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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현재 전 차관 "조윤선, 블랙리스트 보고받았을 것"

입력 2016-12-29 22:54 수정 2017-01-10 15:37

"김기춘-최순실-김종, 어떤 식으로든 연결됐다 생각"
"블랙리스트,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으로부터 받아"
"'블랙리스트 압박' 거절 위한 TF 구성…참여했던 3명, 새 장관 오며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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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최순실-김종, 어떤 식으로든 연결됐다 생각"
"블랙리스트,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으로부터 받아"
"'블랙리스트 압박' 거절 위한 TF 구성…참여했던 3명, 새 장관 오며 사직"

[앵커]

또 한 가지. 앞서 1부에서 중요하게 전해 드린 이슈 중의 하나는 최순실 씨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인사전횡 문제였습니다. 특히 자기 쪽 사람을 평창조직위 부위원장에 앉혀서 이권에 개입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아시는 것처럼 평창 동계올림픽은 그 규모가 돈으로 치면 14조 원이나 됩니다. 그러니까 만일에 이 계획이 성공했더라면 초대형 스캔들로 번질 가능성이 있었다는 얘기가 되는 거겠죠. 지금부터는 그 내용을 공개한 조현재 전 문체부 제1차관을 직접 인터뷰하겠습니다. 유진룡 전 장관 말에 따르면 조 전 차관은 2014년 6월에 청와대로부터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직접 받아온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오늘 두 가지 사안이 걸려 있는 거죠. 인사전횡 문제와 블랙리스트 문제입니다. 조 전 차관이 고심 끝에 직접 인터뷰에 응해 주셨습니다.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조 전 차관님 나와 계시죠?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네, 안녕하세요.]

[앵커]

어렵게 인터뷰에 응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우선.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네. 어렵게 응했습니다마는 국민들의 알권리를 어떻게든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앵커]

궁금한 점이 굉장히 많은데요. 먼저 앞서 리포트를 저희가 해 드리면서 전한 말씀을 요약하면, 2014년 3월 김종 당시 차관이 평창조직위 부위원장 인사청탁이 불발되자 그날 바로 최순실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다음 날 김기춘 비서실장이 유진룡 장관에게 같은 인사를 지시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건 최순실 씨하고 김기춘 전 실장이 같은 관심사로 빠르게 움직였다는 정황이 되는데요. 그런데 아무튼 이 두 사람은 지금 서로 모른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연결이 된 걸까요?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글쎄요, 제가 알 수는 없습니다마는 아주 짧은 시간에 그렇게 연결된 걸로 봐서는 김종 전 차관과 최순실 씨, 그리고 김기춘 씨가 어떤 식으로든 연결이 된 것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두 사람이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고. 만일 모른다면 그 윗선에서 따로 지시가 내려가서 그렇게 됐을 것이다, 이런 말씀이시죠?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든 연결이 됐기 때문에 그렇게 빠른 시간 안에 유진룡 전 장관한테 바로 그렇게 다시 연결이 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김기춘 실장의 경우에 흔히 '왕실장'으로 불리고 있는데 그보다 윗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습니다. 유추해서 해석할까요?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글쎄요. 유추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저희들은 본인이 말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앞의 리포트에서는 전해 드리지 못했지만 유진룡 전 장관이 해당 인사의 비리 전력을 들어서 반대를 하니까 김기춘 전 실장이 이건 내 뜻이 아니다, 이런 말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맞습니다. 그래서 유진룡 전 장관이 참 황당하다, 그렇게 생각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앵커]

그 역시 누구의 뜻인지는 알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유추해서 해석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데. 왕실장이 내 뜻이 아니라고 하면 누구의 뜻이겠느냐 하는 그런 의구심을 갖는 것이죠. 일단 알겠습니다.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누군가 힘 센 사람의 부탁을 받은 것으로 그렇게 받아들였습니다.]

[앵커]

조 전 차관께서는 사실 문화체육부에 제1차관으로 계셨는데, 지금 체육계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마는 체육보다는 문화담당이셨습니다, 그렇죠?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그렇습니다.]

