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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협상 쟁점인 아일랜드섬 국경 처리 놓고 또 파열음

입력 2017-12-05 12:49

아일랜드 "EU와 규제 일치" vs 북아일랜드 "영국과 규제 일치"
1단계 브렉시트협상 돌파구에 막판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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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EU와 규제 일치" vs 북아일랜드 "영국과 규제 일치"
1단계 브렉시트협상 돌파구에 막판 걸림돌

브렉시트협상 쟁점인 아일랜드섬 국경 처리 놓고 또 파열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의 쟁점중 하나인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유럽연합(EU) 회원국 아일랜드공화국(이하 아일랜드) 간 국경 처리 방안을 놓고 막판에 파열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애초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4일 낮 회동 후 내놓을 공동성명에 브렉시트 이후 북아일랜드에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유지를 허용하는 내용이 합의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도 유럽의회 의원들의 발언을 인용, 메이 정부가 북아일랜드를 특별 사례로 다루기로 양보했다고 EU 집행위 브렉시트 협상대표 미셸 바르니에가 밝혔다고 전했다.

EU 집행위와 메이 정부가 공동작성한 성명 초안에 따르면 "영국은 아일랜드섬의 '규제 일치'(regulatory alignment) 유지를 확실히 하겠다"는 문구를 담고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BBC방송 역시 메이 정부가 북아일랜드에 한해 사실상 EU 단일시장 지위 유지와 관세동맹 잔류를 약속한 것과 같다고 보도했다.

메이 정부가 영국이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을 탈퇴한 후에도 아일랜드섬 내부의 양측에는 '규제 일치'가 있어야 한다는 아일랜드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간 메이 정부는 통상주권 회복을 위해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할 것이며 영국령인 북아일랜드가 통상관계에서 나라 전체와 분리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대신 국경 문제를 영-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연계해 영국 전체가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면서도 아일랜드섬에는 과거 내전 시절 국경통제를 했던 '하드 국경'이 부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왔다.

하지만 이날 오후 완전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힌 메이 총리와 융커 집행위원장의 공동 기자회견 이후 당사자인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반인 민주연합당 알린 포스터 대표는 성명을 통해 "북아일랜드는 영국 다른 지역과 같은 조건으로 EU를 떠나야만 한다"며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북아일랜드를 영국의 다른 지역과 분리하는 '규제 차이'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북아일랜드도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민주연합당은 브렉시트에 찬성하면서도 '하드 국경'이 부활해선 안 된다는 모순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반면 아일랜드 레오 바라드카르 총리는 "영국 정부가 오늘 아침 합의됐던 바를 결론지을 입장에 있지 않은 것 같아 놀랍고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메이가 아일랜드섬의 '규제 일치'를 약속해놓고 융커 위원장과 회동에선 이를 약속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성명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영국의 또 다른 자치정부인 스코틀랜드와 수도 런던도 가세하고 나서 해결된 듯한 북아일랜드 국경 쟁점이 꼬이는 모양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영국 내 특정 지역이 EU와 규제 일치, 사실상 EU 단일시장에 남을 수 있다면 다른 지역들도 그렇게 못 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스터전 수반은 스코틀랜드는 EU 단일시장에 남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명분 삼아 메이 정부에 제2의 독립 주민투표 허용을 압박해오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 소속 사디크 칸 런던시장도 "런던시민들도 압도적으로 EU 잔류에 투표했다. 비슷한 처리방안이 수만개의 일자리를 보호할 수 있다"며 런던도 EU 단일시장 잔류 지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혼란은 아일랜드섬의 독특한 역사에서 비롯된다.

영국은 1차 세계대전 뒤 국제적인 압력에 밀려 북아일랜드 지방을 뺀 아일랜드를 분리 독립시켰다.

그러나 영국에 남은 북아일랜드에서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구교세력과 영국 잔류를 요구하는 신교세력의 투쟁이 극심했다. 1969년 이후 계속된 신·구교간 충돌로 3천6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영국 정부와 아일랜드 정부, 북아일랜드 내 7개 신-구교 정파가 5년간에 걸친 협상을 통해 1998년 4월 벨파스트 협정을 타결하고 평화 체제로 이행했다.

하지만 영국이 EU를 떠나게 되면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은 EU의 외부국경이 되는 탓에 문제가 된다.

499km에 걸친 이 국경을 따라서 국경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300곳이 넘는다. 아무런 물리적 국경이 없는 '열린 국경'이어서 하루 약 3만9천명이 자유롭게 왕래하며 상품 이동도 자유롭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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