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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결함' 비행, 어떻게 가능했나…"최소 정비 규정 악용"

입력 2018-05-3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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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진에어 관련 의혹을 계속해서 취재하고 있는 전다빈 기자와 좀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전 기자, 제보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엔진에서 결함이 발견됐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276명을 태우고 비행을 했다는 것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기자]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진에어가 제조사 정비 지침인 '최소장비목록, 즉 MEL을 편법으로 활용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서 녹음파일에서 정비본부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시한 내용도 바로 이를 적용해 비행을 하라는 얘기였습니다.

'MEL'은 여객기에 결함이 발생했을 때 출발이 가능한지를 결정하는 기준서입니다.

안전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결함일 경우 향후 계속 점검을 받는다는 전제 아래 당장 운행은 가능하게 하는 것인데요.

하지만 제보자들은 당시 해당 항공기의 결함은 이를 적용할 수 없는 중대한 결함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토부도 항공사측이 의도적으로 이 지침을 악용했는가 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입니다. 제보자들은 중대한 결함이었다고 증언하고 있는데, 당시 그처럼 무리하게 비행을 할만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기자]

당초에는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부품을 한국에서 괌으로 보내려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권 대표 등이 이를 가로막고 나섰다는 게 제보자들의 주장입니다.

부품을 받아서 수리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운행 시간을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이란 것입니다.

[앵커]

바로 그와 같은 이유로 중대한 결함을 축소하고 비행을 강행했다는 주장인데, 그런 일이 항공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있는 일입니까?

[기자]

항공업계 관계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그렇지 않습니다.

여객기의 경우 엔진에 문제가 있으면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기를 투입하는 게 정상이라고 말합니다.

현직 정비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현직 정비사 : 그렇게 했다가는 (회사가) 뒤집히죠. 대체기가 가고 거기서 정비하고 오든가. 그 비행기는 승객 안 태우고 오는 경우가 보통 그렇게 하는 경우가 있어요.]

[앵커]

직원 연대의 주장처럼 중대한 결함이었다면 사실상 사고의 위험을 알고도 무리하게 비행을 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정비업계에선 엔진과 관련된 결함은 통상 중대 결함이자, '준 사고'로 보고 있습니다.

예컨데 불이 나서 엔진이 탈 수 있는데 엔진 밸브가 정상적으로 닫히지 않으면 연료 공급을 차단할 수 없습니다.

엔진 바로 위 날개 쪽에 연료통도 있어 더 큰 사고가 빚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앞에서도 전해드렸습니다만 당시 비행기에는 276명이 타고 있던 상황인데,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현재 국토부가 조사를 하고 있는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어떤 제재가 내려질까요?

[기자]

앞서 2016년 대한항공에선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엔진 결함에도 중국 다롄에서 인천까지 1시간 10분 정도를 운항을 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에 과징금 18억 원을 물렸고, 해당 기장과 정비사의 자격도 정지시켰습니다.

여기에 직원연대가 제기한 의도적인 축소 보고, 'MEL' 조항 악용 등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 될 경우 더 강도 높은 제재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팀의 해명 요청에 진에어측은 국토부에서 조사 중이라 추가 언급이 어렵다면서,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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