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에 있는 한 대학에 발달장애인만을 위한 기숙형 고등 교육기관이 국내에선 유일하게 설치돼 있는데요. 이 기숙사에 한 미국인이 부임해 화제입니다. 우리나라에 온 지 한 달 밖에 안 됐지만 1인 3역, 4역을 하며 학생들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고 있습니다.
이태윤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주 미국여행을 다녀온 학생들이 사감 선생님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합니다.
잠들기 전까진 문이 열려 있어 늘 학생들이 찾아오는 미국인 사감 선생님, 칼 윌슨씨의 방입니다.
한국에 온 지 한 달 남짓이지만 학생들에겐 벌써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습니다.
사감 역할은 기본, 저녁엔 모국어 실력을 발휘해 영어강사로 변하고, 아이스하키 선수 경력을 살려 학생들의 운동코치로 나섭니다.
밥을 먹거나 노래방에 갈 땐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칼 윌슨/대구대 발달장애인대학 사감 : 사랑과 우정이 넘치는 이곳에 제가 있다는 것은 너무 멋진 일입니다.]
한국 영화와 케이팝을 사랑해 한국행을 결심했던 윌슨 씨는 발달장애인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망설임 없이 받아들였습니다.
[칼 윌슨/대구대 발달장애인대학 사감 : 아버지가 장애인학교에서 스쿨버스 운전을 해서 저도 그 버스에 올라 학생들과 함께했습니다. 항상 제 삶의 일부분이었죠.]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일을 가능한 한 많이 해보고 싶다는 윌슨 씨는 그러기 위해 요즘 매일 6시간씩 한국어 공부에 몰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