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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청정국 지위 '흔들'…UN기준 넘기 '일보직전'

입력 2016-03-1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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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청정국 지위 '흔들'…UN기준 넘기 '일보직전'


지난달 중국에서 입국한 한 남성이 가방 속에 필로폰 1㎏을 들여오다 적발됐다. 국내 공항의 입국심사가 까다롭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남성이 지금까지 국내로 들여온 필로폰은 총 3㎏으로 무려 1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었다.

이 남성의 사례처럼 최근 국내로 들어오는 마약류 밀반입이 늘고 있다. 지난해 적발된 국내 밀반입 마약류는 91.6㎏으로 전년에 비해 42%나 늘어났다. 마약류 밀반입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마약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국내 마약투약자도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 사범은 총 1만1916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전년(9984명)과 비교해서는 19.4%나 증가한 수치다. 한국의 '마약청정국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UN이 정하고 있는 마약청정국의 기준은 인구 10만명 당 마약사범 20명 미만이다. 한국의 경우 1만2000명 이상의 마약사범이 적발되면 마약청정국 지위를 박탈당하게 된다. 그동안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마약 생산이나 유통이 쉽지 않은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돼 왔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검거되는 마약사범의 70% 이상을 마약투약자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마약투약자는 돈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판매자로 역할을 바꿔가기 때문에 실제로는 마약사범의 대부분을 마약투약자나 중독자로 보고 있다.

특히,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싼 값에 신종 마약류가 거래되면서 여성과 청소년의 비중이 높아진 것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점을 노려 마약 사범들은 일반인들에게 마약을 공짜로 나눠 줘 중독자로 만든 뒤 점차 비싼 값에 팔거나 판매책으로 끌어들이는 수법을 쓴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마약류이든 한 번 접하게 되면 점점 중독성이 강한 마약을 찾게 된다며 담배가 느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또 마약 거래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반인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구입경로부터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남 을지대학교병원 강남을지병원·중독브레인센터 원장은 "마약중독자 상당수가 거부감이 덜한 가벼운 약물로 시작했다가 중독자로 전락한다"며 "대마를 강력한 약물로 넘어가는 '입문약물'이라고 불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신종 마약류는 쉽게 접하지만 중독성은 필로폰과 큰 차이가 없다"며 "가볍게 여기는 약물부터 신종 마약까지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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