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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볼라벤 인명피해 늘어…"사망·실종 25명"

입력 2012-08-28 19:39

양식장·과수원·농경지 등 피해…131만여 가구 정전
국내외 항공편 194편 결항…서해대교 전면 통제
산간 폭우·중부 '마른 태풍'…1만5천여 초·중·고교 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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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장·과수원·농경지 등 피해…131만여 가구 정전
국내외 항공편 194편 결항…서해대교 전면 통제
산간 폭우·중부 '마른 태풍'…1만5천여 초·중·고교 휴업

태풍 볼라벤 인명피해 늘어…"사망·실종 25명"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28일 한반도를 스쳐 지나면서 중국 어선 2척이 좌초해 중국 선원 15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내국인 10여명도 나무 등에 깔려 숨지는 등 전국에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주로 해안 지방의 양식장과 과수원, 농경지 등이 강풍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대형 마트와 주택, 주차타워 등 건축물도 큰 피해를 봤다.

초속 50m 안팎의 거센 바람에 전선이 끊어지면서 서울, 경기, 인천, 충남, 전남, 제주, 경남 등 전국 131만여 가구와 주요 산업단지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태풍은 천연기념물도 비켜가지 않아 국내 대표 소나무인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의 가지가 부러지고, 충북 괴산 `왕소나무(王松·일명 용송龍松·천연기념물 제290호)'도 뿌리가 뽑힌채 쓰러졌다.

주요 하늘길과 뱃길 운항이 끊기고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송도 국제신도시를 연결하는 인천대교 통행도 전면 통제되는 등 교통 통제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에 태풍경보가 내려지며 수도권 지역이 한때 긴장했으나 볼라벤이 오후 들어 서해를 지나 북한쪽으로 방향을 잡음에 따라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 中 어선 2척 좌초로 사망·실종 15명…내국인도 사망자도 10여명 = 28일 오전 2시40분께 서귀포시 화순항 동방파제 남동쪽 1.8㎞ 지점에 떠있던 월강성어 91104호와 91105호(이상 산둥성 웨이하이시 선적·톤수 미상)가 강풍과 높은 파도로 좌초했다.

이들 어선에는 모두 33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18명이 구조됐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사망자는 5명, 실종자는 1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오전 4시께는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포구 부근 방파제 30m가량이 유실돼 정박하고 있던 선박 중 6척이 침몰했다.

방파제 유실로 파도가 그대로 마을 안까지 들이치며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이날 낮 12시 13분께 광주 서구 유덕동의 한 도로에서 임모(89) 씨가 벽돌 더미와 무너진 지붕에 깔려 숨지고, 오전에는 전북 임실군 성수면 신촌리에서 A(50) 씨가 쓰러진 나무에 깔려 사망했다.

오전 11시 10분께는 완주군 삼례읍 W아파트 주차장에서 경비원 박모(48)씨가 강풍에 쓰러진 컨테이너에 깔려 숨지고, 경남 남해군 서면 중련리에서도 정갑주(80) 씨가 강풍에 무너진 옆집 가건물 더미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이밖에 대구 달서구 도원동 모 아파트 단지 부근에서는 태풍에 가로수가 넘어지면서 등교하던 고교생 이모(18) 양 등 2명이 다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인명피해가 이어졌다.

지금까지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중국 선원 15명 사망·실종과 내국인 사망 10명 등 모두 25명으로 잠정 집계됐으나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전·월파·선박파손·통신두절 = 초속 50m를 넘나드는 강풍이 몰아치면서 태풍이 스쳐지나간 서울과 경기, 제주, 전남, 경남, 충남 등 전국에서 정전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송파구 삼전동 주택가 일대 3천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강한 바람에 고압선이 끊어진 데다 변압기도 고장을 일으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전기 공급이 끊긴 곳은 전국적으로 131만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는 공장 지붕이 날아가거나 순간 정전이 발생해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산단 내 한전 변압기 파손으로 인해 이날 오전 6시 55분께 1~2초 정도의 순간정전이 발생하며 LG화학, 한화케미칼, 대림산업, 금호석유화학, 여천NCC, 호남석유화학 등 15곳의 조업이 일시 중단돼 생산 차질이 불기피할 정망이다.

파도가 둑을 넘는 이른바 `월파(越波)' 피해도 이어졌다.

27일 오후 7시40분께 서귀포시 송산동 자구리 하수펌프장 인근 주택이 침수돼 2명이 노인회관으로 대피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수마포구 인근 주택 등 10여 채가 침수됐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와 만재도에서는 통신이 두절되며 일반전화와 휴대전화 통화가 끊겨 태풍 피해 상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군은 가거도 독실산 정상에 있는 KT 송전탑이 강풍으로 문제가 생겨 통신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 사천시 신수도 연안 수심 5∼12m 해안가에서는 이날 오전 개펄 위에 좌초한 제주 선적 7만7천458t급 석탄 운반선이 두 동강 나면서 선수와 선미 부분으로 분리됐다.

사고 상선은 인근 해상에 정박 중이었으나 오전 6시께 파도와 강풍에 닻이 풀리면서 연안으로 떼밀려왔다.

