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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같은 공간도 30~40만원…주택난에 갈 곳 없는 청춘

입력 2016-09-0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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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8일)은 밀착카메라도 청년들의 현실을 담았습니다. 어려운 이들이 어디에 살고 있는가 인데요. 한 몸 겨우 누일 정도의 방이지만 월세는 30~40만원, 주택공사가 지원해주는 집들은 들어가고 싶은 사람들 줄도 길고, 환경도 좋지가 않습니다. 취업, 집, 청년들의 고통들은 어떻게 해결이 될 수 있을까요.

고석승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터넷 공간을 달군 사진입니다.

감옥 같아 보이는 이 방이 월세 38만 원짜리란 사실에 화제가 된 겁니다.

과연 이런 방들은 실재하는 것일까.

청년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는 서울 노량진의 일명 고시촌입니다.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됐던 방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건지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를 직접 방문해서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 대학가에도 많죠. (이런 방은) 생활한다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안 돼요.]

하지만 이런 감옥 같은 방도 싸기만 하면 청년들이 앞다퉈 찾는다는 게 중개업소 설명입니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 싼 방을 많이 찾으러 와요. 근데 싸봤자 (월세 기준으로) 40만원 이하는 없어요. 가끔 있는데 늘 있는 건 아니에요.]

실제로 지난 여름 광주에서 상경한 취업준비생 김모 씨는 좁은 고시텔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방의 월세는 41만원.

[김모 씨/대학생 : 너무 진짜 고시텔에 있기 싫고 해서 친구도 만나고 그랬는데 어차피 취업 준비하려면 올라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취업에 성공한다 해도 모두 이런 공간을 벗어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얼마 전 취직을 한 20대 직장인이 살고 있는 방입니다.

일반적은 고시텔보다는 조금 더 넓은 수준인데요.

서울에서는 이 정도 방도 월 30만원에서 40만 원 정도를 줘야 구할 수가 있습니다.

방 구조를 잠깐 살펴보면 이쪽에는 작은 화장실이 위치해 있고요. 또 한쪽에는 냉장고와 조리시설도 볼 수가 있습니다.

이쪽에는 침대가 있는데 한눈에 봐도 침대가 굉장히 작아보이는데요. 제가 직접 한번 누워보면 제 키가 성인 남성 평균 키 정도 되는데 보시는 것처럼 발이 삐져나올 정도로 침대 길이가 짧은 상황입니다.

[지모 씨/서울 연희동 : 사실 (이 방이) 집이잖아요, 저한테는. (그런데) 집에 잘 안 있거든요. 공간이 없어요. 침대에서 자는 것밖에 할 수가 없어서…]

그나마 몸을 누일 공간이라도 있으면 다행입니다.

대학생 김모 씨는 중개업소 10곳을 뒤지고도 방을 못 구해 다음 달이면 고향으로 내려가야 할 처지입니다.

[김모 씨/대학생 :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 이하로는 찾기가 힘들어요. 저는 35만원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 5만원이면 굉장히 큰 가격 차이에요. 거의 2주 정도 식비거든요.]

문제는 이런 집 없는 청년들을 울리는 사기 사건도 심심찮게 벌어진다는 겁니다.

최근 경기도 수원 한 대학가에선 무자격 중개업자가 전·월세 보증금 20억여 원을 들고 도망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기 사건이 일어난 해당 부동산 중개업소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문은 굳게 잠겨 있고요. 안에는 각종 집기와 서류가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습니다.

[김재광 수사과장/경기 수원중부경찰서 : (피해자 상당수가) 사회적인 약자 계층이죠. 대학생도 있고 이제 갓 사회생활 경험하는 사회 초년생들. 그 부분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청년 주거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박모 씨는 LH 대학생임대주택제도를 통해 방을 구했습니다.

LH가 전세 보증금은 대주고 입주자는 이자만 내면 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대기자가 많은 데다 구할 수 있는 방도 살기에 적당하지 않습니다.

한참을 기다려 얻은 박 씨의 방도 반지하로, 곰팡이와 바퀴벌레가 들끓습니다.

[박모 씨/대학생 : 햇볕이 들고 바람이 들고 화장실에 세면대가 있는 집으로 이사 가고 싶어요. 그래서 취직을 빨리하고 싶어요.]

정부는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선 체감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이렇다보니 오늘도 우리 청년들은 꿈을 찾아야 할 시간을 집을 찾아헤매는 데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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