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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과학자 암살…배후로 이스라엘·미국 지목|아침& 세계

입력 2020-11-30 09:49 수정 2020-11-3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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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이란에서 핵개발을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진 과학자가 암살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 인근 소도시 아브 사르드에서 핵 과학자 모센 파크리 자데가 테러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습니다. 차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주변에 있던 트럭에서 폭발이 먼저 일어났고 파크리 자데의 차량이 잠시 멈춘 사이 괴한들이 총격을 가했습니다. 파크리 자데는 총탄에 맞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파크리 자데는 국방부 연구 혁신 기구 수장이자 2000년대 초반까지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과학자로, 서방 정보 기관은 그가 최근까지도 비밀리에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참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란 외무 장관과 국방부 장관 등은 이스라엘을 암살의 배후로 지목하면서 미국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배후설을 제기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 정보부 장관은 파크리 자데의 사망이 전 세계에 도움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2018년 이란의 핵개발 기밀 자료를 공개하면서, 파크리 자데를 핵무기 개발 비밀 조직의 책임자라고 지목하면서 그의 이름을 기억하라고 수차례 강조한 것도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2018년 당시 네타냐후 총리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 (2018.4.30) : (이란의 계획은) 아마드 프로젝트(이란 핵무기 개발 계획)의 핵기술을 보존하고 핵무기 관련 능력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모센 파크리자데입니다. 파크리자데, 그 이름을 기억하십시오.]

암살 사건 이후 이란 곳곳에서는 분노에 가득 찬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들은 이스라엘과 미국에 복수를 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파크리 자데의 암살 사건이 지난 1월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 수비대 사령관의 암살 만큼이나 이란 내의 대중적인 분노를 촉발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역시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이번 암살 사건의 배후로 사실상 이스라엘과 미국을 지목하면서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하산 로하니/이란 대통령 : 모든 관련 기구나 이란의 적들은 우리가 이런 범죄행위를 그냥 넘기기엔 너무 용감하고 열정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암살 사건에 대해 적시에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암살사건에 대한 이스라엘 언론인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아직까지 침묵하고 있습니다. 중동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란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있고요. 미국이 연루됐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글쎄요. 아무튼 이란에서는 현재 지금 이스라엘과 미국이 배후라고 얘기하고 있고요. 거기에 대한 지금 분노를 표하고 있습니다마는 그동안 지금 사실상 이란의 과학자들이 이번까지 포함한다면 총 한 6명 정도가 핵과학자들이 암살당했거든요. 그런데 지난 다섯 번은 전부 다 모사드가 하는 걸로 이란에서는 생각하고 있고요. 물론 거기에 대해서 이스라엘 쪽에서 우리가 했다, 그런 얘기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부인도 하고 있지 않은 상태고요. 그리고 이 모든 게 지금 이란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게 사실은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자국의 안보에 중요한 사람들이 계속적으로 자국에서 죽어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면에서 이란은 긴장하고 있는 상태고요. 모사드가 그만큼 지금 이란 내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될 것 같습니다.


  • 이란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있고요. 미국이 연루됐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데 아무래도 솔레이마니 때보다는 강도는 약간 약한 것 같다는 느낌은 듭니다. 솔레이마니 때가 훨씬 더 강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지금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했다고 했었을 때 과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이란에서 초미의 관심사인데요. 강경파 같은 경우에는 가장 강경파라고 얘기할 수 있는 카이한신문의 편집장 같은 경우에는 이스라엘을 공격해야 된다. 이스라엘 공격을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된다고 얘기하고 있고요. 지난번에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폭살했을 때 우리 이란 쪽에서 보복이 너무 약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한 번 강하게 해야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또 한쪽에서는 지금 섣불리 움직이는 것보다는 전략적 인내를 하면서 상황을 더 지켜보면서 바이든 당선자가 대통령이 됐을 때 어떻게 나오는가까지 좀 보려는 그런 입장까지 있어서 전쟁까지라기보다는 전략적 인내 쪽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지난 주에는 교수님과 함께 바이든 당선인의 대이란 정책에 대해서 짚어봤습니다. 이란 핵과학자 암살사건이 그런데 이 와중에 터져버렸고요. 바이든 당선인의 대이란 정책 시작되기도 전에 복잡한 일이 생겼는데 이 때문에 관련 정책이 꼬일 수 있다, 이런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사실 그게 지금 현재 이스라엘이 노리는 게 아닌가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서 이란과 핵협정을 다시 맺으면서 돌아가면서 유화적인 분위기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미리 대못을 박는 거죠. 그래서 이렇게 공격을 해 놓으면 이란이 오히려 반격을 할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에는 바이든이 움직일 수 있는 행동반경이 굉장히 작아지거든요. 이란이 현재 그 부분을 보고 있습니다. 만약에 우리가 여기서 지금 강하게 같이 가면 앞으로 일이 어려워질 것이고 그것은 바로 이스라엘이나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전략적 인내를 하려는 거고요. 아마 바이든 행정부도 어느 정도 이란 쪽에다 움직이지 말라는 그러한 신호를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파크리 자데 암살 사건을 전하면서 '우물에 독을 탄 꼴'이라고 비유했습니다. 이란이 바이든 행정부와 새로운 협상을 해보려는 의지가 있었는데, 이번 암살 사건으로 '외세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이란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여론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에 또다시 전운이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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