러나 우리 정부가 차 석좌의 내정 철회 사실을 사전에 몰랐고 이에 따라 북핵 문제 등에 한미 공조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을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부 보도에서 우리가 철회 사실을 몰랐다고 하는데 청와대가 사전에 알았다고 단정할 근거도 없지만 몰랐다고 할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차 석좌의 내정 철회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을 에둘러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가 더욱 눈여겨보는 대목은 차 석좌의 낙마에 따라 북한에 대해 더욱 강경한 태도를 지닌 '매파' 인사가 내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차 석좌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활동하면서 대북 압박정책은 물론 협상과 대화 프로세스도 다뤄본 인물이지만,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코드'가 확실히 맞는 강경파 인물을 앉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도 전날 "대북 선제공격에 대한 해법을 둘러싼 입장차로 차 석좌의 지명이 철회됐다는 점은 대북공격에 준비돼 있지 않은 인사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주한 미 대사로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해석이 맞다면 백악관이 북핵·미사일 문제를 푸는 방법으로 더욱 강경한 기조를 취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만큼 남북 대화를 마중물 삼아 북미 대화를 끌어내겠다는 청와대와 정부의 구상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다만 청와대 일각에서는 차 석좌의 내정 철회를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누가 주한 미국대사로 오든 우리가 할 일만 하면 된다는 의견도 내부에 있다"고 전했다.

또 차 석좌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이견이 있어 낙마한 것이라는 해석은 미국 정치권과 언론의 추측일 뿐이고, 검증 과정에서 다른 이유가 불거져 내정이 철회됐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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