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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당 결정'에 당황한 청와대…"정당 사상 초유의 일"

입력 2016-06-17 08:25 수정 2016-06-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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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전해드린대로, 복당 문제를 놓고 또다시 계파 간 갈등에 휩싸인 새누리당인데요. 기습을 당했다는 분위기라는 청와대, 이 소식은 청와대 출입기자와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조민진 기자 나왔습니다. 청와대 기류를 보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유승민 의원이 포함돼 있다는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배신의 정치'라는 낙인이 찍혔던 인물이잖아요?

[기자]

어제(16일) 오전에 당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일괄복당 결정이 됐는데, 이후 오후 내내 청와대에선 특별한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침묵하는 분위기, 언급 자체를 삼가는 분위기였는데요. 그만큼 당황스러워했다, 이렇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청와대 관계자는 "그런 상황이 올 줄 몰랐다. 당황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사전에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앵커]

유승민 의원이 가장 큰 논란인 것 같은데, 청와대에서는 이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도 있나요?

[기자]

유승민 의원이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란 평가를 받았고, 사실상 파문당한 뒤 공천에서 배제되고, 또 탈당까지 하게 됐다는 점에 미뤄 청와대로선 이번 결과를 결코 반길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비대위 결정 자체는 "최종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재론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유승민 의원 복당을 겨냥해 "지금 복당되면 당 내부 분란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정진석 원내대표나 비박계 비대위원들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서두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낸 겁니다.

[앵커]

청와대에서 또 문제를 삼고 있는 게 절차에 관한 부분인 것 같아요. 이런 사안을 비대위에서 표결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냐, 이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런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보통 합의해서 결정한다"면서 "정당사상 표결하는 것을 처음봤다. 초유의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만큼 당청 간에 정무적 교감도 일절 없이 그야말로 기습적으로 이뤄진 표결 결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친박 핵심 측에서도 오히려 "표결이 어떻게 민주적 행위냐", "다 짜놓고 협박한 것 아니냐"하는 격한 반응도 나왔습니다.

[앵커]

그러나 정진석 원내대표나 비박계는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죠.

[기자]

네, 정진석 원내대표는 "통합과 화합을 이루는 차원의 복당 허용" 라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또 비대위원들 사이에선 이번 결정을 두고 "전원 합의에 의한 민주적 절차에 따른 결과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사태로, 취임한 지 2주밖에 안되는 김희옥 비대위원장이 거취 문제를 고민할 정도로 파장이 큰데요. 김 위원장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김희옥 위원장은 일괄 복당 결정 이후 거취를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친박계 김선동 비대위 비서실장이 대신 김 위원장의 상황을 전했는데요, 함께 들어보시죠.

[김선동 비서실장/새누리당 혁신비대위 : 거취 문제까지 심각히 고민하실 듯합니다. 그리고 내일(17일) 예정된 고위 당·정·청 회의는 총리실 주관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비서실장인 제가 우리 비대위원장님의 입장을 생각을 해서 내일(17일) 회의 참석이 어려울 거라고 통보를 드렸고….]

당초 오늘 오후로 예정됐던 고위 당정청 회의가 어제 공식 발표 반나절만에 취소가 됐다는 얘기인데, 당 비대위의 복당 결정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당정청 회의가 예정대로 열렸다면, 김 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청와대 측의 핵심 인사들과 모두 만나야 하는 불편한 상황을 감안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조치가 아니었나 하는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만약 김희옥 비대위원장이 사퇴를 결심하게 되면,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을 마련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위원장이 사퇴할 경우 비대위가 와해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처음 구성할 때도 친박계가 반발하는 등 계파갈등이 불거진 데 이어, 이번에 일괄복당 결정 과정에서 또 친박과 비박 간 뿌리깊은 계파갈등이 표출됐는데요,

여당이 적극적으로 국정에 협조해주길 바라는 대통령이나 청와대로선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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