[앵커]

그래서 2014년 6월에 처음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청와대로부터 받아서 상관인 유진룡 당시 장관에게 전달해 주신 분이 맞습니까?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그때 6월 초로 기억되는데요, 2014년. 교육문화수석비서관실이라고 있습니다. 거기에 이제 문화체육비서관으로 근무하던 김소영 비서관이 저에게 A4 두 장짜리로 돼 있는 명단을 제게 전달해 줬는데요. 그래서 유진룡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하고 이 명단에 있는 사람들한테는 문체부에서 지원이 안 가도록 했으면 좋겠다.]

[앵커]

지원이 안 가도록 했으면 좋겠다.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그렇죠. 그런 부탁을 해서 이게 좀 황당하다, 일단 상의를 하겠다 해서 가져와서 문체부 와서 장관들 보고를 하고 그 당시에 1급 몇 사람들하고 회의를 했습니다. 회의를 해서는 이게 저희가 하고 있는 정책하고도 맞지도 않고 그래서 사람들이 다 이거 무시하자, 이런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청와대가 또 이야기를 하고 그래서 이 부분은 좀 TF를 만들어서 기획조정실장 주관으로 해서 1급 등 TF를 만들어서 만약에 이런 부분으로 인해서 향후에 청와대에서 지원거절 요청이 온다고 하면 TF에서 그걸 완곡하게 거절한 모양새를 갖추자 하고 그렇게 해서 저희가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한 3주 정도 지났던가. 6월 말쯤에 그것을 전달해 준 비서관으로부터 그것을 폐기를 해 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말해서 6월 말쯤에 폐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걸 좀 정리하자면 우리 시청자 여러분께서 전화로 들으시다 보니까 조금 잘 안 들리셨을 수도 있는데,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을 지내던 김소영 전 비서관으로부터 A4용지 두 장짜리를 받았는데 그것에 대해서 유진룡 전 장관은 뭐라고 표현을 했느냐 하면 '허접하다'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튼 그걸 가지고 유진룡 전 장관한테 전달했는데 야, 이게 뭐냐. 그래서 이거는 무시해도 되는 게 아니냐 했는데 이게 청와대에서 그래도 전달한 거니까 어떻게 무시할 수가 있느냐. 몇 사람이 TF팀을 구성해서 논의를 했는데 결국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논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그 김소영 전 문화체육비서관이 폐기해 달라라고 연락이 한 석 달 뒤에 왔다는 그런 말씀인데.]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3주 정도 뒤에 왔습니다.]

[앵커]

3주 뒤에. 죄송합니다. 3주 뒤에. 그런데 사실은 그 이후에 그게 몇 백명 수준이었지만 아시는 것처럼 거의 1만 명 수준으로 불어났습니다. 그런데 폐기한 다음에 어떻게 다시 1만 명 수준으로 늘어났느냐 하는 그 과정은 잘 모르십니까?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그 과정은 제가 잘 모르겠고요. 그 이후에 유진룡 장관이 물러나고 또 새로운 장관이 오고 했는데 이 TF에 좀 이렇게 참여했던 1급들, 새로운 장관한테 1급들 사표를 받았는데 특히 여기 TF에 참여했던 1급들 3명이 결국은 나중에 사직당하게 된 그런 배경도 이와 관련이 돼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른바 TF팀 속에 들어가 있던 사람들이 나중에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그런 상황이다, 이런 말씀인데요.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그렇습니다.]

[앵커]

그때 소위 말하는 블랙리스트, 그러니까 유진룡 장관이 표현한 바대로 따르자면 그 허접한 블랙리스트. 이걸 직접 보셨을 텐데 그중에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습니까?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그때 A4용지 두 장으로 해서 사람 이름 명단이 쫙 있었고요. 그다음에 단체들이, 좀 여러 단체들이 같이 있었는데요. 거의 대부분 생소한 이름들이었고요. 지금 기억나는 것이 한국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앵커]

예총.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예총이라고 하죠. 거기에서 괄호하고 하철경이라고 그 협회 회장입니다. 그분 이름은 기억이 납니다.]

