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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총리 인준의 정치학 '수'…험난했던 25일

입력 2015-02-1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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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2부 문을 열겠습니다. 오늘도 시작은 '앵커브리핑'입니다.

오늘 '앵커브리핑 이 고른 단어는'수'입니다.

머릿수, 경우의 수를 뜻하는 '수(數)', 혹은 '악수(惡手)', '자충수(自充手)'처럼 바둑이나 장기의 기술을 말하기도 합니다.

총리 지명부터 인준까지 지난 25일간은 이완구 총리한테 있어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탄 운명의 날들이었습니다. 첫 등장은 2PM(이 Prime Minister)이라는 별명답게 '준비된 총리'의 이미지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청문회가 시작되자 21세 첫 신검 때 찍은 엑스레이 사진부터 첫 월급봉투까지 보관해왔다던 그의 40여 년이 담긴 '검정색 비밀가방'까지 모든 게 무색해진 25일간이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국회 문턱을 넘어선 이완구 총리를 보면서 공직자란 무엇이고 정치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우선 월드컵 예선 때나 등장하던 '경우의 수'가 이번 총리 인준 여야 셈법에도 어김없이 등장을 했지요.

야당은 전원 반대에 여당 이탈표까지 합쳐야 부결시킬 수 있는 '무리수'를 피해 보려다 총리 후보 여론조사라는 또 다른 '무리수' 논란까지 불러 왔구요.

여당 역시 단독 처리라는 '무리수'는 피했지만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총리후보자를 건져내기 위해 또 다시 지역감정에 기대는, 또 다른 '무리수' 논란을 가져왔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유달리 총리 인선에서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이완구 총리 인준을 놓고 청와대 관계자는 '여기서 막히면 줄줄이 막힌다'고 언론에 푸념했다지요.

'묘수'라고 내놓은 정치인 출신 총리 카드가 사실상 청와대로서도 더 물러날 곳 없는 '외통수'였다는 고백이 아니었는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총리 한명 내놓는 일이 이리도 어려운가.

이완구 총리는 청문회장에서 "청와대에 쓴소리하겠다"고 호언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다른 무엇보다도 지금 여기서 우리가 떠올려봐야 할 가장 중요한 순간의 기억 한 가지가 있습니다. 정홍원 총리는 왜 사임을 했었는가 하는 거지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했던 총리였습니다.

찢기고 갈라진 국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정홍원 총리 다음 총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였다는 걸 혹시 정부와 정치권은 기억하고 있는 것인가…

"표결에서는 이겼지만 국민한테는 졌다"

야당이 오늘 표결 결과에 대해 내놓은 반응입니다.

정치가 어떤 수를 쓰더라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겠지요. 이완구 총리가 정치적 '수'를 읽기보단 '국민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인가?

머릿수로 밀어붙이는 수(數)의 정치, 약삭빠른 계산을 뜻하는 '수(手)'의 정치가
'빼어날 수(秀)'의 정치로 바뀔 수 있을 것인가?

지금까지 '앵커브리핑'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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