◇지붕·주차타워·축사 무너지고 가로수도 뽑혀 = 오전 3시 45분께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평리의 한 마트 앞에 지붕이 무너져 내려 군청과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오전 6시40분께는 광주 서구 광천동에서는 높이 32m 규모의 병원 주차타워 내부가 붕괴됐다. B 안과의 12층짜리 주차타워 외부 패널이 떨어져 나가면서 내부 주차 승강기가 무너져 내렸다.

광주 남구 사직동에서는 이날 오전 1시30분께 강풍에 가로수가 쓰러졌다.

간판, 나무, 구조물, 창문, 전선 등 강풍피해와 관련해 광주시 소방본부에는 75건, 전남도 소방본부에는 6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에서는 교통신호기 11곳이 파손되고 가로등 3개가 쓰러졌다.

이날 오전 10시 35분께 전남 강진군 도암면 정모씨의 축사가 침수돼 소 50여마리와 돼지 500여마리가 고립돼 119구조대와 강진군 등이 구조작업을 벌였다.

국내 대표 소나무인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의 가지가 부러지고, 충북 괴산 `왕소나무(王松·일명 용송龍松·천연기념물 제290호)'도 뿌리가 뽑힌채 쓰러지는 등 주요 천연기념물의 피해도 잇따랐다.

◇농경지 2천815㏊·양식장 피해…비보다 바람 피해 커 = 이날 오후 2시 현재 농경지 피해는 과수 1천915㏊, 벼 848㏊, 밭 52㏊ 등 농경지 2천815㏊에 달한다고 농림수산식품부가 밝혔다.

과수 피해는 배 1천53㏊, 사과 862㏊다. 벼는 도복(쓰러짐) 피해가 529㏊, 침수 피해가 319㏊다.

지역별로는 전북 1천284㏊, 전남 1천112㏊, 경남 317㏊, 경북 102㏊ 순이다.

강풍으로 사과, 배 등이 떨어지는 낙과 피해가 심했다.

시설물은 경남, 전남,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비닐하우스 120개 동, 축사 13개 동, 버섯 재배시설 1개 동이 파손됐다. 배수장 35곳은 정전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제주에서는 어선 2척이 좌초했다.

강풍은 주요 양식장에도 영향을 미쳐 완도 등 서남해안 지역의 양식장이 거의 초토화됐다.

이날 새벽 순간 최대풍속 초속 51.8m의 강풍이 몰아친 전남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 앞 해상 전복 가두리양식장이 폐허로 변해 어민들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이윤식(61)씨는 "3년간 키워 출하를 앞둔 전복 30칸 등 1㏊의 전복 양식시설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를 지경"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강풍 피해를 본 완도의 양식장은 10곳에 달하며 상당수 양봉 농가도 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가 신속하게 피해조사를 한 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복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늘길·뱃길 두절…인천대교 전면 통제 = 이날 오후 5시 현재 김포와 제주 등 국내선 77편, 국제선 117편 등 모두 194편이 결항됐다.

공항당국은 집을 나오기 전에 미리 항공편 운항여부를 확인해줄 것을 당부했다.

해상의 강풍과 높은 파도로 27일 오전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과 제주 부속섬을 연결하는 배편 운항이 모두 중단됐다.

제주의 항공편도 전날 오후 3시부터 전면 결항되는 등 제주는 뱃길과 하늘길이 모두 막혀 있는 상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태풍 피해가 우려돼 제주 산방로와 섭지코지, 표선, 법환, 칼호텔 주변 해안도로 등 12개 구간, 목포·완도·여수·통영·제주 등지로 연결되는 96개 항로의 여객선 171척을 통제했다.

기타 서해 5도 등 서해상 섬과 내륙을 연결하는 주요 뱃길도 거의 운항이 끊긴 상태이다.

◇'볼라벤' 역대 5위 강풍 남기고 북한 상륙 = '볼라벤'이 제주도와 서해안 지방에 기록적인 강풍을 몰아치고 북한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역대 우리나라를 찾은 태풍 가운데 5번째로 센 바람을 불러온 볼라벤은 이날 오후 4시께 북한 황해도 강령군 장수리 해안에 상륙해 시속 37㎞로 북진하고 있다.

현재 중심기압 965헥토파스칼(hPa)에 최대풍속 초속 38m, 강풍반경 400㎞로 세력이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강한 중형' 태풍이다.

태풍의 중심은 우리나라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이 여전히 초속 15m의 강풍이 부는 직접 영향권에 들어있다. 현재 전국의 모든 육상과 해상에 태풍특보가 발효중이다.

볼라벤은 곧 방향을 다소 동쪽으로 틀어 북한을 관통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북한을 빠져나가기 전까지 최대풍속 초속 33m가 넘는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여 북한에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산간 기록적 폭우, 중부는 '마른 태풍' = 볼라벤은 제주와 지리산 산간에 기록적인 폭우를 쏟은 반면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는 비를 거의 뿌리지 않았다.

27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지역별 강수량을 보면 제주 윗세오름에 740.5㎜의 폭우가 내렸다.

어리목 573.0㎜, 진달래밭 526.0㎜ 등 제주 산간의 강수량이 500㎜를 돌파했고 제주 평지도 305.9㎜를 기록했다.

뱀사골 267.5㎜, 성삼재 242.0㎜ 등 지리산 자락에도 200㎜ 넘는 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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