[앵커]

하철경 회장이요.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다 이름만 있거나 단체 이름이 있었는데, 이분은 단체와 이름이 같이 있어서 제가 한번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게 단체를 뜻하는 것이냐, 사람을 뜻하는 것이냐. 왜냐하면 예총단체는 좀 보수단체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김소영 비서관이 잘 모르겠다고 해요. 그래서 그러면 이거를 교문수석실에서 만든 것이냐라고 물어봤는데 그건 정무에서 만들어서 자기는 잘 모른다고 이야기했어요. 그 문서 자체가 정무비서실에서 만들었구나, 이렇게 제가 파악을 했습니다.]

[앵커]

아무튼 지금 그렇게 말씀하십니다마는 조윤선 장관은 모른다고 계속 얘기하고 있는데 그것까지 판단하시기는 좀 어렵죠. 조 전 차관께서?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조윤선 장관은 아마 6월 초에는 정무수석을 하지 않은 걸로 기억하고 있고요. 6월 중순쯤 오신 걸로 알고 있고요. 제가 받아온 거는 6월 초에 왔으니까 초창기 그거는 모를 수가 있겠죠. 그런데 그 이후에 많이 만들어진 것은 아마 2014년 말이나 2015년 초로 기억입니다마는 그때는 정무수석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죠.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그러면 글쎄요, 보고를 제 상식적으로는 보고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늘 말씀드립니다마는 제기되는 의구심은 늘 상식적 차원에서 제기될 수 있는 그런 의구심에 대해서만 저희들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대로 예총은 사실 이른바 보수단체라고 알려져 있는데 왜 그러면 여기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들어갔느냐. 특정 야당의 후보 지지했다라든가 이런 사실이 있는 걸로 파악이 됐을까요.]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그런 이야기는 없었는데 예총 회장 하철경 씨가 나중에 제가 알아보니까 야당 대선후보 지지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앵커]

알겠습니다. 2014년 6월 초면 세월호 참사 직후입니다. 사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그런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만들어졌다고 봐야 되는 거겠죠.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세월호 이후에 문화예술단체를 비롯해서 여러 시민단체들이 좀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의 활동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이것이 시작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까 TF팀 구성을 말씀하셨는데 그 TF팀 소속 공무원 6명이 그만두게 된 것에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지시가 있었습니까?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글쎄요. 제가 나오고 난 다음의 일이라서 잘은 모릅니다마는 제가 들은 소문으로는 그 TF팀에 참여했던 1급들 중에서 세 사람이 가장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강경한 그런 사람이었던 걸로 알고 있고요. 장관이 새로 부임하면서 1급들, 전부 1급 사표를 받아서 그중에서 그 세 사람에 대해서만 사표를 수리한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지시가 어디에서 왔는지는 아직도 여러 가지 작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봤을 때는 1급 인사는 대통령이 하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왔고 또 인사위원장이신 실장선에서 오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마는 본인은 극구 부인하고 있으니까.]

[앵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질문드리겠습니다. 블랙리스트가 작성되기 전에도 문화계 쪽 일을 청와대가 간섭하고 막을 때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들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한두 가지만이라도?

[조현재 전 차관/문화체육부 : 오래돼서 기억이 잘 안 됩니다마는 이런 문화예술공연 이런 거 외에도 영화 같은 경우도 2013년 12월에도 CJ엔터테인먼트가 만든 '변호인'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그 영화에 대해서 청와대 김기춘 실장이 굉장히 화를 많이 냈다고 이야기 들었고요. 그래서 CJ에서 만든 거지만 저희 문체부가 모태펀드에다가 투자를 해서 거기에서 자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모태펀드에서 CJ 영화 투자하는 쪽에 지원을 하지 말아라. CJ 쪽에 규제를 많이 하라, 이런 압력을 많이 받았고요. 여기 전주국제영화제가 이제 독립영화제입니다. 거기에 '천안함 프로젝트'라는 독립영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여러 영화들하고 같이 상영이 돼서 그게 좀 이슈가 돼서 그때 당시에 제가 참석하기로 돼 있었는데 그 부분도 이제 청와대에서 참석을 하지 말도록 종용을 했습니다마는 저희는 그래도 독립영화제를 좀 육성하는 그런 정책을 펴고 있었기 때문에 청와대 반대를 무릅쓰고 참석을 한 그런 적도 있고요. 이런 영화라든지 이런 쪽도 여러 가지 압력이 좀 있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만 좀 질문 드리겠습니다. 어려운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문체부 조현재 전 차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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