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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쉬운 마약 구매…유통경로 들여다보니

입력 2016-03-1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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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쉬운 마약 구매…유통경로 들여다보니


인터넷,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대마초, 필로폰, 허브 등 각종 마약을 구매하는 일이 이제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마약 유통 경로는 점차 온라인의 음지를 찾아들어가고 있는 반면 오히려 마약을 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마약류사범의 연령층도 다양화되고 있다. 온라인이 마약 거래의 주 통로가 되면서 각종 온라인 기기에 익숙한 10~20대 마약류사범의 비율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인터넷에 마약 지칭 '은어' 검색하면…

인터넷 포털사이트나 검색 엔진 등에 마약을 지칭하는 '은어'를 검색하자 거래할 수 있는 갖가지 방법이 눈에 들어왔다.

대마초를 뜻하는 '떨', 필로폰을 의미하는 '아이스' 등 각종 은어와 '안전거래'라는 단어를 함께 입력하니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마약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글도 볼 수 있었다.

이를 클릭하면 가구, 악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것 같은 사이트 자유게시판에 마약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와있다.

판매상들은 "조용하고 빠르게 거래할 분을 찾는다", "순도를 보장한다", "신변보호를 확실하게 책임지며 절대 사기가 아니다"는 내용과 함께 메일주소나 해외에 서버를 둔 모바일 메신저 아이디 등을 소개해놨다.

또는 해외에 서버를 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홍보글을 올리기도 한다.

이를 통해 계좌번호나 거래방식 등을 공유한 뒤 마약을 거래하게 된다.

입금한 내역을 사진 등으로 확인한 판매자가 물건을 두고간 뒤 위치를 알려주면 구매자가 찾아가는 방식으로 거래하거나 직접 만나 주고받기도 한다.

인터넷 지하세계로 불리는 '딥웹(deep web)'을 이용해 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된 글 가운데 '대마초 합법화·대마초 떨 안전 거래 사이트'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딥웹'을 통해 대마초를 구입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 글을 올린 이는 "사기를 당할까봐, 혹시 경찰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선뜻 구매하기 힘들다. 본인의 전화번호를 썼을 경우 판매자가 경찰에 붙잡혀 연락처 등이 털리면 '줄줄이 사탕'으로 소환된다"며 "토르 브라우저를 이용해 '딥웹' 사이트에 들어오면 추적이 불가능하고 차단될 일이 없어 안심하고 믿을만한 판매자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소개한 사이트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익스플로러, 크롬 등 일반 인터넷 브라우저로 접속할 수 없으며 '토르 브라우저' 등의 특수 브라우저를 사용해 접속해야한다.

토르는 세계 곳곳에 위치한 다수의 중계서버로 운용돼 '딥웹' 사이트 접속자의 IP주소는 다중으로 우회된다.

해당 글을 올린 대마초 판매자가 소개한대로 '딥웹' 사이트 주소를 등록하면 대마초 판매 사이트가 등장한다. 이를 통해 판매자, 구매자가 연결될 뿐 아니라 후기도 올라와 있었다.

이들은 현금이 아닌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통해 대마초를 거래하고 있었다. 비트코인을 사들인 구매자가 판매자의 일회성 계좌로 대마초 값을 보내면 판매자가 약속한 장소에 물건을 두고 가고, 이후 구매자가 이를 찾아가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 있는 서버에 접속해 거래를 하는 경우 추적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라며 "수사기법 등을 총동원해 최대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 유통되는 마약을 국내에서 직접 제조한 경우는 드물다. 외국에서 제조한 마약을 국제우편·특송화물을 이용해 밀반입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연령층 다양화…미성년·60대 이상 비중 점차 늘어

여전히 마약류사범의 주를 이루는 것은 30~40대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마약류사범 중 30~40대는 2011년 62.7%(9732명 중 6109명), 2012년 64.8%(9174명 중 5944명), 2013년 61.8%(9764명 중 6039명), 2014년 61.9%(9984명 중 6182명)으로 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마약류사범 1만1916명 중 30~40대가 58.4%(6977명)에 달했다.

하지만 마약류사범 중 미성년자(10~19세)와 60대 이상의 비중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11년 0.4%(9174명 중 41명)에 불과했던 미성년자의 마약류사범 비중은 지난해 1%(1만1916명 중 128명)로 높아졌다.

20대 마약류사범의 비중은 2011년과 2012년에는 8.2%로 같았으나 2013년 10.3%(9764명 중 1010명)로 늘었고, 2014년에는 11.7%(9984명 중 1174명)까지 올라갔다. 다만 지난해 10.9%(1만1916명 중 1305명)로 조금 낮아졌다.

2011년 7.6%(9174명 중 693명)였던 60대 이상 마약류사범은 2012년~2014년 6%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9.4%(1만1916명 중 1124명)로 치솟았다.

아무래도 접하기 쉬워지다 보니 연령층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마약을 더 쉽게 접하기 때문에 10~20대 마약류사범이 늘어난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해 신종 마약 '허브'를 제조·판매한 일당과 구매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구매자 중에는 중고생 8명이 포함돼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판매 광고 글을 보고 SNS로 판매자에게 연락해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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