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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단원고 졸업식…희생학생 유가족 SNS로 축사 전해

입력 2016-01-1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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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단원고 졸업식…희생학생 유가족 SNS로 축사 전해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를 겪은 경기 안산 단원고의 졸업식이 12일 진행된다.

단원고 등에 따르면 이번 졸업식은 이날 오전 10시30분 단원고 내 단원관에서 열린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 외 생존학생 75명 등 전체 86명이 대상이다.

당초 경기도교육청과 학교 측은 희생 학생들에 대한 명예 졸업식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4·16가족협의회 등 유가족의 반대로 취소됐다.

유가족 측이 "세월호 참사의 법적 책임을 져야할 교육청과 단원고가 스스로 반성하고 사고 수습을 끝마치기 전까지는 졸업식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불참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아직 일부 학생과 선생님이 돌아오지 못했는데 수습된 246명만 먼저 졸업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에 유가족 측은 이날 낮 12시 안산합동분향소에서 추모식을 연다.

이들은 분향 후 단원고까지 행진을 벌인 뒤 국화꽃을 들고 교실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예은아빠'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단원고 졸업생들에게 드리는 엄마아빠들의 축사'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유 위원장은 "여러분의 졸업은 슬픈 졸업이 아니다"며 운을 뗐다.

이어 "뭐라고 먼저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내 아이의 졸업식에 졸업생 학부모 자격으로 참석할 줄 알았는데, 그러는게 당연했는데, 내 아이의 친구들의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는 입장이 됐다"며 "이런 졸업식이 한없이 부럽기만 한 엄마아빠가 돼버렸다"고 토로했다.

유 위원장은 "하지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오늘 졸업하는 여러분들이 내 아이처럼 잘 커가기를 바라고 있다"며 "여러분은 내 아이가 키우던 꿈을 함께 나누었던 친구이기 때문에, 내 아이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던 친구이기 때문에, 내 아이를 이 엄마아빠보다도 더 오랫동안 기억해줄 친구이기 때문에, 지난 637일 동안 참으로 서럽고 고통스러웠던 길을 잘 걸어와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른들이 몰아넣은 참사의 한가운데에서 스스로 탈출한 것이 무슨 죄라고, 이 사회가 여러분들에게 한 짓을 우리 엄마아빠들 모두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떳떳하게, 자신있게 대하라. 그래도 된다"며 "별이 된 250명 친구들과 열두 분 선생님들이 언제나 여러분들을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여러분들에게 바라는 것이 딱 하나 있다. 꼭 들어주면 좋겠다"며 "우리들처럼 어리석고 바보 같은 어른은 되지 말라. 여러분은 우리들처럼 아이를 잃고 나서야 무엇이 잘못인지를 깨닫는 미련한 어른이 되면 안된다. 절대로"라고 전했다.

아울러 유 위원장은 "단원고 측에 졸업식 때 4·16가족협의회에서 축사를 할 수 있는지 문의했으나 '생존자 학부모님들이 안하셨으면 합니다'라는 이유로 거부했기에 공개적으로 축사를 하게 됐다"며 "졸업하는 친구들게게 이 축사가 꼭 전해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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