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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헌재, 총리 '군 관사 불법사용' 야당 주장 기각|아침& 세계

입력 2020-12-03 09:45 수정 2020-12-0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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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태국 헌법 재판소가 어제(2일) 프라윳 찬오차 총리가 전역 이후에도 군 관사를 사용한 것은 위헌이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총리 퇴진을 외쳤던 반정부 시위는 더욱 격화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2일 오후 3시 태국 헌법 재판소에서 야당이 제소한 프라윳 총리에 대한 위헌 재판이 진행됐습니다. 야당은 프라윳 총리가 지난 2014년 전역을 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군 관사를 사용한 것이 헌법 위반이라는 입장입니다. 총리가 공기업으로부터 돈이나 혜택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태국 헌법 184조와 186조를 위반했고 정부 각료가 윤리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행동해야 한다는 헌법 169조도 어겼기 때문에 총리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헌법 재판소는 야당 측의 이같은 주장을 기각하고 총리직 유지를 선언했습니다. 태국 헌법 재판소의 판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태국 헌법재판소 담당판사 : 프라윳 총리는 이해충돌을 일으킬 만한 행위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직·간접적으로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지도 않았고, 윤리를 위반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번 헌법 재판소 판결에 실낱 같은 희망을 걸었던 반정부 시위대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판결 직후 헌법 재판소 인근 거리로 모여든 시위대는 바닥에 판결을 비판하는 글귀 등을 적으면서 항의했습니다. 법이 기득권 층과 힘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한 판결만 내린다고 비판했습니다.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시위 참가자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시위 참가자 : 행정기관들의 생각은 점점 늙어가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요구하는 변화는 매우 의미있고 미래가 있습니다. 싸움은 길고 힘들지만 변화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는 이 변화의 폭풍을 막을 수 없습니다.]

시위대는 무엇보다 총리 퇴진이 모든 문제를 푸는 시작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판결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는 갈수록 격화될 전망입니다. 더욱이 지난달 30일 태국 경찰이 반정부 시위 지도부 인사들에게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왕실 모독죄를 적용하고 소환 조사를 벌이면서 시위대는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태국 헌법재판소가 프라윳 총리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더 격화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 상황 태국 정치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박은홍 성공회대 정치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먼저 프라윳 총리에 대한 헌재 판결부터 짚어보죠. 그동안 태국 안팎에서는 무죄 판결이 내려질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이 우세하지 않았습니까? 역시 예상대로 야당 측의 주장이 기각됐어요.

    어떻게 보면 비상식적인 판결을 역시 헌법재판소가 내렸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프아타이당은 지난 3월에 프라윳 총리의 군 관사 사용에 대해서 제소를 했고 반년 넘게 이제 숙의과정을 거쳤다가 이번에 판결을 내렸는데 지난 2014년 9월 전역 이후에 프라윳 총리가 여전히 군 관사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인데 헌법재판소가 그러한 상식에 거역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런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죠.


  • 이번 헌재 판결로 프라윳 총리는 총리직 상실 위기에서 벗어났고요. 면죄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총리의 정치적 입지는 어떻게 될까요?

    여기서 과연 헌법재판소의 그 판결이 얼마나 정당성을 갖고 있느냐 이게 또 쟁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이 알려져있지만 2006년 탁신이 군부 쿠데타로 인해서 쫓겨난 이후로 군부에 대해서 비판적이거나 또는 우호적이지 않은 친탁신계 총리들이나 또는 정당들을 헌법재판소는 계속 물러나게 하거나 또는 해산시켜 왔습니다. 대표적인 게 지난 2월에 청년들의 대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던 제3정당인 신미래당을 해산시키고 타나톤 대표를 비롯해서 주요 지도부의 정치 활동을 향후 10년 동안 금지시킨 판결이 대표적인 것인데요. 그동안 헌법재판소는 2006년 쿠데타 이후로 이중잣대를 사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편파적인 판결을 내려왔다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져왔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얼마나 프라윳 총리에게 힘을 실어줄지는 상당히 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죠.


  • 이번 헌재 판결에 희망을 걸었던 반정부시위대로서는 정말 실망스러운 판결이 내려진 겁니다. 태국의 사회 혼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제가 볼 때는 프아타이당이 헌법재판소에도 큰 기대를 걸고 제소를 했다 이렇게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오히려 헌법재판소와 군부가 동일체라는 것을 부각시키는 데 목표를 두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이번 판결을 통해서 사법부, 군부 또 왕실을 주축으로 하는 보수적 엘리트 카르텔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길 수 있지 않을까. 특히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학생들의 시위대에 오히려 탄력을 줄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어제 태국 헌법 재판소 판결에 이어 오는 10일 태국 제헌절을 계기로 시위대의 개헌 요구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방콕 포스트는 보안당국이 12월 반정부 시위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부 강경 왕실 지지파들 사이에서는 계엄령이나 쿠데타를 통한 정국 해결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태국의 사회 불안은 앞으로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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