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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백수오 파동' 진실게임…누구 말이 맞나?

입력 2015-04-2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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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단지 한 식품회사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 논란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수천 억원이 증발했고, 또 그동안 백수오를 구입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의 혼란도 상당합니다. 지금 여러 면에서 진실게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데, 오늘(29일) 팩트체크에서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일단 사건이 어떻게 시작돼서 지금 어디까지 진행된 겁니까?

[기자]

문제의 중심에 있는 업체는 내츄럴엔도텍이라는 업체입니다.

2001년 바이오벤처로 설립해 2008년 이후부터 백수오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시가총액이 1조7천억 원까지 오르며 코스닥 8위 규모이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에서 시중 백수오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가면서 이 업체의 원료도 수거해 갔습니다.

그러다 이달 22일에 이 회사 제품에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들어갔다고 발표한 겁니다.

내츄럴엔도텍 측에선 당연히 반발했고, 이튿날 식약처에선 재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소비자원과 업체 측이 서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엽우피소라는 게 가짜 백수옵니까? 그게 뭡니까? 뭐가 다릅니까?

[기자]

이 중 하나가 백수오고 다른 게 이엽우피소인데요, 혹시 어느 건지 구분이 가능하겠습니까?

[앵커]

이걸 보고요? 전문가들도 사실 이건 좀 구분하기 어렵겠는데요? 제가 지난번에 일본 왕벚꽃나무를 찍기로 맞췄었는데, 이번에 제가 맞추면 호나 이름을 찍기 도사로 바꿔야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이엽우피소는 오른쪽입니다. 왼쪽이 맞습니다. 그렇죠?

[기자]

맞습니다. 원래는 전문가들도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든데요.

[앵커]

솔직히 말하면 찍었습니다.

[기자]

네. 왼쪽이 백수오고 오른쪽이 이엽우피소인데 특히 저렇게 잘라서 섞어 놓으면 더 구분이 안 된다고 합니다.

백수오는 동의보감에도 나온 약재로 특히 여성 갱년기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엽우피소는 어떤 것인지 전문가에게 들어봤습니다.

[황석환 박사/한의학 : 이엽우피소는 중국의 중약대사전이란 의서에는 격산소라는 이름으로 나와 있어요. 중국에서는 실제 약용으로 쓰는 약재인 것 같아요. 음식으로 인해서 소화가 안 될 때, 배가 빵빵하고 소화가 안 되고, 뭐가 그득하고, 원래 그런 용도로 쓰는 약이에요. 그러니까 사실은 백수오하고는 (용법이) 다르죠.]

이엽우피소는 우리 식약처에 등록이 안 돼 있습니다. 그래서국내에서는 재배나 유통이 금지돼 있는데, 인체에 유해한지에 대해선 소비자원에서도 발표한 내용이 있고, 학계에서도 한 얘기가 있는데 아직 의견이 분분합니다.

다만 번식력이 좋고 값도 백수오의 3분의 1 정도로 싸서 시중 백수오 제품에 섞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 이야기입니다.

[앵커]

아직도 제가 맞췄다는 게 기분이 좋긴 한데, 저는 사실 모양을 보고 뭔가 좀 부실해 보여서 이엽우피소라고 했습니다. 사실 뭐 이런 것도 모양따라 성분이 왔다갔다한다는 그런 속설을 믿기 때문에… 아무튼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제작한 회사에서 거기에 이엽우피소가 실제로 들어가 있느냐, 그러니까 가짜 백수오가 들어 있느냐가 관건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특히 그 부분에 대해서 소비자원과 업체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건데요.

일단 소비자원에선 처음 이 문제를 놓고 내츄럴엔도텍 측과 이달 초 간담회를 했는데, "회사 대표가 이엽우피소 섞인 것을 인정했다. 좀 봐달라고까지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업체 측에선 "그런 적 없다. 그리고 제품에 가짜 백수오도 넣지 않았다"라고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소비자원이 공장에서 원료 샘플을 가져갈 때 문제가 있었다고 반격하면서 당시 CCTV화면을 공개했는데, 이렇게 밀봉도 안 하고 그냥 봉투에 담아가더라, 그러니 다른 업체에서 가져온 샘플과 섞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제기한 겁니다.

물론 소비자원에서는 수거 과정에서 문제 없었고 밀봉도 잘했다고 반박을 했습니다.

[앵커]

누구 말이 맞습니까?

[기자]

지금 이 문제 가지고 심지어 검찰수사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간담회 때 대표가 했다는 이야기를 소비자원에서 녹음해 제출했다고 하니 그 결과 지켜봐야겠습니다.

또 식약처 재조사 결과도 이르면 내일이나 모레 내놓는다고 하니까 그 내용도 중요한 키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식약처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조금 미뤄지는 것 같은 느낌이고요.

그런데 또 다른 진실공방이 펼쳐지는 곳이 바로 주식시장입니다.

지금 보시는 게 내츄럴엔도텍의 최근 주가 흐름인데요. 9만원까지 올랐던 이 회사 주가가 지금 4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소비자원이 백수오 제품 원료를 수거해 간 직후, 그리고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발표가 있기 직전, 이 회사 임원과 간부들이 자기 회사 주식을 대거 팔아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도 나오는 겁니다.

[앵커]

글쎄요, 정황상으로 보면 의심이 갈 만한 상황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랬다면 자신들의 잘못을 내부적으로 인정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그래서 업체 측에 "의혹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민감한 시점에 주식을 팔았나" 물어봤더니요. 대답은 직원들 회사 복지를 위해 직원 기숙사 짓는데 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판 것이라는 해명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주식시장 관련해서 소비자원에 또 다른 역공을 취하기도 했는데요.

소비자원의 조사결과 발표가 있기 전, 한창 주가가 치솟던 시점에 공매도 물량이 급증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공매도란 주가가 떨어질 게 예상될 때 사용되는 거래기법이죠. 그러니 이게 소비자원에서 정보를 미리 흘렸거나 뭔가 공매도 세력과 직접 결탁한 것 아니냐, 그런 의혹을 업체 측에서 제기한 거죠.

[앵커]

소비자원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기자]

역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는데요, 결국 이것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서 조사가 들어갔으니 어떤 결과 나올지 지켜볼 일입니다.

지금 검찰에 식약처, 소비자원, 거래소 여러 기관이 이 사건에 매달린 셈인데요.

비싼 돈 주고 부모님께 백수오 선물했다 불효자만 됐다는 소비자부터, 코스닥이 개미무덤이 됐다며 분노하는 투자자들까지, 다 지켜보고 있다는 점 염두에 두면서 확실한 결과 신속하게 내놔야겠습니다.

[앵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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