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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증세 없는 복지와 '차'…"돈을 더 내기 싫다"

입력 2015-02-04 21:30 수정 2015-02-04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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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2부를 시작합니다. 먼저 앵커브리핑입니다.

'차'

오늘(4일) 앵커브리핑이 주목한 단어입니다.

1773년에 일어난 보스턴 차 사건. 기억하시는지요? 식민지 주민들이 인디언으로 위장을 하고 보스턴 항에 정박한 배에 실려 있는 홍차 상자를 몽땅 바다에 던져버린 사건이었습니다.

문제는 세금이었습니다. 영국이 차에 부과하는 세금을 지나치게 올렸던 겁니다.

이 사건은 미국독립혁명의 도화선이 되었으니 어찌 보면 미국은 과도한 세금이 원인이 되어 세워진 나라라고 해도 되겠지요. 이 태생적 기억 때문인지 미국은 세금과 관련된 모든 정책에 있어서는 어마어마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세금에 대한 논쟁. 우리도 다시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거짓말"

대통령 공약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얘기가 여당에서 나왔습니다. 복지를 줄이거나 아니면 세금을 늘리거나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겁니다.

앞서 1부에 전해드린 JTBC·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사람들은 증세보다는 복지를 줄이는 것을 더 많이 택했습니다. 세금 더 내느니 차라리 복지혜택을 덜 받겠다는 답변이 나온 겁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속마음'을 읽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론의 심리는 '복지를 줄이자'는 게 아니라 '돈을 더 내기 싫다'는 것. 즉 담뱃세 인상, 연말정산 사태 등을 경험한 사람들이 '복지고 뭐고 필요 없다. 내 호주머니나 더 털어가지 마라'고 하는 조세저항의 심리가 널리 퍼져있다는 겁니다.

담뱃세와 연말정산 파동 이전이었던 작년 11월, 66%가 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답했던 다른 여론조사 결과와 견주어봐도 지금 사람들이 갖고 있는 조세저항 심리는 훨씬 더 선명하고 또렷해 보입니다. 즉, 석달 전 조사와 오늘의 여론조사의 차이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겁니다.

자, 그렇다면 이런 조세저항 심리의 밑바닥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조세정의가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요?

개인의 소득세가 법인세를 앞서고, 그 소득세도 부자감세 때문에 없는 사람이 더 손해를 본다고 믿고 있는데, 정부가 내놓은 것은 없는 사람이 더 손해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담뱃세 인상과 연말정산 대란이었습니다.

증세를 하려면 법인세를 올리라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 역시 이런 대중들의 생각을 극명하게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대표 없는 과세는 무효다"

보스턴 차 사건을 주도했던 사무엘 아담스가 남긴 유명한 말입니다. 여기서 대표는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의 대표를 말합니다. 즉 주민들의 동의 없는 과세를 뜻하지요.

'보스턴 차 사건' 또한 대부분의 혁명은 조세저항에서 유래되었다는 것. 그러나 조세정의가 실현되는 한 조세저항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것. 역사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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