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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신흥시장 상처에 소금 뿌린 격…달러 급등 우려

입력 2016-12-16 13:56

달러인덱스,14년내 최고 기록…"전청부지로 치솟을 듯"

위안화 환률은 2008년 6월 이후 최저로 곤두박질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 1 대 1 근접

"신흥시장에 검은백조 출현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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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14년내 최고 기록…"전청부지로 치솟을 듯"

위안화 환률은 2008년 6월 이후 최저로 곤두박질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 1 대 1 근접

"신흥시장에 검은백조 출현 가능성 높아"

미국 금리인상, 신흥시장 상처에 소금 뿌린 격…달러 급등 우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이 신흥시장을 흔들고 있다. 연준이 내년 및 내후년 추가 금리인상마저 예고하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급등, 아시아부터 라틴 아메리카까지 신흥시장의 '달러화 엑소더스'가 우려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달러화 가치가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신흥시장은 물론 선진국 시장에도 큰 충격파가 전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연준이 신흥시장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For emerging markets, the Fed just added insult to injury)"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북유럽 투자은행인 노데아 마켓츠의 통화전문 수석전략가인 마틴 엔런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신흥시장에서의 '검은 백조(The black swan)'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미 연준이) 눈금을 겨우 하나 올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검은 백조'란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실제로 발생하는 상황을 상징하는 말이며, 월가 투자전문가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그의 저서 '검은 백조(The black swan)'를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언하면서 두루 쓰이기 시작했다.

엔런드는 "글로벌 마켓이 연준의 매파적인 메시지(hawkish message)를 제대로 소화하거나 혹은 뭔가 깨지거나 할 것이다. 대개는 후자의 경우가 많이 일어난다"라고 덧붙였다.

미 연준은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0.50~0.7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0.25% 에서 0.25~0.5로 0.25% 포인트 올린 이후 1년 만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연준은 앞으로도 꾸준히 금리를 인상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연준 관리의 말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내년 1.375%, 2018년에는 2.125%, 2019년 2.9%까지 순차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으로 2019년까지 매년 세 차례에 걸쳐 0.25%씩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강세를 보이던 달러화 가치는 더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 인덱스는 15일 전날보다 1% 오른 103.18을 기록했다. 2002년 12월 이후 1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같은 달러 강세는 위안화 가치가 2008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15일 중국 외환거래센터에 따르면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후 이날 위안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38% 절하된 6.9289위안에 고시됐다. 이 같은 위안화 가치는 지난 2008년 6월 15일(6.9394위안)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12월 연준의 금리인상 이후 1년간 6% 정도 하락했다. 내년에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앞으로 위안화 가치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저키스 글로벌 전략담당은 "시장이 연준의 매파적 기조를 끌어안으면서 달러 부채가 많은 기업들의 리파이낸싱(차환,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빚을 내는 것)이 더욱 어렵게 될 것이다. 달러화 유동성 부족이 뒤따르게 될 것이다. 달러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맥쿼리그룹의 분석가인 빅토르 시벳은 만일 미국이 다른 나라들로부터 더 많은 물건들을 수입해 팔아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무역 갈등의 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골드만삭스는 15일 발표한 한 보고서를 통해 내년 1분기에도 올해 초처럼 신흥시장의 금융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경우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가 중국 시장의 달러 유출을 가속화시킴으로써 위안화 불안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 금리인상의 여파는 선진국 시장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유로 가치는 1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5일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은 장중 전날보다 1.6% 떨어진 1.0367달러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이 1.04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 200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은 15일 6bps(bp=0.01%포인트) 오른 0.36%를 기록했다.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는 10bps 오른 1.5%에 접근했다. 일본 엔화 가치는 달러당 118엔으로 떨어졌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투자담당이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은 이제 오랫동안 지속돼 온 초저금리 시대는 끝났다고 믿기 시작했다. 초저금리가 더 이상 실물경제의 성장을 유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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