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사라진 흙 어디로?…"1km 이내 6~7곳 빈공간 의심"

입력 2014-08-14 22:17 수정 2014-08-19 13:2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해 보이는데요. 이 80m짜리 동공이 아찔한 것은 그런 동공이 있는지도 모른 채 매일 차들이 그 위를 지나다녔다는 것입니다. 싱크홀 발생 직후부터 현장을 취재한 김태영 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김태영 기자, 80m짜리 초대형 '빈 공간'이 새롭게 발견됐는데 현장에 직접 들어가 봤죠? 얼마나 심각한가요?

[기자]

네, 제가 직접 들어가서 80m 길이의 빈 공간을 살펴봤는데요.

너비가 5~8m, 깊이는 약 3m로 만약 이 지반이 내려앉았을 경우 승용차 수십대가 빠질 수 있는 규모였습니다.

그리고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태였는데요, 석촌역 방향으로 공간의 3분의 1 정도의 지하수가 고여있었고 반대쪽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었습니다.

현장 관계자들이 접근을 철저히 통제할 정도였습니다.

[앵커]

싱크홀에 이어 주변에 대형 빈 공간이 잇따라 생긴 이유가 뭔가요? 서울시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싱크홀과 2개의 빈 공간에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바로 아래서 지하철 9호선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겁니다.

먼저 이 패널을 보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측이 투입한 터널 뚫는 장비인 '쉴드'입니다.

앞쪽을 보시면 원통 모양의 강철로 이루어진 칼날이 있는데, 앞으로 나아가면서 이걸 회전시켜 구멍을 뚫게끔 되어 있습니다.

이 쉴드가 가기 전에 앞쪽에서 틈을 메우는 작업, 즉 그라우팅 작업이 매끄럽게 이뤄져야 하고 지나간 다음에도 지반이 추가로 붕괴되지 않도록 보강 작업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부실했다는 게 서울시 측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래서 결국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 이런 얘기군요. 그동안 시공사인 삼성물산 측은 "지하철 공사와는 무관하다" 이렇게 주장해왔는데, 오늘 결과에 대해서는 뭐라고 합니까?

[기자]

네, 삼성물산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발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는데요, 다만 서울시 측의 이어지는 조사에 대해선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서울시 측도 책임을 피하긴 어려운 것 아닌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시공사 측은 2년 전에 "해당 지반이 연약해 지반이 내려앉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보강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서울시 측에 4차례나 보고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이를 인지하고도, 보완 대책 등 별다른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앵커]

그것도 그렇고 구간을 파냈으면, 그 많은 흙이 어디로 간 겁니까?

[기자]

조사위원회 측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또 다른 빈 공간으로 많은 양의 흙이 이동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빈 공간이 더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조사를 더 해봐야겠지만, 이미 쉴드 공법으로 뚫린 터널의 길이가 약 1km 정도입니다.

이 1km 내에 6~7군데 정도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는데, 이곳에서 추가적인 싱크홀이나 대형 빈 공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인근 지하차도의 기둥 25곳에서도 균열이 발생했다고요?

[기자]

서울시 측은 지하차도를 지탱하고 있는 기둥 25개에서 미세 균열이 발생했다고 밝혔는데요.

지하에서 발견된 빈 공간 때문에 무게를 견디지 못해 금이 간 것으로 보입니다.

균열의 크기는 약 2mm 정도인데, 서울시 측은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주변 도로를 어제부터 전면 통제했고 정밀 조사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리 봐도 이 주변은 종합적인 판단을 해봐야 하는 곳 같습니다. 김태영 기자였습니다.

관련기사

"싱크홀과 바로 옆에 빈 공간, 원래 하나였을 가능성" 싱크홀 직전 '의문의 작업' 알고보니 수공 용역업체 의문의 트럭 정차 뒤 싱크홀…석촌호수 CCTV 입수 싱크홀 옆 대형 하수 박스에 '균열'…싱크홀 연관 가능성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