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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부실검증 후폭풍…경찰청장 공백 사태 우려

입력 2016-08-22 19:00 수정 2016-08-2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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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부실 검증' 논란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음주사고 전력에다, 사고 당시 신분을 속인 사실까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야당은 '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이 후보자의 인사 검증 책임자가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우병우 민정수석이어서 논란이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오늘(22일) 여당 발제에서는 이 후보자에 대한 '부실 검증'을 둘러싼 후폭풍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 그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고교 검정고시를 거쳐 순경으로 들어온 뒤, 다시 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해 재임용됐다. 경찰 내 모든 계급을 거쳐 경찰청장 후보에까지 오른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또 1993년에 음주사고를 내고, 신분을 속였는데… 잠깐 잠깐, 뭔가 착오가 있는 거 아니에요? 같은 사람 맞아요?

네, 내레이션 하시던 성우 분이 당황하셨는데, 같은 분 맞습니다. 이 후보자는 발탁 당시 감동적인 휴먼스토리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순경들 사이엔 "희망이 생겼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한마디로 '부적격' 후보자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이철성/경찰청장 후보자 (지난 19일) : 제가 당시에 조사를 받는데 너무 정신도 없고 너무 좀 부끄러워 갖고 직원한테 신분을 밝히지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징계기록은 없습니다. 어떠한 질책을 하셔도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1993년에 음주 사고를 냈는데, 조사 과정에서 경찰 신분을 속였다는 겁니다. 이 대목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후보자는 1993년 음주사고 이후에도 이렇게 승승장구했습니다.

2010년에는 '경찰의 별'이라는 경무관을 달았고, 지난해엔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경찰청 차장이 됐습니다.

통상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면 파면 또는 해임됩니다. 최소한 승진에 불이익을 받는 건 당연합니다.

그러니까 만약 이 후보자가 음주사고를 내고 경찰 신분을 밝혔다면, 징계를 받아서 현재 위치까지 승진할 수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백재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지난 19일) : 후보자께서는 지금 기준으로 본다면 해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이철성/경찰청장 후보자 (지난 19일) : 예, 지금 기준으로 보면 해임 또는 정직입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본다면 이 자리까지 올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본인도 거기에 대해 동의하시죠?) 예.]

경찰관에게 승진은 매우 예민한 문제입니다. 음주사고를 내고도 경찰청장 후보에까지 오른 이 후보자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 고위관계자 : 법 집행기관의 수장이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함이죠. 거기에다가 자기 신분도 속였습니다. 부정직한 거죠. 경찰관들이 음주운전으로 많은 징계를 먹고 그런 법 기준으로 볼 때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경찰청장이 영이 서겠습니까?]

더 큰 문제는 청와대의 '부실 검증' 의혹입니다. 이 후보자는 이번 인사 검증 때 자신의 음주사고 전력은 물론, 신분을 속인 사실까지 밝혔다고 했습니다.

[박남춘 의원/더불어민주당 (지난 19일) : '음주운전 적발 시 직업을 사실과 다르게 진술한 경력이 있습니까?' 표시 어떻게 하셨어요?]

[이철성/경찰청장 후보자 (지난 19일) : 표시를 '예'라고 한 것 같습니다.]

[박남춘 의원/더불어민주당 (지난 19일) : 만일 저것을 '예'라고 표시했는데 여기에 추천했다면 청와대의 검증 시스템은 없는 거예요. 지금 본인, 검증을 담당하는 수석도 지금 논란에 휩싸이고 있잖아요. 제대로 됐겠어요?]

네, 이분이 또 등장했습니다. 요즘 정국의 '블랙홀'이라는 우병우 민정수석 말입니다.

인사검증 책임자인 우 수석이 이 후보에 대한 검증을 부실하게 했다는 게 야당의 주장입니다.

사실 우 수석과 이 후보자는 지난해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습니다. 특히 야당에서는 우 수석 아들의 의경 '꽃보직 배치'에 당시 사회안전비서관이었던 이 후보자가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용호 의원/국민의당 (지난 19일) : 우 수석이 무슨 문제가 있었을 때 사적으로 소위 민원이란 것을 할 때 당연히 저는 이철성 후보자께 부탁했을 법한데요.]

[이철성/경찰청장 후보자 (지난 19일) : 아니, 그런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찰청 대변인실은 23일로 예정된 경찰청장 취임식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현 강신명 청장이 오늘로 임기가 만료되면, 사실상 경찰청장 공백 사태가 벌어질수도 있습니다.

청장 대리는 이철성 경찰청 차장이 맡게 되는데, '부적격' 논란을 빚고 있는 경찰청장 후보자가 경찰 수장의 업무를 대리하게 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게 됐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비틀비틀 걸어도 미끄러져 굴러도 흘러갈래 이대로 뭐 어때'

정인의 '비틀비틀'이란 노래입니다. 이 후보자는 23년 전 술을 마시고 비틀비틀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습니다. 취임까지 이대로 흘러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만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 후보자의 부적격 논란으로 13만 경찰 조직이 비틀비틀 흔들리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부실검증' 후폭풍…경찰청장 공백 사태 우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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