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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도 모자라 야생동물까지…농작물 피해에 '한숨'

입력 2015-06-3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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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뭄으로 농민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는데요. 야생동물이 밤마다 농가로 내려와 밭을 망쳐놓고 있어 농가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강신후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상진/경기 용인시 남사면 : 상추를 심어놓으면 이 지경이야. 하나도 안 남겨 상추를. 상추만 피해가 아니라 농작물이 다 피해야. 고구마고 콩은 이야기할 것도 없고.]

경기도의 한 고구마밭입니다.

고구마는 원래 이렇게 보시는 것처럼 줄기가 뻗어 나가야 잘 자라고 있는 건데 여기를 보시면 야생동물이 잎을 다 따먹어 버렸습니다.

저 아래쪽을 보시면 아예 고구마 흔적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비닐로 덮어 놓았지만 곳곳에 구멍이 숭숭 뚫렸습니다.

야생동물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이런 그물망을 설치해 놨는데 높이를 재보면 1m 10cm가량 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뛰어넘다보니 이렇게 더 높은 그물망을 이중으로 설치했습니다.

[김태주/경기 용인시 남사면 : 망을 가져다가 덮어놨어. 아주. 이렇게 되면 나와서 잡는 거야? 어떻게 되는 거야?]

어떤 동물이 밭을 이렇게 망쳐놓은 걸까.

[김옥년/경기 용인시 남사면 : (야생동물이) 살이 통통하게 쪄서 있는데 이런 산골에서 농사짓기가 힘들어요.]

농작물을 망쳐놓은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이곳에 이렇게 보입니다.

저 산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곳에 다시 나타나는지 한번 지켜보겠습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립니다.

한참을 기다렸는데요, 해가 완전히 지자 저 산쪽에서 무언가가 내려와 계속 서성이고 있습니다.

눈이 번쩍입니다.

좀 더 접근해보니 고라니입니다.

엽사와 함께 포획에 나섰습니다.

어두운 허공을 가르는 총탄. 방금 사냥꾼이 총을 쏜 자리입니다.

하지만 고라니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처럼 고라니를 포획하기란 상당히 어렵습니다.

2시간 만에 다시 시야에 들어옵니다.

또다시 고라니를 발견했습니다.

저기 논둑에 앉아 있는데 엽사가 총을 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강진웅/엽사 : (안 된 거예요?) 멀어서 안 돼요. 봤죠?]

이번에도 실패입니다. 야간이라 시야 확보가 어려운 데다 시간제한마저 있습니다.

지난 2월 세종시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고 이후 이 마을에서는 총기를 경찰서에 오후 11시까지 반납해야 합니다.

다음 날 밤 또다시 나타난 고라니, 엽사의 총탄이 날아갑니다.

[최경환/농민 : 이거 잘 잡혔네. 아 속 썩이는 놈.]

이렇게 어렵사리 포획되는 고라니.

[경기도청 관계자 : (고라니가) 너무 번식을 해서 사람한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으면 제한적으로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개념으로 보시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이런 고라니 새끼들이 구조되기도 합니다.

경기도 야생동물 구조센터입니다.

이 방 안을 보시면, 도로변이나 밭에서 구조된 새끼 고라니가 모여 있습니다.

이렇게 작고 귀여운 생명체인데, 6개월이 지나면 야생으로 돌아가서 농작물을 망치는 유해동물이 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산림훼손과 서식지 파괴로 고라니가 농가로 내려와 농작물을 해치고, 도로변으로 나와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다 큰 고라니는 이렇게 날쌥니다.

때문에 이들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거나 또 포획하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발 빠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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