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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꺾인 '중소기업의 꿈'…"실업자된 직원들, 누가 책임질꺼요"

입력 2016-02-12 09:23 수정 2016-02-1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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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꺾인 '중소기업의 꿈'…"실업자된 직원들, 누가 책임질꺼요"


날개꺾인 '중소기업의 꿈'…"실업자된 직원들, 누가 책임질꺼요"


날개꺾인 '중소기업의 꿈'…"실업자된 직원들, 누가 책임질꺼요"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된 저희 직원들과 가족들의 생계는 도대체 누가 책임질 지 암담하네요"

개성공단에서 레포츠 물품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 대표 A씨의 하소연이다. A씨는 11일 개성공단이 사실상 폐쇄된 직후 기자와 만나 울분을 터뜨리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의 전면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북한은 다음날인 11일 개성공단에 거주하고 있는 남측 인원들을 추방하는 한편 향후 개성공단을 군사통제구역으로 관리키로 했다.

사실상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입주기업들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개성공단은 사실상 폐쇄의 수순을 밟게 됐다.

특히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인해 입주업체들은 그동안 생산한 완제품을 비롯해 원부자재, 기계장비 등을 대부분 남측으로 가져오지 못했다.

국내에 생산설비 등이 있는 기업들은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다. 개성공단에 사실상 올인하며 기업활동을 해왔던 기업들은 한 순간에 도산 위기에 몰렸다.

상황이 이러자 입주기업 대표들은 자신과 직원들의 향후 생계에 대해 걱정을 할 수 밖에 없다. 일부 업체 대표는 직원들의 월급조차 지급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A씨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던 27명의 우리나라 직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정부가 일방적인 조치로 개성공단 사태를 이렇게까지 만들어 놓은 것이 과연 합당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직원들 월급을 주지 못한다면 당장 일괄 사직서라도 받고 회사를 정리해야 한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옳은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직원들은 실업급여 대상자로 분류할 수 있어 새로운 직업을 구할 때까지는 먹고살 수 있지만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대상자도 있다"며 "정부가 이들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입주기업 대표는 거래를 하던 바이어가 끊길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안타까워했다.

그는 "정부가 개성공단 중단사태에 대해 보상을 해준다고 하는데 그동안 거래하던 고객이 없어진 마당에 어떻게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겠는냐"며 "고객을 없애놓고 기업에 어떤 보상을 받아야 합당한지 모르겠다"고 각을 세웠다.

이어 "회사의 발전을 믿고 그동안 묵묵하게 일해왔던 5명의 우리나라 직원들의 미래도 걱정"이라며 "고객의 가치를 모르는 정부가 개성공단을 마음대로 중단시켜버렸듯 이들의 운명도 정부가 마음대로 결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이외에도 많은 입주기업 대표들은 11일 개성공단 입주업체 긴급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하소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업체 대표는 개성공단에 두고 온 완제품을 비롯해 원부자재 등을 되찾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관계자에게 문의를 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갑작스러운 개성공단 폐쇄소식에 당황스러운 듯 연신 물만 들이켰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며 금강산 관광이 금지된 상황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신 부회장은 "정부가 일자리를 잃게 된 근로자들을 도와주기 위해서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맞다"며 "사실상 경영활동을 막아놓은 상태에서 대체지 마련 등에 대한 대책이 현실성이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가 내놓고 있는 보상책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고통만 가중시킬 수 있다"며 "법적 투쟁이 최후의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협의회 측은 12일부터 비대위 체제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비대위는 이번 정부의 조치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들의 피해 상황을 파악한 뒤 정부에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활동에 전념할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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