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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이은미 "'맨발의 디바' 칭호에 갇히기 싫다"

입력 2014-03-2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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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이선희, 이승환, 이소라 씨 등 80~90년대 전성기를 누린 실력파 가수들이 속속 컴백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맨발의 디바로 유명한 가수 이은미 씨도 새 앨범을 발표하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23년째 오직 음악으로만 승부하며 열정의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가수 이은미 씨를 '현장 인터뷰'에서 만나봤습니다.

[앵커]

2년 만에 미니 앨범으로 컴백을 하셨는데요. 근데 보통 가수들이요, 음원을 발표한 다음에 음반을 발표하잖아요. 정반대로 하셨어요. 앨범을 낸 다음에 음원으로 가시는데 왜 그렇죠?

[이은미/가수 : 제가 옛날 사람이라서…. 저는 아직도 그 기억이 있었어요. 저희 때는 좋아하는 관심사를 위해서 그 자료를 찾기 위해서 그 음반을 구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 고대하고 기대하고 기다렸어요. 그때가 그립기도 했고요, 또 제가 새로운 녹음 방식들을 시도하거나 좀 더 아날로그적인 사운드를 만들거나 이런 시도들을 항상 인정해 주셨었거든요. 그래서 굳이 디지털 음원부터 먼저 가야 될 필요는 없겠다, 오히려 그분들을 위한 제 원래의 방식대로라는 그것에 더 가깝죠.]

[앵커]

이번 앨범 명이 '스페로 스페레'. 그런데 어떤 의미가 있죠?

[이은미/가수 : 저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살다 보니까요, 세월을 덧대는 것도 그냥 포개어 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뭔가 꼭 배워야 할 것이 있고 내 것에서 내줘야 한다는 것도 있고 조금 치열한 삶도 좌충우돌 실수도 또 그 어떠한 사랑도 다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여러분 괜찮아요, 그러니까 아직 희망 있어요. 서로 관심 갖고 우리 서로 들여다봐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그런 타이틀 곡을 고르게 됐거든요.]

[앵커]

우리 이은미 씨 하면은 '맨발의 디바' 이렇게 항상 붙는 수식어잖아요. 그런데 가끔씩은 나 오늘 정말 벗고 싶지 않은데 이럴 때도 있으실 것 같은데 어떠세요?

[이은미/가수 : 요즘은 그러는데요, 그날의 컨디션이나 그날 무대 상태나 그날의 기분에 따라서 신을 신기도 하고 무대에서 벗을 때도 아예 벗고 올라갈 때도 있고, 그 칭호 안에 제가 안주해서는 안 되겠다 생각도 들었고요. 여러분들께 정체되지 않은, 고여 있지 않은 새로운 이은미의 음악들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앵커]

라이브 무대로 정말 이름이 나 있잖아요. 20여 년 동안 800회 이상의 라이브 공연을 하신 걸로 아는데, 이 정도 이렇게 많이 하다 보면 무대 위에 섰을 때 떨림 이런 거는 이제 없으시죠?

[이은미/가수 : 아뇨,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여전히 부담되고 겁이 나죠.]

[앵커]

겁이 나세요?

[이은미/가수 : 무대는 제게 있어서 가장 신성한 곳이니까요. 저를 완벽하게 이은미로 서게 만드는 곳이 무대이기 때문에 그 무대를 준비하고 서기까지는 굉장히 많이 긴장하고 빼놓는 것은 없는지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더 많이 긴장이 되죠.]

[앵커]

그런데요. 이은미 씨 공연에 가면 꼭 우리가 목격하게 되는 게 관객들이 많이 울어요. 아니 돈 내고 티켓 사고 온 사람들을 왜 이렇게 울리시나요?

[이은미/가수 : 제가 전달하는 음악 중에 여러분들이 특별히 외로움이나 아픔, 그리움을 토로하는 음악들을 더 많이 아끼셔서일 거예요. 이은미 하면 '슬픈 노래' 이렇게 공식화되는 거 같아서 저는 개인적으로 썩 기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수들의 징크스 중에 어떤 사람은 그런 이별을 겪는다던가 뭐 이런 선배들이 오래 전부터 본인의 노래를 따라간다는 말이 있거든요. 그래서 슬픈 이별노래를 해주신 말씀들이 있는데 저도 그렇게 될까 봐.]

[앵커]

안 그러셨죠?

[이은미/가수 : 뭐 네, 가슴 아픈 사연이 없으면 그런 노랫말이 써졌을까요?]

[앵커]

그런데요. 이은미 씨 노래하면, 노래 가사하면은 적어도 3년 정도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그래야지 듣는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든다. 동의하세요?

[이은미/가수 : 근데 저는 그게 이해가 잘 안 돼요. 그니까 왜 여러분들이 묵은지처럼 꼭 음악을 묵혔다가 좋아해 주실까에 대한 생각을 정말 진지하게 해봤거든요. 이유를 모르겠어요. 아니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거든요, 음악적인 것들은. 근데 7년 전이나 8년 전에 나왔던 음악들이 지금까지 사랑을 받는다는 거 그건 사실 음악가로선 굉장히 영광입니다. 사실 모든 뮤지션들이 꿈꾸는 것이거든요. 그니까 스테디셀러를 만든다는 것, 제게 그런 자부심은 있지만, 이번 음반은 너무 시간 오래 끌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무척 좋습니다.]

[앵커]

이렇게 음악활동 외에도 봉사활동도 하시고, 시민운동도 하시고, 게다가 또 정치 참조연설도 하시고 그러시는데 가수로서 그런 활동이 가끔씩 부담스럽게 느껴지진 않으세요?

[이은미/가수 : 저도 이제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가 되다 보니까 세상이 이렇게 지금 돌아가는 것에 대한 책임감 같은 걸 느끼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 세상에 훨씬 더 좋은 곳이라는 걸, 함께 살아가기 좋은 곳이라는 걸, 우리 서로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 더 훌륭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라는 것 같이 이루어내고 싶은 거죠. 그러다 보니까 다양한 곳에 제 능력들이 쓰여졌으면, 더 좋은 곳에 쓰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대중들이 이은미를 어떻게 기억했으면 한다, 이런 생각이 있으시겠죠?

[이은미/가수 : 저는 여러분들께서 주시는 사랑을 가능하면 함께 나눌 수 있는 더 좋은 음악으로 돌려드리는 것, 그것이 가장 이은미다운 모습일 것이고요. 그리고 그게 가장 여러분들이 이은미를 이은미답게 기억하시는 방법 아닐까 생각합니다.]

[앵커]

네, 감사합니다. 이번 앨범 잘 듣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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