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앵커브리핑] 여의도 최고의 신사?…정치인 겉과 속 '커튼'

입력 2015-02-11 21:4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뉴스룸 2부의 문을 열겠습니다.

앵커브리핑, 오늘(11일) 고른 단어는 '커튼'입니다.

제가 과거 <100분 토론>을 진행하던 시절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처음 출연한 노회찬 전 의원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정말 놀랐다. 국회 회의장에선 서로 물고 뜯고 으르렁대던 사람들이 휴게실에서는 형님 아우 하면서 껄껄 웃더라"

실제로 토론이 끝난 뒤 '아깐 당의 입장 때문에 그렇게 얘기했지만 내 의견은 다르다' 이렇게 말하는 정치인도 있었고, '김 의원. 아까 나한테 너무했어' 이렇게 농담을 건네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국회에서 이런 장면들은 자주 발견됩니다.

방송사 카메라를 앞에 두고는 호통을 치던 정치인들이 의원실로 돌아가 무용담을 늘어놓기도 하고 지금은 사라진 국회 몸싸움을 벌일 때도 목소리 큰 사람은 '비난조'. 키가 작고 재빠른 사람은 '의장석 점거조', 즉 이른바 몸싸움 포지션까지 미리 정해놓는다는 현직 의원의 후일담도 나왔습니다.

물론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은 엄연히 다르니 싸울 땐 싸우더라도 신사답게 훌훌 터는 것, 어찌 보면 더 성숙한 정치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공과 사를 구별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로 앞과 뒤가 다르다면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백봉신사상'

혹시 들어보셨는지요. 독립운동가인 백봉 라용균 전 국회부의장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입니다. 정치부 기자들이 매년 10명의 가장 신사답고 성실한 의원을 골라낸다고 합니다.

작년도 수상자 명단입니다. 공교롭게도 이완구 총리 후보자를 비롯 현재 여야 주요 인사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의도 최고의 신사들이 국회 수뇌부를 구성하고 있는 셈이 된 것이지요.

실제로 이완구 총리 후보는 세련되고 깔끔한 매너로 유명했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며칠 전 '사석'에서 나온 발언입니다. 일선 기자들과 편안하게 김치찌개를 먹는 자리에서 나온 말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있었던 말은 너무나 유명한 말이 되었으니 여기서 더 옮기진 않겠습니다.

자 이쯤 되면 좀 헛갈립니다. 커튼이 올라간 정치라는 무대 위에서 내보인 이완구 후보자와 커튼이 내려진 무대 뒤에서 언론을 쥐락펴락하듯이 말한 이완구 후보자는 서로 다른 사람일까요? 그게 아니면, 무대 위의 이완구 후보자를 만난 기자들과 무대 뒤의 이완구 후보자를 만난 기자들이 서로 다른 사람들일까요?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앵커브리핑] 원세훈 전 국정원장 법정구속…'꽃이 진다' [앵커브리핑] 권력이 언론을 대하는 자세…'위스키' [앵커브리핑] '사나이'…성군기 행동수칙 여군만 고립? [앵커브리핑] 증세 없는 복지와 '차'…"돈을 더 내기 싫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