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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강릉선 연장에…'철도 삼각지' 갇힌 강원도 마을

입력 2019-02-1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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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TX강릉선이 연장되면서 철도로 생긴 삼각형 안에 갇히게 된 마을이 있습니다. 집앞은 공사장이 됐습니다. 시청자들이 보내주신 제보 관련 현장을 찾아가는 뉴스 미션에서 취재했습니다.

최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에서 KTX를 타고 1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강원도 강릉역입니다.

지난해 평창 올림픽을 위해 지어진 곳인데요.

그런데 이 강릉선 때문에 한 시골 마을이 각종 사고와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뉴스 미션이 알아보겠습니다.

[제보자 김민석 씨 : 평창 동계올림픽 때문에 동네가 철길을 뚫으면서 V자 모양이 되었고요. 갑자기 없던 길을 강릉까지 끌고 들어와서 다시 영동선이랑 연결해 삼각형을 만든다고.]

마을 한 가운데서 철도를 놓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올 연말까지 강릉선과 영동선을 새로 연결하는 겁니다.

이 길을 따라 끝에 보이는 건널목이 강릉역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달리는 영동선입니다.

바로 옆에 있는 다리 위에는 KTX 강릉선이 놓여져있는데요.

그런데 이쪽으로 와보시죠. 

반대쪽에도 강릉선과 영동선을 잇는 또 다른 철도가 건설되고 있습니다.

이 철도가 완성되고 나면은 제가 서있는 이 마을은 철도 삼각형 안에 고립되게 됩니다.

당장 주민들은 집 앞이 공사장으로 변했다며 피해를 호소합니다.

[함금자/마을 주민 : (공사 소음이) 심장이 막 떨어질 정도로 아주 쿵 할 때는 말도 못 해요. 너무 심해요. 먼지는 말도 못 해요.]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외부와의 단절입니다.

제가 서 있는 이 마을회관 바로 옆에도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철도가 완공되면 이렇게 마을 한 가운데로 기차가 지나다니게 됩니다.

마을이 완전히 반으로 나눠지는 것입니다.

앞서 환경 영향 평가에서도 마을이 고립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주민들이 만족할만한 대책은 없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공사가 가능했던 것일까.

공사 담당자를 만나봤습니다.

주민 협의가 모두 끝나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공사현장 관계자 :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건 맞는데, 어떻게 보면 전체 마을 지역주민하고 다 협의가 된 사안들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제대로 된 설명 없이 토지를 수용당했다고 주장합니다.

[김민석/주민대책위 대표 : 주민 협의를 거쳐서 공사를 시작할 거니까 염려하지 마시라고 해놓고선. 지금 벌써 몇 년 안 됐지만, 동네를 떠나가신 분이 계시거든요.]

4700여억원이 들어가는 큰 공사지만 '예비 타당성' 조사에선 낙제점을 받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협의를 하자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철도시설공단은 이미 시작된 공사를 늦출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 : 서울 사람들이 직접 강릉을 안 거치고 동해로 갈 수 있는 선망이 구축됐다는 게. 국가사업이다 보니 공사는 빨리 그 기간에 해야 하고.]

새로운 철도가 놓이면서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토지를 강제로 수용당하고 자신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곽세미·오은솔·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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