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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질병' 부처간 이견…국무조정실이 조율 나선다

입력 2019-05-28 18:53 수정 2019-05-28 22:45

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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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세계보건기구가 게임중독을 공식 질병으로 분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WHO 회원국인 우리나라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권고를 따라야 하는데요. 국내 도입을 위해 관련 기준을 논의해야 하지만 복지부와 문체부 등 관계 부처 간 충돌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국무조정실이 나서서 이견 조율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요. 오늘(28일) 최 반장 발제에서는 관련 내용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세계보건기구가 게임 이용 장애, 소위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우리 정부도 준비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보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나 게임산업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이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반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상반된 반응은 충분히 예상됐습니다.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지난해 10월 11일) : WHO에서 확정적으로 게임 장애에 대해서 질병코드가 정해지면 저희도 그것을 곧바로 받아서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박양우/문화체육관광부 장관 (3월 26일) : 게임을 질병으로 이렇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찬성을 하지 않습니다.]

현안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는 있지만 대책을 만들어야 하는 부처가 공개적으로 이견을 드러내면 국민들은 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갈등을 줄이는 방향이 아닌 부처 이기주의 행태를 보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데요. 그러다 보니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윤관석/더불어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 : 우리 사회에서 언젠가 터질 화산 같은 이슈로서 이번 기회에 잘 정리하여 산업도 살리고 건강도 지키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정부 관련 부처는 부처 이기주의에 매몰되어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며 논의해 나갈 것입니다.]

마치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심경 마냥 행정 각부를 총괄하고 조율해 이끌어야 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복지부 편을 들 수도, 문체부 편을 들 수도 없겠죠. 군기반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관계부처들이 조정되지 않은 의견을 말해 국민과 업계에 불안을 줘서는 안 된다"고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국내 도입은 2026년에나 가능하니까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해결 방안을 찾으면 된다고 강조했는데요. 국무조정실에 관계부처와 게임, 보건의료계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역대 정부는 게임은 새로운 성장동력이고 청년 일자리 창출효과가 높다며 효자 산업으로 여겨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과도하지만 않다면 게임은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경제 국가전략 대선후보 초청 포럼 (2017년 4월 14일) : 실제로 저도 아들이 게임에 너무 빠져서 좀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걱정을 했었는데 그런데 결국은 아들이 영상디자인, 즉 프로그램 디자인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아마 어릴 때부터 게임을 했던 그게 지금의 일로 이어진 거 같아서 저는 게임에 대해서 좀 더 긍정적으로 좀 바라볼 필요가 있다.]

취임 후에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에 배O그라운드 개발사 블루홀 장병규 의장을 임명했죠. 지난 1월 기업인과의 대화 당시 문 대통령 옆자리에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앉은 것도 "게임·IT기업 대표 주자"라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었습니다. 당시 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일부 기업인들만 참여한 산책도 함께 했고, 마칠 때까지 대통령 옆에서 동행했죠. 전임 박근혜 전 대통령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똑같이 세 개를 맞추면 되는 거고요) 세로…세로로… 아…요고! 됐죠? (잘하시는데요?) 아아아…! 요고! ????? 끊어졌네 이때는 딴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

[게임 산업은 미래 우리나라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쪽으로 지원을 많이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술을 아무리 많이 마시는 사람이더라도 이들을 알코올 중독자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얼마를 마시든 술에 대한 자제력을 잃거나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겪거나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할 수 없는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하죠.

게임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이 중독자라면 게임이 직업인 e스포츠 선수들은 자유로울 수 없죠. WHO는 "게임 이용 장애는 개인, 가족, 사회적, 교육적 또는 직업적 기능에 현저한 장애나 심각한 손상을 초래하는 행태를 보이는 경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구체적인 게임중독 진단 기준도 만들어 놨는데요. 이러한 증현상들이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다만 게임은 알코올과 같은 화학 물질이 아니다 보니 중독을 판단할 기준이 모호합니다. 게임을 하게 되는 사회적, 심리적 환경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죠. 게다가 업계에서는 과도한 게임산업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큰데요. 청소년들이 0시부터 오전 6시 사이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한 '셧다운제'처럼 게임중독을 막기 위해 "하루 5시간 이상 플레이 금지" 또는 "일주일 5일 이상 접속 금지"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국민 건강을 지키면서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 사이에서 정부의 합리적인 결과 도출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발제는 게임으로 마무리할 텐데요. 퀴즈를 하나 준비했습니다.

Q. 다음 중 가장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고 있는 게임은 무엇일까요?

1번. 김학의 동영상 속 남성 '진실게임'
2번. 미국-중국 무역전쟁 '치킨게임'
3번. 민주당-한국당 국회정상화 '눈치게임'
4번. 스크린 독점논란 어벤저스 '엔드게임'
5번. 시즌8 대단원의 막을 내린 '왕좌의 게임'

계속할 거냐고요? "이제 그만할 게임"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게임중독=질병' 복지부-문체부 충돌…국무조정실, 부처 간 이견 조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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