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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사온 라텍스가 화 키워…버스기사에 영장 신청

입력 2016-10-14 20:35 수정 2016-10-1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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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젯밤(13일) 울산에서 발생한 관광버스 화재 영상을 잠시 보셨습니다. 버스가 방호벽을 들이받을 때 여기서 난 불꽃이 연료통에 옮겨 붙어 순식간에 많은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또, 승객들이 선물로 사온 라텍스 매트가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으로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일단, 운전기사는 타이어가 터져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관련해서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민중 기자, 먼저 사고가 어떻게 났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볼까요?

[기자]

당시 버스에는 4박 5일간의 중국 장자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관광객 18명과 가이드, 운전사 이렇게 20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원래는 오후 6시쯤 대구공항을 출발할 예정이었는데 중국에서 출발이 늦어지면서 오후 8시 30분쯤 집이 있는 울산으로 향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2차로를 달리던 버스가 밤 10시 11분쯤 울산고속도로와 이어지는 언양 분기점을 500m쯤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1차로에 진입한 뒤 비상등을 켜고 달리다 다시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합니다. 하지만 2차로를 달리던 두 대의 버스 사이로 끼어들다 도로변 방호벽을 들이받았고, 100m 정도를 그대로 달리면서 두세 차례 더 충돌이 있었습니다.

결국 불꽃이 요란하게 일었고, 버스 오른쪽 앞부분이 불이 났습니다.

[앵커]

그러면 버스가 방호벽, 그러니깐 가드레일에 들이받은 원인은 정확히 밝혀졌나요?

[기자]

운전기사와 탑승객 진술이 엇갈리는데요.

운전기사는 1차로로 진입한 버스가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면서 타이어에 펑크가 났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탑승객들은 펑크가 났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2차로로 진입하기 전 비상등을 켠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입니다.

[앵커]

사고 원인이야 곧 밝혀지겠지만, 일단은 승객의 절반은 숨졌고, 절반은 다쳤는데 왜 이렇게까지 피해가 커진 건가요?

[기자]

당시 영상을 보면요. 첫 번째 충돌에 불꽃만 튀었고, 두 번째 충돌에선 버스 앞부분에서 불길이 크게 일어납니다. 바로 연료통이 폭발한 건데요.

버스엔 앞쪽 좌우에 두 개의 연료통이 있지 않습니까. 경찰 조사결과 충돌이 있었던 조수석 쪽 연료통만 깨져 있었습니다.

또 차량이 공사 중인 도로 옆의 높이 1.2m 콘크리트 방호벽에 바짝 붙어 멈추는 바람에 출입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여행객들이 중국에서 사온 라텍스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고 연기를 급속하게 뿜어냈습니다.

당시 상황을 한 번 들어보시죠.

[김정임/생존자 : 아무리 발로 계속 차도 유리가 안 깨졌어요. 이걸 수 백번 했어요. (사람들에게) 나오라고 했는데 아무 소리가 없었어요. 질식사했을 거에요.]

[앵커]

아무리 출입구가 막혔다 해도 버스엔 비상 탈출에 이용하는 망치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사고 버스에도 2번째와 9번째 자리 사이에 양쪽에 비상 망치 4개씩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욱한 연기 속에서 탑승객들은 망치를 찾지 못했고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운전사나 여행 가이드도 비상 망치에 대한 안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생존자들은 어떻게 나온 거죠?

[기자]

기사가 조수석 쪽에 있는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려다 실패했습니다. 결국 운전기사가 그 소화기를 가지고 운전석 뒤쪽에 있는 창문을 깼는데요, 그 구멍을 통해 10명이 탈출했습니다.

이때문에 주로 뒷쪽에 앉아 있던 탑승객들의 피해가 더 컸습니다.

[앵커]

경찰이 운전기사에 대해 조사 중인데요. 운전기사가 지금까지 놓고 보면 교통법규를 위반한 경력이 많다고 하죠?

[기자]

네, 기사 이모 씨는 1988년 면허를 딴 뒤 그동안 음주운전과 무면허 등 교통관련 전과만 3건 있었습니다.

이모 씨가 어제 술을 마시진 않았는데요, 하지만 경찰은 일단 이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경찰은 또 이 씨 주장대로 실제 타이어에 펑크가 실제 있었는지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한 상태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조민중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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