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군이 해상초계기의 핵심 장비인 레이더를 9억이 넘는 돈을 주고 사놓고 10년 넘게 한 번도 쓰지 않아 그냥 버려야 할 상황입니다. 이런 군 부품이 모두 2600억원어치에 이릅니다.
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바다 깊숙한 곳까지 탐지할 수 있는 해상초계기 P3-C.
'잠수함 킬러'로 불립니다.
최근 추자도 인근에서 침몰한 돌고래호 구조에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고성능 레이더가 필수 장비인데, 1세트 값이 9억 7000만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해군이 이 레이더 세트를 사놓고 10년 넘게 한 번도 안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폐기하거나 매각해야 할 처지입니다.
꼭 필요한 건지 정확하게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인데, 해군 측은 "수요 예측 기법의 정확도가 낮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렇게 창고에 쌓인 무기 부품은 모두 7149만점으로 11조 771억원어치에 달합니다.
155mm 곡사포에 쓰이는 포신조립체와 F-16 전투기용 증폭기 등은 먼지 쌓인 대표적 재고품입니다.
이처럼 10년 넘게 안 써 사장될 위기의 부품은 육군이 209억원, 해군이 1685억원, 공군이 744억원으로 모두 2600억원어치에 이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에 무인 정찰기와 초계기 등 전력 강화를 위해 예산 11조 원을 책정해 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