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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한국시리즈 암표 거래'…막을 방법 없나요?

입력 2019-10-28 21:49 수정 2019-10-2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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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형 콘서트나 경기장 앞에서 암표 파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 끝난 한국시리즈 현장도 그랬습니다. 용돈 벌이로 몇 장 팔기도 하지만, 요즘엔 매크로까지 돌려서 대량으로 사들이고 폭리를 취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윤재영 기자가 현장을 고발합니다.

[기자]

지난 25일,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렸던 서울 고척스카이돔.

매표소 알림판에는 전석 매진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매표소 주변에 티켓을 들고 배회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암표상 : 키움 몇 개. (네?) 몇 개, 몇 장? (얼만데요?) 몇 장?]

[암표상 : 어디 거? 제일 싼 것도 2만원에 사서 7만원에 파는 거야. 외야석은 아예 없어.]

한 암표상에게 표를 사겠다며 접근해봤습니다.

[암표상 : (3루 12만원에 팔렸어요?) 응, 근데 내가 20만원에 줄게. (두 장에 20만원요?) 이리 와요, 이리로.]

3루 외야지정석의 정상가격은 3만 5000원.

하지만 12만 원에서 2만 원 깎아 장당 10만 원에 팔겠다는 겁니다.

웃돈을 받고 티켓 등을 되파는 암표 매매 행위에는 경범죄 처벌법에 의해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이들은 관중들에게 남는 표를 사, 더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방식을 쓰기도 합니다.

[암표상 : 남은 티켓 있어요? (없어요. 왜 표를 사기도 하세요?) 싸게 사서 팔지.]

KBO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고척 스카이돔입니다.

방금 막 경기가 시작해서 광장에는 사람들이 조금 줄어든 상태인데요.

하지만 방금까지 표를 사고팔던 암표상들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일부 암표상이 남은 표 떨이를 시작했습니다.

[암표상 : 야구표 필요하신 분, 야구표.]

표를 어떻게 많이 구했는지 물었습니다.

[암표상 : 우리 돈 주고 사지. 얘네 끊는 OO들한테. 1년 계약을 해. (우리가) 이게 되겠어? 클릭이?]

경찰이 온라인 암표는 방치하고 오프라인만 단속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암표상 : 진짜 좋은 자리는 다 0000(티켓 거래 사이트)에다가 올리는 거야. 그리고 썩은 자리들은 우리한테 파는 거야. 그런데 (온라인은) 못 잡잖아.]

[암표상 : (표를 어떻게 많이 구하는지는 모르세요?) 그거를 우리가 알면 우리가 끊지. 걔네만의 방식이지.]

4차전이 열린 이튿날.

암표상들이 어김없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암표를 찾는 시민도 있습니다.

[시민 : 혹시 외야 있어요? 얼마예요? (아니 뭐 이렇게 대놓고…) 6만원에 살게요.]

보안 요원들과 실랑이도 생깁니다.

잠시 경찰이 출동했지만 이내 철수합니다.

일부 암표상은 용돈 벌이라고 말하지만,

[암표상 : 우리 남는 거 한 장씩 사가지고 하는 거야. 돈 2만원 벌었다 2만원.]

자신이 원하는 만큼 표를 구할 수 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암표상 : 자, 이게 나오는 표야 벌써. 5차전, 6차전. 오늘 잠실 방탄소년단 가려고 그랬는데 거긴 다 실명제라. (아 거기는 실명제라?) 그것도 또 방법이 있어. (오래 평생 하셨어요 이거?) 28년.]

보안 요원도 암표 매매를 잘 알고 있지만 단속 권한이 없습니다.

[보안 요원 : 다른 콘서트 가잖아요? 또 있어요. 자기들은 떼다 파는데, 들어보면 매크로 해서 많이 산대요.]

한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

여러 장의 티켓을 판매한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보통 정상가의 두세 배.

한 판매자는 컴퓨터 여러 대로 티켓을 끊어 50만 원을 벌었다고 말합니다. 

티켓 중개 사이트에는 스포츠뿐 아니라 아이돌의 콘서트 티켓이 여러 장 올라와 있습니다.

가격은 수백만 원을 호가합니다.

행사 주관사나 티켓 예매처도 암표상을 막을 방법을 고민하지만,

[인터파크 : 100% 완벽하게 차단된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 창과 방패 같은 건데 매크로는 계속 저희 시스템을 뚫으려고 하는 거고, 저희는 그걸 차단하기 위해 여러가지 기술을 하고 있는 거고요…]

경찰은 법리를 분석한 결과, 매크로 구매가 업무방해죄 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동안 단속 근거가 부족했지만, 최근 이를 바탕으로 내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프로야구는 끝났지만 암표 매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막을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경기장이나 콘서트장에 가고 싶은 사람의 마음을 이용한 범죄는 계속될 겁니다.

(인턴기자 :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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