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마디로 '우산 수난'의 날이었습니다. 펴자마자 뒤집히는가 하면, 살이 부러지고 끝내는 날아가 버리는 경우도 있었죠. 이 정도면 바람 세기는 어느 정도일까요? JTBC 취재팀이 낮 12시 전국에서 일제히 우산을 펼쳐봤습니다.
임진택 기자입니다.
[기자]
태풍 볼라벤이 본격적으로 한반도를 강타한 낮 12시.
현장 취재 기자들이 일제히 우산을 폅니다.
이때 태풍의 위치는 서산 서쪽 80km의 해상.
서남해안을 중심으로 전국 7개 주요 지역에서 동시에 우산을 펴 바람의 세기를 비교해 봤습니다.
이 시각 직접 영향권에는 들지 않았던 중부권.
우산을 통제하기가 어렵지만 쉽게 뒤집히지도 않습니다.
[바람이 세지고는 있지만, 우산을 감당할 만합니다.]
[같은 시간 인천인데요. 태풍이 몰고 온 비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정도면 풍속이 초속 10미터 이하, 그런대로 우산을 쓰고 외출을 할 만합니다.
하지만 대전에서부터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순간 풍속 15미터가 넘는 바람에 우산은 이처럼 펼치자 마자 무용지물이 됐고….]
직접적인 영향권이었던 서남해안 지역은 말 그대로 우산의 무덤.
성인 남성의 힘으로도 우산을 펴기가 어려워지는 단계입니다.
태풍의 눈에서 가까운 군산과 목포에서는 순간 풍속이 초속 30미터가 넘는 초강력 바람이 불어 닥칩니다.
바람을 맞서서는 우산을 펼 수가 없고 등지고 펴자 바로 휴짓조각처럼 너덜너덜해집니다.
[허택산/기상청 통보과 : 해상의 바람은 그대로 들어온단 말이에요. 군산이나 목포 등 서해안 쪽이 그대로 바람을 맞는 것이고….]
[볼라벤이 목포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산을 제대로 받쳐 들기가 힘들고 날리는 우산에 몸도 따라 움직일 정도입니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자 바람의 세기는 눈에 띄게 줍니다.
비를 막아주는 우산이 강풍 측정계의 역할을 톡톡히 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