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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지방선거 때도 감청 SW 사용 확인…패턴도 비슷

입력 2015-07-16 21:13 수정 2015-07-1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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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정원 감청 의혹을 취재하고 있는 박성훈 기자와 2014년 감청 프로그램 사용 문제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박성훈 기자, 2014년 지방선거 전후로 강력한 감청 프로그램이 사용됐다는 건데, 그러면 현 정부 들어서도 사용됐다는 거군요?

[기자]

이틀 전 이병호 국정원장이 국회에서 국정원이 감청프로그램을 구입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2012년 20명을 감청했다는 사실까지만 인정했는데요. 당시에는 현 정부에서 감청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얘기를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희 보도에서 보셨다시피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감청프로그램이 사용됐다는 것이 처음 확인된 겁니다.

[앵커]

국정원이 현 정부의 활용 내역을 감춘 건가요?

[기자]

감췄다고 보긴 좀 애매한데요.

이병호 국정원장이 2012년 구입 분을 인정한 것은, 5163부대 직인까지 찍힌 감청 프로그램 구매내역서가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반면 2014년 감청 프로그램은 구입하지 않고 시험용을 썼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탈리아 보안업체와 주고 받은 메일을 보면 사용했다는 내역은 명확하게 나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물론 5163부대가 국정원이라는 것은 저희가 애초부터 진작에 보도를 통해서 추정한 바가 있고, 공개된 부분에 대해서만 인정한 상황입니다. 그럼 오늘 보도가 나간 이후에는 국정원에서 또 어떻게 답변을 할지 궁금하군요. 중요 선거 때마다 집중됐다는 보도, 오늘도 마찬가지 상황이 되네요?

[기자]

지난 3년 동안 3번의 선거가 있었습니다. 3번의 선거마다 국정원의 감청 프로그램 사용 방식이 비슷한 패턴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2012년 4월 총선 때는 감청 프로그램을 최초로 구입했고, 12월 대선을 앞두고는 감청 대상자를 50명으로 늘렸습니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는 새로운 감청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앵커]

이게 우연의 일치인지, 사실 그동안 대북용, 해외용이라고 했지만, 실제 내용으로 볼 때 국내 정치일정하고 겹치기 때문에 그래서 그렇게만 보기에는 좀 그렇다 하는 얘기잖아요.

[기자]

네. 그래서 다른 특징들도 나타나는데요. 국정원의 행동 패턴 가운데는 3번의 선거 모두 선거 기간 중에는 메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 전에 사용하기로 약속을 해놓고 기간 중에는 메일을 보내고 있지 않다가 선거가 끝나고 나면 다시 메일을 보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2년 대선과 2014년 지방 선거 모두 감청 프로그램을 구입하지 않고 시험용으로 사용하면서 선거가 끝난 뒤 구입하지 않았다는 점도 특이합니다.

[앵커]

구입하지 않는 건 어떻게 봐야 하는 건가요?

[기자]

실제 구입할 경우 국회 정보위에 보고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자신들이 그것을 감청했다고 한다면 구매함으로써 보고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 이렇게 추론을 해볼 수 있습니다.

[앵커]

황교안 국무총리가 관련해서 발언한 게 있습니다. 국정원 감청 프로그램 사용이 불법이 아니라고 했는데, 취지는 뭔가요?

[기자]

황교안 총리는 감청 프로그램 구입 자체가 불법이 아니라 불법적으로 이용한다면 문제라는 취지로 얘기한 것인데요.

정보기관이 이같은 감청 프로그램을 도입할 때 국회에 보고해야 하는 통신법 조항을 위반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앵커]

그것이 실정법 위반이다 아니다를 일단 가려야 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실제로 황교안 총리 말대로 불법적으로 이용했느냐 안 했느냐 하는 것을 가려야 하잖아요. 야당에서 국정원을 방문해 조사한다는데 거기서 어느 만큼 밝혀낼 수 있을지 더욱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네요. 황 총리가 일단 이렇게 얘기를 해놨기 때문에 만일에 그것이 불법이다라고 밝혀진다면 그건 누군가 처벌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요. 국정원 감청 의혹을 지난주부터 보도하고 있는데 계속 새로운 얘기가 나옵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십니다. JTBC 취재팀이 어떻게 취재하고 있는지 혼자서 다하고 있는지 의문점을 가지고 계시는 것 같고, 뭐라고 얘기를 하겠습니까?

[기자]

국정원 감청 의혹 관련해서 취재팀이 꾸려져 있는 상태인데요, 원래 최초에 이 문제가 제기된 것이 이탈리아 보안업체 측의 메일이 해킹으로 유출되면서 이번 사건이 시작됐는데요.

이 메일은 전 세계적인 기관들 또는 개인, 이렇게 해서 주고받은 메일입니다. 저희가 파악한 양만 대략 9000여 건 정도인데요, 이 중에 우리나라에 있는 나나테크나 다른 곳과 거래된 메일들이 대략 1000여 건으로 파악됩니다.

이 1000건 메일 중에 첨부파일이 있는 것까지 합하면 A4용지로 대략 2000장이 넘는 분량입니다. 그래서 각각의 내용들을 특정 시기마다 파악해가면서 전문가의 확인을 통해서 보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단독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그런 얘기죠. (네, 그렇습니다.) 취재를 맡고 있는 박성훈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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