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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침수될 뻔한 해운대 명품도시 '아찔'

입력 2012-08-28 19:35

태풍ㆍ해일 대비 완충지대 시급‥해운대구청 '재원 없다'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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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ㆍ해일 대비 완충지대 시급‥해운대구청 '재원 없다' 뒷짐



태풍에 침수될 뻔한 해운대 명품도시 '아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서 부산을 대표하는 명품도시가 된 해운대 마린시티가 태풍 '볼라벤' 때문에 망신을 당할 뻔 했다.

엄밀히 따지면 해운대 수영만 바다와 맞닿은 마린시티는 태풍이 지나갈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던 사실상의 '재해위험지역'이다.

이곳은 20여년전 바다 매립을 통해 조성될 때부터 월파에 따른 재해대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부산시나 해운대구청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외면했다.

그러는 사이 개발붐이 일면서 최고 80층에 달하는 초고층 주거건물들이 속속 들어서 '해운대의 맨해튼'이라 불릴 만큼 화려한 외형을 갖췄지만 '원초적 문제점'은 아직 미해결 상태다.

28일 오전 7시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순간 풍속 초속 20m가 넘는 강풍과 함께 거센 파도가 길이 780m의 해운대 마린시티의 방파제를 덮쳤다.

최고 높이 3.6m의 파도는 방파제를 넘어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마린시티 해안도로를 강타했다.

바닷물은 순식간에 50m가량 떨어진 아파트 입구와 화단까지 밀려갔다.

경찰과 해운대구청 직원들이 사전에 마린시티 해안도로에 있던 차량을 이동시키고 통행을 차단해 차량 파손이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문제는 이번 태풍이 사실상 부산을 비켜가면서 2003년 부산을 강타한 태풍 매미 때보다 강도가 약했다는 것이다.

태풍 볼라벤의 진행방향 외곽에 있는 부산해안에는 태풍 매미 때 보다 약한 파도가 몰아쳤지만 월파로 보도블록 100여장이 파손됐다.

마린시티 주민들은 "매미 때 보다 약한 태풍에도 파도가 방파제를 넘었다"며 "만약 볼라벤이 서해상으로 북상하지 않고 부산을 관통했다면 마린시티 전체가 물바다로 변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린시티의 월파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태풍에 침수될 뻔한 해운대 명품도시 '아찔'



2003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매미가 내습했을 때도 해일성 파도가 덮쳐 마린시티 일대가 물바다로 변하면서 건물의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2010년 8월 발생한 제4호 태풍 '뎬무'와 2011년 8월 태풍 무이파가 지나갈 때도 해안도로에 주차된 차량이 파손되기도 했다.

해운대구는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태풍과 해일 피해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올해 초에도 마린시티 앞바다를 메워 너비 50m 규모의 완충지대를 조성하는 연안정비사업 기본계획용역을 발주했지만 후속절차 착수는 남의 일인 양 또 손을 놓고 있다.

500억원에 이르는 비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해운대구는 국비로 충당할 요령으로 국토해양부 연안정비기본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어서 마린시티를 방어할 완충지대 건설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릴 전망이다.

마린시티 주민은 "해운대구청이 마린시티 건축물 허가를 하면서 개발이익 환수 및 마린시티 제방 추가건설 등 명목으로 270억원이 넘는 돈을 받아 챙기고는 마린시티가 아닌 구청사 부지 등을 매입하는데 전부 사용했다"며 "시급한 완충지대 건설재원이 없다는 해운대구의 변명은 그야말로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있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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