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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물꼬 튼 남북정상회담…관건은 '북미 대화'

입력 2018-02-12 18:52 수정 2018-02-12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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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박 3일간 방남을 마치고 돌아간 김여정이 대남 특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하는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했죠. 문 대통령이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화답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의 물꼬를 텄습니다. 하지만 실현되기까지는 북미대화와 비핵화 등 여러 과제가 남아있죠. 오늘(12일) 청와대 발제에서는 새 전기를 맞은 남북관계와 평창올림픽 관련 소식을 두루 살펴봅니다.
 

[기자]

지난 9일, 평창올림픽 개회식에서 조우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이 첫 악수를 나눴습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 순간을 외신들은 앞다투어 "역사적인 악수"로 보도했습니다. 두 번째 만남도 바로 다음날 성사됐죠. 김여정은 방남 일정의 하이라이트, 문 대통령과의 접견 및 오찬을 위해서 청와대로 향했습니다.

[어제 추운 날씨에 힘들지 않았습니까?]

[김여정/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지난 10일) : 예, 대통령께서 마음 많이 써 주셔서 불편함 없이 하루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김여정의 손에는 이례적으로 아주 큰 007 가방이 들려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가방의 정체는 곧 드러나게 되죠. 접견실에 앉은 김여정의 앞에는 파란색 파일이 놓여 있었던 것인데요. 문 대통령이 "특사 자격으로 오셨냐"고 묻자 "국무위원장의 특명을 받고 왔습니다"라고 답하며 파란색 파일을 건넸습니다. 정체는 바로 김정은의 친서였던 것입니다.

김여정은 김정은의 뜻이라면서 "빠른 시일 내 평양 방문"을 요청했고, "통일의 새장을 여는 주역이 돼 달라"는 과감한 발언도 덧붙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답했습니다.

[김의겸/청와대 대변인 (지난 10일) :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이어진 오찬 분위기는 어땠을까요? "개마고원에서 지내보는 게 꿈이었다"는 산 덕후 문 대통령의 발언을 시작으로 식탁에 오른 천안 호두과자, 함경도 식해가 화두에 올랐습니다. 참고로 북한에서는 오징어와 낙지가 반대라고 하죠. 남북 언어차이를 묻는 김종석 비서실장의 질문에 김여정은 '그것부터 통일해야겠다'며 웃기도 했습니다.

또 그날에는 대망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첫 경기날 이었습니다. 벌써 세 번째 만남이어서인지, 아님 경기장의 뜨거운 열기 때문인지, 김여정 특유의 '차도녀' 표정을 풀고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귀환 전 마지막 일정인 북한 예술단 서울공연에서는 아예 몸을 문 대통령 쪽으로 기울여서 대화를 나누고 기립박수를 치는 등 한결 편안한 모습이었습니다. "마음을 모아 난관을 이겨나가자"는 문 대통령의 마지막 인사에는 "늘 건강하시고, 꼭 평양을 찾아오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방남기간 여러번 감동의 눈물을 쏟아냈던 김영남 위원장과 함께 손을 꼭 맞잡기도 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 제안과 함께 첫 외교활동에 나선 북한의 이방카, 김여정의 행보는 확실히 전 세계의 이목을 지중시켰습니다. 외신들은 "올림픽 외교부문이 있다면, 금메달감"이라고 평가했고, 펜스 부통령과의 외교전에서도 승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퍼스트 여동생'을 내보낸 김정은의 의도가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있겠죠.

이제 키는 우리 정부의 손에 넘어왔습니다. 우선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죠. 북한이 "핵은 흥정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반복하거나,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계속해서 요구할 경우, 한반도 정세는 금세 회귀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반응은 어떨까요. 백악관은 일단 "남북관계는 비핵화와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며 경계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제임스 매티스/미 국방부 장관 : 긴장완화를 위해 어느 정도 올림픽을 이용하는 것이… 올림픽 종료 후 어떤 견인차 구실을 할 수 있을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우리는 당장 이에 관해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미 외교가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대북 압박이 먹힌 것"이라는 명분 아래 한국에 한번 맡겨보겠다는 식의 유보적 입장을 보일 가능성도 관측됩니다. 결국 핵심은 북미 관계를 얼만큼 조율하느냐겠죠. 3월 중순까지 유예된 한미합동훈련 전까지, 우리 정부 앞에 놓인 한미-북미-남북, 고차방정식을 풀어내야만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 발제 마무리에 앞서, 오늘 돌아간 북한 예술단 소식 짧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어제 서울공연 무대에 등장한 깜짝 인사 두 명이 있었죠. 먼저 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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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삼지연관현악단 단장 (지난 11일)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 자리에 서게 되어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현송월입니다.]

백두와 한라는 내 조국 
현송월

해 솟는 백두산은
내 조국입니다.
한라산도 독도도
내 조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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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연관현악단의 현송월 단장, '남북 단합의 자리에 목소리를 합치고 싶었다'며 깜짝 공연을 선보였는데요. 이어진 피날레 무대에서는 예상치 못한 인물이 또 한 명 등장했습니다.

+++

소녀시대 '서현'의 깜짝 등장

우리의 소원은 통일
서현·삼지연관현악단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을 이루자

다시 만납시다
서현·삼지연관현악단

꿈과 같이 만났다
우리 헤어져 가도
안녕히 다시 만나요

+++

바로 마지막 합동무대를 장식한 소녀시대 서현이었는데요. 서현과 북 예술단원이 나눈 뜨거운 포옹처럼 남북관계에도 계속해서 훈풍이 불기를 기대해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 물꼬 튼 남북 정상회담…열쇠는 북미 대화 > 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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