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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중 외교장관, 한밤중의 '사드 기싸움'

입력 2016-07-25 19:01 수정 2016-07-25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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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와대 발제 들어보겠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오늘(25일) 새벽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중국이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에 아주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앞으로 한국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 들어보겠다"며 으름장까지 놨습니다. 아무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중국의 반발 수위는 그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문제는 이런 중국의 반발에 우리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느냐는 대목일텐데요. 오늘 청와대 발제에서 사드 문제로 한바탕 기싸움이 벌어졌던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이어서 오늘 오후 전격적으로 개최된 북중 양자회담 속보도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왕이/중국 외교부장 (어제) : 최근 한국 측의 행위는 쌍방(양국)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습니다. 이에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윤병세/외교장관 : 양국관계가 긴밀해 질수록 여러 도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는 자정을 넘긴 시각, 라오스 현지시간으로는 밤 10시가 넘어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과 관련해 작심하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두 사람 분위기 어땠는지 한 번 보시겠습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 "니하오~" 큰 소리로 밝게 인사를 건네며 회담장에 들어섰는데요. 어째 왕이 외교부장 표정은 썩 밝아보이진 않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공개 발언에서 한국 정부가 어떻게 하는지 한마디로 '두고 보겠다' 이런식의 입장도 보였습니다.

'외교적 결례'에 가까운 언사까지 남발한 겁니다.

2년 전에는 우리 외교부장관 공관에서 샴페인잔을 부딪히며 얼굴에 미소를 띄우기도 했었는데요. 어제는 윤 장관에게 찬바람만 쌩쌩 날렸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또 주도면밀함까지 보였습니다.

당초엔 악수 장면만 공개될 예정이었는데요. 현장에 있던 중국 외교부 관계자가 회담장 방이 크다면서 적극적으로 취재 인원을 늘렸습니다.

사드 배치로 뿔이난 중국의 입장을 알리려고 단단히 작정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죠.

사실 중국은 이미 수차례 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반발 안 하는 게 더 이상한 일입니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건 이렇게 펄펄 뛰는 중국을 우리 정부가 어떻게 진화시킬 것이냐입니다.

윤 장관은 왕이 외교부장에게 사드가 제3국, 그러니까 '중국을 겨냥하지 않고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또 고사성어를 인용해 중국을 달래려고 했는데요.

"추진지불 전초제근"
그러니까 '풀을 없애려면 뿌리를 뽑아야 한다'면서 사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핵 문제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고요.

"봉산개도 우수탑교"
'산을 만나면 길을 트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뜻으로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두 나라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런 입장은 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답변 또한 그리 새롭진 않습니다. 기존의 입장을 친절히 되풀이 하는 정도였던 거죠.

그래서 한마디로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줄다리기'만 하다 끝난 회담이었던 겁니다.

윤 장관은 친절하게 중국 대표단 숙소까지 달려가는 노력을 보이긴 했지만요.'경제 보복'과 같은 사드 후폭풍을 우려하는 국내 여론을 안심시키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앞서 중국 관영언론에서는 "사드 배치와 관련된 한국 기업과 서비스 기구를 제재하고, 다시는 경제관계, 왕래를 하지 말자" "중국시장 진출도 허용하지 말자"라고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대구 치맥 페스티벌에 불똥이 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중국 손님을 겨냥해 야심차게 준비한 대구시 행사였는데, 중국 사절단이 불참 통보를 하면서 지금 대구시가 울상입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자매도시인 칭다오의 맥주축제에 치킨업계 관계자들과 참가하려던 계획도 중국 당국에서 사실상 거부했다고 합니다.

이런 장면을 두고 중국의 보이지 않는 경제 보복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설이 무성한데, 중국을 다루는 우리 정부의 외교는 아직 믿음직스럽지 않은 구석이 많아 보입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한-중 외교장관 한밤중의 사드 기싸움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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