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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방호복 입고 치매환자와 공놀이…'마음간호' 큰 울림

입력 2021-08-21 18:33 수정 2021-08-22 16:51

[크로스체크] 코로나와 질긴 싸움…점점 지쳐가는 '최전선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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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체크] 코로나와 질긴 싸움…점점 지쳐가는 '최전선 의료진'

[앵커]

한 코로나 전담 병동의 모습입니다.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할머니 환자와 공놀이를 하고 있죠. 치매에 걸린 할머니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게 돌보고 있는 겁니다. 최근엔 치매 환자와 화투를 치는 간호사의 사진 한 장도 큰 울림을 줬었는데요. 바로 이분들, 의료현장의 영웅들 덕분에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가까스로 버티고 있지만, 정작 영웅들은 너무나 많이 지쳐 있습니다.

'크로스체크' 윤재영 서준석 기자가 1년 6개월째 코로나 환자를 돌보고 있는 의료진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전 9시 땀에 흠뻑 젖은 간호사들이 음압공간에서 나옵니다.

얼음조끼는 물이 됐습니다.

[박태규/간호사 : 몸에 땀이 많아서…근데 이게 오래 차면 오히려 보온 효과가 있어요.]

델타변이가 생긴 뒤 한 번 음압실에 갔다 올 때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샤워를 합니다.

오전 10시, 아침에 음압실에서 나온 간호사가 또 방호복을 입고 음압실로 갑니다.

1시간 가량 머물다 나온 이 간호사는, 30분 뒤 환자에게 줄 물병 수십 개를 들고 다시 들어갑니다.

[조아영/간호사 : (하루에 몇 번 정도 들어갔다 오세요?) 많으면 한 네 번. 기저귀라든지 밥이라든지 다 저희가 해야 되거든요. 두세 시간 계속 길게 일하거나 10분 쉬고 다시 들어간다거나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 같아요.]

코로나 병동에서 간호사는 환자의 눈이자 손발입니다.

[아버님 이거 조금 보이실까? (아니 안경을 안 가져와서…) 아 그럼 읽어드릴게요.]

[어머니 조금만 위로 올라오셔. 으쌰 조금만.]

[(집에도 한 번도 안 가시는겨?) 저요? 저 아침에 출근했는데. (아니 계속 보는 거 같어.) 계속 일하는 거예요.]

치매 환자가 오면 함께 공놀이를 해주고 박수치며 노래를 불러주는 것도 간호사 몫입니다.

[임효정/간호사 : 저도 이제 할머니가 계셔가지고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나고 혼자 계시다 보니까 눈에 밟히기도 했었고. 공이 있길래 다른 건 가지고 들어오지 못하고 그러니까 해드렸어요.]

음압실 밖에서도 택배 배송부터 민원 처리까지 할 일은 종일 끝이 없습니다.

[(침대) 두 개 펴서 이용할 수 있게 해드릴까요? 불편하시면 얘기하시고…]

[이윤희 : 간호사는 환자분들한테 유일한 소통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친구면서 가족이면서.]

문제 환자를 다루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남영희/간호사 : '아무 증상이 없다. 나가게 해달라.'…이제 그 수준을 넘어서 막 소리 지르고 병실 안에서 담배 피우신 분들도 있었어요. 그런 것들이 좀 많이 어려웠죠.]

끝나지 않는 코로나, 지금 바라는 건 다른 무엇보다 '더 많은 인력'입니다.

[남영희/간호사 : 사실 이제는 (끝날 거란) 기대감이 조금 줄었습니다. 가장 바라는 거는 인력이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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