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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또 광장으로…'정상의 세상을 원하기에'

입력 2016-12-01 21:45 수정 2016-12-0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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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2월의 첫 날입니다. 우연히 펼쳐본 그림책 한 권, 생각은 한없이 뻗어나갔던 오후였습니다.

나는 지하철입니다.

책 속에는 매일 같은 시간, 매일 같은 길을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담겨 있었습니다.

바쁘게 뛰어가는 직장인, 반찬을 가득 담아 딸네 집으로 향하는 어머니, 입시전쟁에 시달리는 학생과 오늘도 방황하는 취업준비생.

그들은 덜컹 덜컹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덜컹 덜컹 흔들리지만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시장에서 돌아오는 할머니의 못다 판 이야깃거리와 7살 아들 생일에 사 가는 고소한 치킨 냄새. 시큰하게 땀이 밴 셔츠, 낡은 구두와 그 모든 것을 어루만지는 오후의 햇빛.

삶이란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닌데… 평소같으면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 그 풍경 같은 일상에 우리는 왜 감동하고 눈물짓게 되는 것인가.

2016년의 12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그 평온한 일상이란 과연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것인가.

덜컹 덜컹… 사람들은 그 가슴 뛰는 지하철을 타고 편안한 집으로 돌아가길 소망하지만, 이번 주말 사람들은 그 덜컹대는 지하철을 타고 또다시 광장으로 모이게 될 테지요.

이 겨울 우리는 왜 또 광장으로 향하는가.

대통령은 그 멀리 불이 난 시장을 찾아가면서까지 자신이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했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는데, 왜 우리의 삶은 이토록 아직까지도 비정상 속에 있어야 하는가.

그렇습니다. 언젠가 다시 지하철을 타고 돌아가서 만날 가족과 친구, 이정도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따뜻한 주말.

우리는 비정상이 아닌 정상의 세상을 원하기에… 잿더미가 된 시장에서 진행된 10분간의 보여주기가 웅변적으로 알려준 것이 바로 지금의 세상이 비정상이라는 사실이기에.

오늘(1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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