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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개선' 공감했지만…아베, 기존 입장 되풀이

입력 2019-10-24 18:50 수정 2019-10-24 22:10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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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늘(24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을 가졌습니다. 한·일 양국은 중요한 이웃 국가로서, 현재 한·일 관계의 어려운 상태를 이대로는 방치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오늘 회담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가 담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됐습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 한·일 총리회담 관련 속보와 다른 외교·안보 속보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네, 그제였죠. 이낙연 총리가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일본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 참석을 위한 것이었는데 다만 그것뿐이었다면, 이처럼 높은 관심을 받진 않았을 겁니다. 아베 총리를 만나서 경색된 한·일 갈등국면의 실타래를 푼다는 막중한 임무를 띤 순방입니다.

그런데, 도쿄에 도착한 이 총리를 아주 거센 비바람이 맞이했습니다. 트랩을 똑바로 내려오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몰아치고 있죠. 우산 이렇게 휙 하고 뒤집어지기까지 합니다. 이 총리, 살짝 미소를 짓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마중 나온 인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속으로는 '비가 언제든 그치듯, 한·일 관계에도 다시 해가 뜨리라-'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2박 3일간 참 분주하게도 움직였습니다. 목표는 아베 총리와의 사전 스킨십인데요. 일왕 즉위식이 있었던 22일, 궁중연회에서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아베 총리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고 하죠.

[이낙연/국무총리 (어제) : 아베 총리께서 먼저 '모레지요?'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네, 모레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이렇게 제가 말씀을 드렸고. 그랬더니 아베 총리께서 부인 아키에 여사를 저한테 소개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처음으로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요, 도쿄의 뉴오타니호텔에서 열린, 아베 총리 내외가 주최하는 만찬에도 참석을 했습니다. 꽉 들어찬 인파 사이로 이낙연 총리가 빼꼼 좀 모습을 보이고요. 역시 화면에는 가린 아베 총리와 악수를 나누는 중입니다. 이날 초청된 사절만 천여 명에 달해서, 축하 인사 외에는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기자 시절에는 도쿄 특파원, 의원 시절에는 한·일의원연맹 수석 부의장까지 맡아온 이낙연 총리. 일본을 속속들이 잘 아는 만큼 뭔가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촉이 온 것 같습니다. 첫날 밤에는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말 몇 마디로 되는 게 아니"라면서 상당히 신중론을 폈는데요. 어제 오후 갑자기 예고에도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했습니다. 그러더니 "가봐야 알겠지만, 내일 일정한 정도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어제) : 상황은 어렵지만 지금부터 양측이, 양국이 지혜를 함께 짜내기 시작하면 어떤 돌파구 같은 것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어떤 구체적인 결과를 예상하고 계신지…결과를 어떤 것 구체적으로…) 그것은 내일 가봐야 알겠습니다. 제가…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 대망의 회담이 있었죠. 오전 11시에 시작이 될 예정이었는데 아베 총리의 앞선 일정이 다소 지연되면서, 한·일 회담 시작은 12분 정도가 지연됐습니다. 원래 예정된 시간이 10분 남짓이었던 만큼, 대화가 제대로 오갈 수 있을까, 우려도 나왔습니다. 이 총리가 총리관저로 들어서고 이렇게 미리 기다리고 있던 아베 총리와 함께 양국 국기 앞에서 포토타임 갖습니다. 이어서 아베 총리의 에스코트를 받아서 두 총리가 회담장 안으로 들어서고요. 자리에 앉은 두 사람 살짝 미소를 띈 듯 혹은 진지한 듯, 표정만 봐서는 분위기를 짐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실제 회담은 예상보다 11분 더 긴 21분간 진행됐습니다.

[조세영/외교부 1차관 : 양 총리는 한·일 양국은 중요한 이웃 국가로서 한·일 관계의 어려운 상태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또한 양 총리는 북한 문제 등과 관련하여서도 한·일,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였습니다.]

여기까지는 다소 원론적인 부분이죠. 이제 본격적으로 한·일 관계의 돌파구를 찾을 방안을 논의하는데요. 전해진 대화만 놓고보면, 아직까지는 다소 평행선으로 보입니다. 이낙연 총리가 "한일관계에 경색을 조속히 타개하기 위해 양국의 외교당국 간 대화, 소통, 교류를 촉진시켜야 한다" 이렇게 촉구합니다. 이에 아베 총리는 "국가 간 약속은 지켜야 한다"라는 기존 입장 거듭 밝히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당국 간 의사소통을 계속해나가자"라고 답변을 했습니다. 이 말인즉슨, 아직 강제징용 판결로 촉발된 한·일 갈등에 있어서 일본 측 자세엔 변함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조세영/외교부 1차관 : 이낙연 총리는 일본이 그런 것처럼 한국도 1965년 한·일 기본관계조약과 청구권협정을 존중하고 준수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한·일 양국이 지혜를 모아서 난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친서는 회담 말미에 전달됐습니다. 이 총리는 밀봉된 친서를 아베 총리에게 직접 전했고요. 아베 총리가 현장에서 바로 내용을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친서에는 한·일 양국이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할 파트너 임을 강조하면서, 양국 간의 현안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서로 관심을 갖고 노력해 나가자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 한·일 총리회담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양국의 최고위급 대홥니다. 이 만남이 연내 한·일 정상회담 개최로 이어질지도 관심이었는데요. 정부 고위관계자는 "구체적인 정상회담 제안은 나오지 않았다. 회담이 갑자기 될 수는 없는 일이고, 실무적인 작업이 필요할 거라 본다"면서 "우리 정부는 정상회담에 대해선 항상 열려있는 입장"이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만약에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가능한 시점은 다음 달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 한·중·일 정상회의 또 칠레에서 열리는 에이펙 정상회의, 마지막으로 12월 말에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이렇게 세 가진데요. 다만 회담을 할 거라면 시점상 지소미아 종료일인 11월 23일 전 성사돼야, 협상의 폭을 더 넓힐 수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철회돼야 그런 신뢰가 회복이 되고 우호 분위기가 조성이 된다. 그러면 우리가 이 문제를 재검토할 의향이 있다, 하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자체에 대한 그런 논의는, 협의는 일본과 지금으로서는 심도 있는 그런 협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한·일 총리, 21분간 회담…"한·일 관계 어려움, 이대로 방치해선 안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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