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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이현세 "웹툰, 대세라면 이젠 항복하겠다"

입력 2014-03-08 20:02 수정 2014-03-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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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포의 외인 구단' '까치' 하면 떠오르는 분이 있죠. 이현세 화백인데요. 오늘 '현장 인터뷰'의 주인공은 36년 만화 한 길 인생을 걸어온 이현세 화백입니다. 이렇게 만나 뵙게돼서 정말 반갑습니다.


[이현세 만화가/세종대 교수 : 네, 반갑습니다.]

[앵커]

오늘 저희가 이화백님 작업실에 이렇게 와있는데요. 참 분위기가 좋습니다.

[이현세 만화가/세종대 교수 : 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앵커]

이곳이요.

[이현세 만화가/세종대 교수 : 네, 집보다도 더 좋아합니다.]

[앵커]

작업실에 와보니까요. 정말 눈에 띄는게 화백님 연필이예요. 연필을 아주 그냥 뾰족하게 깎아서 또 종이를 싸서요. 그렇게 사용하시는 것 같은데 여전히 연필을 고집하시나봐요.

[이현세 만화가/세종대 교수 : 연필 깎을때 냄새가 향냄새가 너무 좋고요. 깎을 때에 마음가짐이 괜찮습니다. 전쟁터에 나가기 전에 군사가 칼을 들듯이 저희들은 이렇게 깎고 있으면 결전의 준비가 돼서 차분히 가라앉으면서. 종이로 감는 건 과거 가난했던 흔적인데요. 그때는 요런 몽땅 연필도 아까워서 그냥 쓸려고 그때는 좋은 연필을 수입해서 많이 쓰니까 연필이 귀했거든요. 몽땅연필 쓸려고 종이를 감습니다.]

[앵커]

얼마 전에요. 프랑스에서 열린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 우리 작가들이 위안부를 소재로 해서 많은 작품들을 출품했고 또 이 화백께서는 공동위원장으로서 같이 참여를 하셨는데요. 일본의 우경화가 아주 계속 이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계속 심해지는데 그런 걸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세요?

[이현세 만화가/세종대 교수 : 참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죠. 왜냐하면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나쁜 것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역사를 배우는 것이 거든요. 그런데 쭉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계속 반복된다는 거예요. 똑같은 행위가.
지금 일본의 우경화 역시 보면 태평양 전쟁때 자국의 경제가 어려운 것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서 그때 벌인 전쟁이고 또 2차 전쟁도 마찬가지죠. 히틀러나 무솔리니도 자국의 죄를 바깥에서 외부에서 찾아내면서 전쟁을 하게 되고. 국민들의 관심이나 원성 이런 것들을 바깥으로 돌릴수 있으니까.]

[앵커]

직접 출품도 하셨잖아요. 바로 그게 이 작품이죠. 이 작품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죠. 작품 이름부터 좀 말씀해 주시죠.

[이현세 만화가/세종대 교수 : 작품이름은 이게 '오리발 니뽄도'인데요. 속된말 하고 뜻이 똑같습니다. 일본이 그런 전쟁범죄를 일으켰고 위안부라는 범죄를 저질러 놓고서도 지금 현재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처럼 우리는 그런 적 없다.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서 왔다고 얘기한 자체가 닭잡아먹고 오리발 내미는 일본칼이라는 뜻의 제목이죠. 13살에 감자 밭에서 감자를 캐다가 만주 상해 인도네시아 이런쪽으로 끌려간 그 많은 그 당시에 어린 조선의 처녀들을 뜻하는 거고요. 일본의 군국시대에 수많은 사무라이와 일본군인들을 가르키는 겁니다. 이 이유는 역시 칼과 성폭력을 가지고 13세 소녀를 유린했던 장면이죠.]

[앵커]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이현세 만화가/세종대 교수 : 너무 죄송하죠. 그 문제를 다루게 되면 할머니들을 직접 취재하고. 현재, 미래까지도 다뤄줘야 하는데 그런것에 대해서는 약간 저도 힘들어 했던 것 같아요. 그 소재를 다룰 때 오는 무게감 때문에. 그런데 이번에 작게나마 할머니들과 함께 뜻을 같이해서 아무 큰 빚 중에 작은 보답을 한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죠.]

[앵커]

이렇게 만화 활동을 수십년 하시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에세이 집을 펴내셨어요.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 이런 제목의 에세이집을 내셨는데 어떻게 된 건가요?

[이현세 만화가/세종대 교수 : 이런걸 내면 안 되죠, 만화가니까. 저런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해도 만화로 꾸며서 내야 하는데. 가끔 글을 써달라고 주문이 옵니다. 그러면 에세이라기 보다 잡기를 썼었어요. 이런저런 할머니와 나에 대한 이야기.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얘기 어릴 때 얘기 친구얘기 만화 그릴 때 얘기. 이런 것들을 조금씩 썼었는데 쓰다보니까 만화하고 다른 재미도 있더라고요.]

[앵커]

이 책을 제가 봤어요 사서 봤는데 보니깐 "젊은이들아 이제 그만 징징대고 너 스스로를 믿고 나가라" 이런 내용이던데 그렇게 요약해도 되나요?

[이현세 만화가/세종대 교수 : 예, 됩니다. 젊은 친구들이 약간 불편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전 대한민국이 지금 힐링이고, 위로 받아야 되고, 그런 분위기인데 제가 볼 땐 잘못됐다고 저는 보죠, 뭐냐면 치료를 받기 전에 사전에 예방을 해야 하는게 사회가 해줘야 될 문제지 젊은이들을 그대로 방치했다가 그 다음에 치료받아라 위로한다, 미안하다 그렇게 얘기하는 건 사회에도 옮지 않고, 그래서 20대들이 그냥 위로만 받고 그랬으면 절대로 50, 60대가 만든 이 사회를 차고 나갈수도 없고 그 사람들을 이길 수도 없죠.]

[앵커]

이 화백께서는 웹툰은 아직도 한 번을 안 하셨단 말이에요, 그 웹툰 소식이 좀 들리던데요.

[이현세 만화가/세종대 교수 : 이제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근데 작년까지는 절대로 안 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거는 개인적으로 왜 만화를 웹툰이라는 그런 공간에서 공짜로 본다? 난 내 만화책을 정말로 공짜로 보여주기 싫어!라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었어요. 아, 그렇다 해도 이게 만약에 대세라면 제가 맨날 얘기하는 것처럼 이제는 웹툰을 통하지 않으면 만화라는 얘기를 전달 할 수 없다면 이제는 항복하고 웹툰의 그런 시스템에 만화를 실어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내가 틀렸으면 웹툰을 해야지 그런 생각입니다.]

[앵커]

두려운 마음은 없으세요?

[이현세 만화가/세종대 교수 : 많이 들죠, 그래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제발 댓글을 보게 하지 말아달라고요. 그런 용기를 내게 달라고요.]

[앵커]

댓글을 안볼 생각이세요?

[이현세 만화가/세종대 교수 : 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이현세 만화가/세종대 교수 : 결과에 연연해서 일을 서두르거나 무리해서 하지 마시고, 하늘에 맡기는 게 가장 현명하지 않을까요?]

[앵커]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고, 에세이 대박나시길 바랍니다.

[이현세 만화가/세종대 교수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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