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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유승민 "통합, 최종 결심 아직"…안철수 '진퇴양난'

입력 2018-01-09 18:42 수정 2018-01-09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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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작업이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오늘(9일) 바른정당에서 추가 탈당자 2명이 나왔고, 국민의당에서도 반대파의 극렬한 저항이 이어지고 있죠. 안철수 대표가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오늘 야당 발제에서 양당의 통합 진통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혼자 고집부린다고 소신 있어 보이는 거 아니야. 적당히 타협해."

"나 무서워서 그래. 그러니까 네가, 합리적인 너라도… 내 편 좀 돼줘라."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

네, JTBC 월화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의 명대사였습니다. 정치권에 이 대사가 특히 사무칠 분이 있죠. "합리적인 너라도 내 편 좀 돼줘라."

유승민 대표와 '그냥 통합하는 사이'인 줄 알았던 안철수 대표. 유 대표만큼은 끝까지 내 편이 될 거라고 생각했겠죠. 그러나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유 대표가 "통합 최종 결심을 하지 않았다"며 갑자기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승민/바른정당 대표 (어제) : 국민의당이 워낙 안보에 대해서는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좀 그런 부분이 저는 잘 좀 정리됐으면 좋겠는데…]

자, 안 대표는 지금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통합 파트너인 유승민 대표는 "아직 결심한 바 없다"면서 신중론을 펼치고 있고, 손학규 고문도 통합 지지 의사는 밝혔지만, "안 대표가 독단적 리더십을 버려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진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통합 우군'이라고 믿었던 김한길 전 대표도 "아직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당대회 개최 여부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안 대표는 반대파에게 공격의 빌미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천정배/전 국민의당 대표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바른정당의 유승민 대표가 안철수 길들이기에 들어간 것으로 저는 보고 있어요. '합당을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한 발 뺐잖아요.]

자, 지금 당내에서 누구보다도 더 강하게 안 대표를 몰아붙이는 인사가 바로 박지원, 천정배 의원이죠. 그런데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이 두 사람은 안철수 대표와 함께 노래도 부르는 사이였습니다. 자, '그땐 그랬지', 국민의당 편입니다.

[국민의당 선거 목포역 유세/지난해 4월 24일]

그런데 사실 안 대표뿐만이 아니라, 유 대표 역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바른정당에서 이탈자 2명이 더 나왔기 때문이죠. 그 2명이 누구인지, 직접 들어보시죠.

[장제원/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지난해 1월 24일) : 다음은 우리 바른정당의 미래입니다. 부산 금정구 김세연 의원입니다!]

[정미경/전 의원 (지난해 1월 24일) : 우리 바른정당의 또 다른 대통령 후보이신 남경필 경기도지사입니다!]

네, 꼭 1년 전쯤 바른정당 창당대회 모습인데, 당시만 해도 각각 바른정당의 미래와 대통령 후보로 불렸던 김세연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가 오늘 탈당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남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각이 다른 길에 함께 할 수 없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김세연 의원은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습니다.

자, 불과 1년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다시 한번 바른정당 창당대회 장면을 보시죠. 이때만 해도 33명의 의원들이 함께 했는데, 이제 이 가운데 23명이 떠나고 당에는 현역 의원 10명만 남게 됐습니다. 이학재 의원도 지금 탈당을 고민 중이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9석까지 당이 쪼그라들 수도 있습니다.

바른정당 당원이나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위축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더구나 남경필, 김세연, 이 두 사람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유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했던 터라, 바른정당 지지자들 사이엔 "당혹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남경필/경기도지사 (지난해 7월 26일) : 도대체 자유한국당은 아니 진짜 자유라는 이름을 빼라 그러세요 그냥. '억압'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꾸든지…]

[김세연/바른정당 의원 (지난해 5월 24일) : 자유한국당은 이제 더 이상 가망이 없고 온전한 정신으로는 자유한국당에서 정치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자, 이유가 어찌 됐든, 남 지사는 자신이 "억압 한국당"이라고 불렀던 당으로 복당할 가능성이 크고, 김 의원은 자신의 표현대로라면, "가망이 없고 온전한 정신으로 정치하기 어려운" 당으로 복당하게 된 셈입니다.

자, 이렇게 통합의 원심력이 커지면서 유승민 대표도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 대표는 바른정당의 정강정책을 설계했던 김세연 의원을 꾸준히 설득해 왔는데, 결국 당을 떠나자 상당히 실망한 표정입니다. 그런 점에서, 유 대표가 몇 달 전에 했던 발언이 예사롭지 않게 들립니다. 자, '그땐 그랬지', 바른정당 편입니다.

[김세연/바른정당 의원 (지난해 7월 26일) : (차차기에 김세연 정권 만들어진다?) 아닙니다, 그건.]

[유승민/바른정당 대표 (지난해 7월 26일) : 여러분 김세연 의원이 진짜 겸손한 줄 알고 계십니까. 한 번 옳다고 생각하면 아마 누구도 못 말릴 정도로 고집이 제일 센 사람이고…]

자, 오늘은 각 당 내부 사정으로 통합 스텝이 꼬여버린, 안철수-유승민 대표에게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다른 노선 속에 띄엄띄엄 맞물리는 환승역처럼
잠시 정차하여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는
우리는 각자의 터널로
또다시 앞만 보고 달려가는구나
그렇게 앞만 보고 멀어지는구나


네, '나비드'의 '멀어지는 친구에게'입니다. 한 때는 커플 목도리까지 했던 안철수, 유승민 대표. 요즘 들어 부쩍 멀어지는 분위깁니다. 오늘 바른정당에선 추가 이탈자가 나왔고, 국민의당도 분당이 임박했습니다. 결국 '마이너스' 통합에 그치거나, 통합이 아예 무산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남경필-김세연 탈당…꼬여가는 국민-바른 통합 로드맵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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