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4년 전 강원도 화천의 군부대에서 여군 장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군 당국은 상사의 성희롱 발언이 있었음을 파악하고도 구두 경고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국민권익위원회 재조사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그 사이에 그 상사는, 올해 또 다른 부하 여군을 성추행했습니다.
유미혜 기자입니다.
[기자]
여군장교 사망사건은 4년 전인 2010년 3월 20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5살 심모 중위가 강원도 화천, 부대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됩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 터진 '천안함 침몰' 사건에 묻혀 버립니다.
국민권익위원회 재조사 결과, 당시 군 당국이 감찰을 통해 상사였던 A 소령이 심 중위를 비롯해 여군들에게 수시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을 파악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 심 중위 어머니 : 이대로는 묻을 수 없다, 그냥 덮을 수 없다 싶어서요. 우리나라 군대가 이렇게 많이 썩어 있는지 모르고….]
이 사실은 당시 사단장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조사됐지만, A 소령에겐 '구두 경고'만 내려졌습니다.
그 사이 A 소령은 올해 또 인천에서 부하 여군 장교를 성추행한 혐의로, 보직 해임 처분을 받았습니다.
권익위는 재조사를 통해 성희롱이 심 중위 사망에 영향을 끼친 것이 확인되면, 순직으로 인정해 줄 것을 국방부에 권고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