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운 날씨만큼이나 경기도 얼어붙은 요즘, 이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사람들. 바로 일용직 노동자들인데요, 10년째 인력시장을 찾는 일용직 노동자 오양석 씨의 하루를 따라가봤습니다.
이서준 기자입니다.
[기자]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5시. 58살 오양석 씨가 남구로역 인력시장으로 출근하는 시간입니다.
오 씨는 이삿짐센터에서 일을 하다 10년 전부터 인력시장을 찾고 있습니다.
[오양석/일용직 노동자 : 55세 정도면 아무래도 힘드니까 사람들이 안 써주지. 그러니까 건설현장 일하러 다니는 거지. 피아노랑 냉장고랑 옛날엔 그냥 짊어졌는데 이젠 나이가 거의 60 가까워지니까 힘들어.]
10년 전과 비교해 어떻냐는 질문에 오 씨는 손사래를 칩니다.
[오양석/일용직 노동자 : 그때는 벌이가 괜찮았지. 10여 년 지나니까 중국 사람들 많이 들어오니까 일이 줄어들고 임금도 줄고 그래. 이게 오르는 임금이 아니야.]
한겨울에 들어선 요즘은 일거리를 잡는 것 자체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그나마 오늘은 운이 좋은 편입니다.
오랜 경력 덕분에 일주일 치 일거리를 한 번에 잡았습니다.
작업복과 공구 등을 챙겨서 사무실을 나서는 오 씨.
오늘 오 씨의 일터는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서울의 한 아파트 재개발 현장입니다.
맡은 일은 그동안 아파트를 지지하던 구조물 해체작업.
[오양석/일용직 노동자 : 해체정리 하는 거야. 자재 정리. 그렇게 힘들고 그러진 않아요. 매일 하는 일이니까.]
두 시간이 지나 찾아온 휴식시간. 노동자들을 위한 난로가 곳곳에 설치돼 있습니다.
[오양석/일용직 노동자 : 일하다 힘들고 손 시렵고 그러면 불 쬐고 나가서 또 일하고. 여긴 시설 잘해놨어. 저희가 고맙죠.]
다시 일자리로 돌아가는 그에게 요즘 사정이 어떠한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오양석/일용직 노동자 : 2~3년 전만 해도 일이 많았는데 2012~2013년부터 많이 떨어졌어. 경기가 안 풀려서 그렇죠.]
오 씨는 이날 한 동의 구조물 해체를 마무리하며 일을 끝냈습니다.
오늘 그가 받은 일당은 8만 5천 원.
내일도 일감이 있다는 생각에 오 씨는 피곤한 줄도 모르고 집으로 향합니다.
[오양석/일용직 노동자 : 그래도 먹고 살려면 해야지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