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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38주년에 '북 초청? 계엄군과 화해?'… 오월 단체 당혹

입력 2018-03-16 14:28 수정 2018-03-16 14:51

올해 기념·추모행사 기획 과정에서 제기된 '아이디어'…공식논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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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념·추모행사 기획 과정에서 제기된 '아이디어'…공식논의 없어

5·18 38주년에 '북 초청? 계엄군과 화해?'… 오월 단체 당혹

5·18 민주화운동 38주년을 기념, 추모하는 행사에 북한 예술공연단을 초청하고 계엄군과 피해자 간 화해 자리를 마련한다는 구상이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광주 5월 단체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러한 구상은 행사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제안 가운데 일부일 뿐 5·18 38주년을 준비 중인 광주 시민사회·지자체·5월 단체 간 의견교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16일 '제38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이하 행사위)에 따르면 '보아라 오월의 진실, 불어라 평화의 바람'이라는 슬로건으로 올해 5·18 기념·추모행사 계획이 수립 중이다.

행사위는 시민 공모로 선정한 슬로건에 따라 '진실', '평화'에 방점을 두고 전국 곳곳에서 시민이 주도하는 38주년 5·18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사회연대·여성·예술·교육·노동·농민·학생·통일단체, 종교계, 지방자치단체, 광역의회, 교육청, 5·18기념재단,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등 20여개 기관 또는 단체가 행사위 구성에 참여했다.

행사위 내부에서는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해 방남했던 북한 예술공연단을 초청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높이고, 양심 고백을 통해 5·18 계엄군과 희생자가 화해하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두 제안은 현재 기획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행사위 참가 기관 또는 단체가 모두 공유한 내용도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구상이 내부 논의를 건너뛰고 기정사실인 것처럼 외부로 알려지면서 국가폭력에 의해 가족을 잃은 5월 유가족과 '북한군 개입설' 등 악의적인 왜곡에 대응 중인 5·18기념재단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라는 반응이다.

한 5·18유가족은 "계엄군과 희생자가 '화해'를 한다니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며 "살아남은 우리는 화해를 운운할 자격도 염치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살 책임자를 남겨둔 채 그저 명령에 따라 행동한 당시 군인들과 화해한다고 한들 미완의 진상규명에 어떤 의미가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유가족은 "행사 초청 대상자로 거론되는 3공수 신순용 전 소령이나 11공수 출신 이경남 목사의 양심 고백은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내용"이라며 "언론을 통해 고백을 접한 국민은 이미 그들을 용서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군 개입설'을 유포한 지만원씨 등과 수년째 법정 투쟁을 이어가는 5·18재단은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일도 아닌 광주민중항쟁 38주년에 초청하는 북한 예술공연단이 본래 취지는 이루지 못하고 불필요한 논란만 키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최근 지만원씨와 공판에서 2015년 5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형상화한 대형 풍선을 앞세우고 시민들이 행진한 사진을 두고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라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염원마저 제멋대로 해석하는 이들에게 괜한 시빗거리만 주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 공연단 초청은 남북 정부가 협의할 사안이지 행사위 차원에서 추진한다고 될 일이겠냐"라며 "더 신중하고 내실 있게 논의해 한 가지 결론을 내린 뒤 외부에 알렸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행사위 관계자는 "북한 응원단 초청도 계엄군과 희생자 화해도 내부적으로 공식 논의한 내용이 아니다"라며 "38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던 의견일 뿐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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