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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귀해진 국민생선…동해안 '명태 살리기' 현장

입력 2019-02-14 21:27 수정 2019-02-1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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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리지 않은 명태를 생태라고 부르지요. 얼마 전에 정부가 올해 명태 포획을 전면 금지하자, 일각에서는 앞으로 생태요리를 못 먹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미 식당에서 쓰고있는 생태는 대부분 수입산입니다.

동해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명태 살리기 현장에 밀착카메라 윤재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강릉의 주문진항입니다.

항구에는 조업을 마친 배들이 정박해있고 뒤쪽으로는 수산물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정부가 올해 국내산 명태 포획을 전면 금지한 상황에서 이 일대에는 곧 단속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희도 한 번 동행해보겠습니다.

갓 입항한 배에는 홍게가 잔뜩 실렸습니다.

단속원이 정해진 포획량을 지켰는지 꼼꼼히 체크합니다.

수산시장에서는 오징어의 몸길이를 재 봅니다.

12cm 미만의 새끼 오징어는 잡으면 안 됩니다.

[단속원 : 오징어는 12㎝ 이상 몸통만, 이 몸통만. (네네.)]

하지만 어디에서도 명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정부는 올해 명태 포획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작년까지는 27cm가 넘는 명태는 잡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금지됩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명태가 사라진지 오래됐습니다.

[이춘우/해양수산부 동해어업관리단 : 혹시나 명태가 유통되는지 살피기 위해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근처 생태찌개 식당.

[단속원 : 국산 생태는 취급 안 하시죠? (네 없습니다.)]

정부가 명태 잡이를 금지한 것은 갈수록 줄어드는 명태를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명태는 2000년대 들어 급감했고 지금은 거의 잡히지 않는 상황.

치어를 마구 잡거나, 수온이 높아지는 등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됩니다.

[하명숙/시장 상인 : 지금은 없지. 아예 구경을 못 해. 물 온도에 따라서 움직이는 거라서 수온이 높으면 안 나고…]

명태는 한 때 연간 10만t이 넘게 잡혔습니다.

[어부 : 80년대까지는 배에 싣고 들어오질 못 했다는데. 배가 가라앉을 정도니까 버리고 왔다잖아.]

지금은 생태 식당들도 영업이 어려워졌습니다.

생태찌개 집에서도 생태를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그나마 이렇게 얼어있는 동태가 있습니다.

얼지 않은 명태, 즉 생태는 가까운 바다에서 잡아야만 팔 수 있습니다.

[박순희/시장 상인 :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다 보니까 물건이 좋지 않을 때는 저희가 팔 수가 없어요.]

생태 판매를 아예 포기하는 곳도 있습니다.

[식당 주인 : (메뉴를) 지금 지우려고 하고 있는데. 생태를 주문하면 그냥 동태를 드시라고 해.]

서울의 생태 식당들도 수입산을 사용합니다.

[식당 주인 : 국내산을 받아본 적이 기억도 안 나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해 근처에서는 명태 살리기가 한창입니다.

강원도의 한 수산자원센터입니다.

이곳에서는 명태를 인공적으로 부화시킵니다.

여기 있는 이 노란 부분이 명태의 수정란인데요.

이 수조에는 이 수정란에서 갓 부화한 명태가 약 130만마리 정도 들어있습니다.

어미를 수조에 넣어 자연적인 산란을 유도한 것입니다.

이 센터에서는 지난 4년 동안 이렇게 키운 명태 120만여 마리를 동해에 방류했습니다.

이 중 지금까지 잡힌 것은 2015년에 방류한 1만 5000마리 중 4마리.

지난해 고성에서는 20여 년 만에 명태 2만 마리가 잡혔지만, 모두 자연산이었습니다.

[이휘승/어부 : 명태를 처음 봤을 때는 의심을 했어요. 놓아주면서 다시 돌아오게끔 (해줬으면).]

중국 등 주변 국가의 불법 조업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해양수산부 동해어업관리단 : 중국 어선 같은 경우는 무허가선이 제일 문제지요. 수시 단속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 때는 국민생선으로 불렸던 명태가 이제는 희귀생선이 됐습니다.

우리의 이기심으로 사라진 수산자원, 이를 다시 회복하는데는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화면제공 :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인턴기자 : 박지영·우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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