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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홍사' 발언 논란 홍준표, 이번엔 "좀비"와 "x개"?

입력 2020-07-16 18:35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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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홍준표 의원이 자신을 비판한 권영세 의원, 진중권 전 교수 등을 향해 거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좀비'라는 단어까지 등장했죠. 한때는 한솥밥 먹던 동료 의원이었지만, 서로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최수연 반장 발제에서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비판하고 반격하고, 키보드 신경전이 국회에서도 팽팽합니다. 시작은 홍준표 의원이었습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이렇게 페이스북 글을 남겼죠. "피해자가 한 명만이 아니라는 소문도 무성하고 채홍사 역할을 한 사람도 있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이날 실검에 오르기도 했는데, 채홍사는 조선 시대 때 여성을 뽑기 위해 지방에 파견한 관리를 뜻합니다. 여기에 통합당 권영세 의원,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에 들어갔습니다. "이러니 이분의 입당에 거부감이 많다", "보수정당 대선주자까지 했던 사람이 떠도는 소문을 글로 남기기까지 하다니" 입당 얘기, 홍 의원에게 상당히 민감한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사실 권 의원은 말을 아끼는 성향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례적인 공개 비판이었습니다. '이분' 이렇게 일부러 거리감을 두는 듯한 표현도 보이고요. 권 의원은 앞서도 무소속들의 입당에 대해 긍정적이진 않았는데,

[권영세/당시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후보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5월 6일) : 그분들이 들어와가지고, 중요한 숫자의 변화가 되면 모르겠는데, 그런 것도 아닌 상황에서는 인위적으로 우리 국민들한테 우리에게 준 그 인원을 변동을 시키는 것은 조금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요.]

서운했을까요. 홍 의원, 페이스북에 더 센 워딩으로 반격합니다.

[홍준표 (음성대역) : 좀비의 특징 아무런 생각이 없다. 죽은것 같은데 영혼이 없어도 살아 있다.]

권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었습니다. 왜 좀비라고 표현한 걸까요? 여기엔 둘의 인연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권영세 의원, 오랜만에 보실 수 있는데 8년 만에 국회로 돌아온 검사 출신 4선 정치인입니다. 이 둘은 사실 17대, 18대 오래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습니다. 오랜만에 봐서 반가울 수도 있지만, 둘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진 않습니다. 2017년 자유한국당 시절에 홍준표 대표는 '친박 청산'을 내걸었습니다.

[홍준표/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2017년 8월) : '친박'이라는 분들은 이념집단이 아닙니다. 그냥 국회의원을 하기 위해서 박근혜 대표한테 몰려드는 그런 사람들…]

당시 홍 대표는 당무감사 결과 등을 이유로 당협위원장들을 대거 교체하면서 조직 개혁에 나섰습니다. 여기서 권영세 의원은 친박으로 불려온 인물입니다. 본인은 친박계 분류에 거리를 두고 있지만, 박근혜 후보의 선대위 상황실장을 맡고 주중대사를 역임하면서 친박 성향으로 불렸죠. 홍준표 대표 당시 당협위원장에서 교체된 인물을 보면 현역에선 대표적인 친박 서청원, 유기준 등이 있고 원외에 있던 권영세 의원도 이때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직을 잃었습니다.

[이용구/당시 자유한국당 당무감사위원장 (2017년 12월) : 원외의 경우에는 대상자가 129명인데, 그중에서 58명이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조사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밀려난 권 의원, 돌고 돌아서 용산으로 왔고 다시 어렵게 국회에 입성한 겁니다. 청산을 하려는 쪽과 대상으로 분류되는 쪽, 불편할 수밖에 없었겠죠. 그러니까 다시 돌아가서, 홍 의원이 쓴 '좀비'는 과거 권 의원의 친박 이력을 겨냥한 겁니다.

한편 홍준표 의원, 진중권 전 교수와도 키보드 전쟁 중입니다. 진 전 교수는 '채홍사' 발언에 대해 "선데이 서울을 많이 보셨나 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홍준표 의원 글을 보면 숫자가 쭉 있는데, 아까 2번이 좀비의 특징이었다면 1번은 개의 특징, 진 전 교수를 뜻한 겁니다. "시도 때도 없이 짖는다. 아무나 문다"라고 했는데 진 전 교수, 이번엔 이렇게 대응했습니다. '기차는 그냥 지나갈게요' 이게 무슨 말이지? 언뜻 이해가 안 되실 수 있는데 홍준표 의원은 자주 쓰는 표현입니다.

[(2016년 7월) :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

그러니까 홍 대표가 항의나 반발을 받을 때 사용하는 표현인데요. 누가 뭐라 해도 내 갈 길을 가겠다라는 의미, 이번엔 그걸 진 전 교수가 인용한 겁니다. 온라인상에선 이런 표현들이 논란이 됐다면, 오늘 오프라인 회의에선 구설에 오른 표현이 하나 있습니다. 미래통합당 비대위회의에서 때아닌 '스캔들'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정원석/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 : 조문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심판의 시간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이제 두 가지 진실을 밝힐 때가 되었습니다. 첫째는 박원순 성추행 서울시 XX 스캔들 은폐 의혹입니다.]

이 말을 듣고 자리에 있던 취재진들이 깜짝 놀랐다고 하는데, '박원순 시장의 사건을 스캔들로 표현한 거냐', '2차 가해 아니냐'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일단 정 위원이 해명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스캔들이라고 말한 건 "박원순 전 시장의 사건을 표현한 건 아니다. 지난 4월 서울시장 비서실 내에서 성폭행이 있었는데, 이걸 서울시가 덮었다는 의혹을 언급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별개 사건을 표현한 것이다."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이 스캔들이란 표현이 맞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스캔들이란 표현 자체가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누기보단 불명예스러운 소문이라는 의미가 있다 보니, 성범죄 사건에 대해서 표현이 적합하냐는 지적인 거죠. 이 발언 이후 정의당은 즉각 반박 논평을 냈습니다.

[김종철/정의당 선임대변인 : 이번 사건들을 'XX 스캔들'이라고 규정하고 나섰습니다. 성희롱과 성추행의 고통을 당해왔다는 것이 피해 요지인데, 느닷없이 'XX 스캔들'이라니 이 무슨 저열한 발언입니까. 미래통합당이 지금 먼저 할 일은 자신들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의 말말말, 표현 하나하나가 민감한 시기에 말 한마디 한마디가 더 신중해지는 때입니다.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홍준표, 이번엔 "좀비"와 "x개"…국회에선 때아닌 '스캔들' 논란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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