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이스피싱 수법만큼 날로 발전하는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고령층을 노렸는데, 개인정보가 노출됐으니까 돈을 지하철 보관함에 넣어두면 안전하게 보관해주겠다, 이렇게 60~70대 노인을 속였습니다.
이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한 지하철역 물품보관함입니다.
70대 여성이 보관함에 무언가를 집어 넣습니다.
몇 시간 뒤, 모자를 눌러 쓴 남성이 보관함을 열어 물건을 꺼내 갑니다.
안에 들어있던 건 현금 5700만 원이 든 돈가방이었습니다.
피해 노인은 개인정보가 유출돼 예금이 위험하니 안전한 곳에 돈을 보관해야 한다는 말에 속아 넘어갔습니다.
이들은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했고, '국가안전보관함'이 있다고 속였습니다.
[박명선 팀장/서울 혜화경찰서 지능팀 : 자기들 보관함에 보관시켜라. 비밀번호 알려줘라. 그걸 다시 국가안전보관함에 뒀다가 이틀 후에 돌려주겠다. 실제론 없는 거죠.]
피해 금액은 1억 1천여만 원, 피해자 3명은 모두 60~70대 노인들이었습니다.
전화 금융 사기 수법이 널리 알려지자 정보가 부족한 노인층들을 노리고 있는 겁니다.
[이경호 교수/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 압도적으로 많은 개인정보를 갖고 신뢰를 만들고 실제 상황이라는 거죠. 상대방의 심리를 아주 교묘하게 잘 이용합니다.]
경찰은 27살 김모 씨 등 보이스피싱 일당 4명을 구속했지만, 독버섯같은 전화 금융 사기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