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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뉴스] 설움 대신 배움…'희망의 밤' 비추는 야학

입력 2015-07-16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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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가 개편 이후에 보내드리고 있는 '힐링뉴스' 시간입니다. 마음을 좀 편안하게 가지셨으면 하는 뜻에서 준비하고 있는 뉴스인데요. 오늘은 이 얘기입니다. 야학. 옛날 생각이 많이 나실 것 같습니다. 주로 70, 80년대 노동자들의 배움의 공간이었지요. '아직도 야학이 있나?'라고 하실 분들도 계실 텐데요. 있습니다. 지금도 야학에서 이루지 못한 꿈에 마지막 희망을 비추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구동회 기자가 지금 야학에 나가 있는데요. 마포 야학입니다. 잠시 연결하겠습니다. 구동회 기자, 뒤에 보니까 지금 수업 중인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이곳은 서울 마포구에 있는 마포야학입니다. 지금은 국어 수업이 진행 중인데요.

자원봉사를 하는 선생님 한 분과 학생 6명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교실은 일반 학교 교실보다는 조금은 허름해 보이지만 학생들의 표정은 밝습니다.

마포야학 학생들의 이야기를 먼저 리포트로 보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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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쬐는 태양.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숨이 막힙니다. 이마엔 어느새 땀방울이 맺힙니다.

김병철씨는 에어컨 바람은 고사하고 잠시 앉아 있을 틈도 없습니다.

김씨는 또래가 한창 학교에서 공부하고 뛰어놀던 15살, 일찌감치 사회에 발을 들였습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이었습니다.

주유원, 퀵 서비스 배달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입니다.

[김병철(30)/마포야학 학생 :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정규과정을 제대로 받지 못했었는데요. 초등학교까지만 졸업하고, 스스로 벌어서 해야 하는 상황이라…꿈을 접고 있다가…]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향할 시간.

김씨는 마포의 허름한 건물로 향합니다.

그곳엔 김씨처럼 낮엔 돈을 벌고 밤에 공부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입니다.

외국에 오래 살아 한국 학교에 적응을 못했던 하만유군.

[하만유 (19)/마포야학 학생 : 서울로 올라와서 다른 경험도 쌓으면서 생활하고 싶었는데… 부모님께서 서울 올라오는 걸 싫어하셔서… 돈이나 생활비 지원을 끊으셨어요.]

환갑을 눈앞에 두고 있는 주부 학생도 눈에 띕니다.

[양모 씨(58)/마포야학 학생 : 그때는 (형편이) 어려워서 공부를 못 했지만, 지금은 할 의욕만 있으면… 이렇게 그냥 봉사로 가르쳐주고… 너무 정성스럽게 잘 해주셔서 감사해요.]

학생보다 더 앳돼 보이는 선생님들도 처음엔 경력관리차 이곳을 찾았지만, 정이 들어 쉽게 떠나지 못합니다.

[권효정(25)/마포야학 교사 : 앞으로 일을 하게 되어도… 같이 제가 더 할 수 있는 만큼, (마포야학을) 계속 더 오래 하고 싶습니다.]

1985년 문을 연 마포 야학.

30년 동안 2000여 명의 졸업생을 냈습니다. 졸업생들이 내는 기부금으로 교재비와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고단한 삶은 아직 그들의 편은 아니지만, 배움으로 이룰 꿈을 믿는 나이 많은 학생들. 그들은 오늘도 마포 야학의 불을 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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