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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사건, 청와대 위기관리 메뉴얼 가동 못한 게 문제"

입력 2013-05-14 17:55 수정 2013-05-14 18:00

"현안 발생시 반드시 회의체 작동 해야"

"'이남기 vs 윤창중 갈등' 수석간 횡적인 소통, 대통령이 지켜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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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발생시 반드시 회의체 작동 해야"

"'이남기 vs 윤창중 갈등' 수석간 횡적인 소통, 대통령이 지켜줘야"

[앵커]

김병준 교수 나오셨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내셨습니다. 교육쪽 수장도 하시고요. 대통령 정상회담 해외 순방에 동행하신 적도 있으시죠?



Q. 해외 순방, 보좌진들 개인적인 시간은?
- 시간은 있지만 술 마실 시간이라고 할 순 없다. 대통령께서 회담에 들어가시게 되면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지루한 시간이 이어진다. 그렇다고 그 시간에 술을 마실 수 없지 않나. 시차적응 때문이라도 술보다는 약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맞다. 청와대 근무할 때는 술을 마실 수 없다. 아침 일찍 출근을 해야하고, 그 전날에도 보통 일이 늦게 끝나기 때문에 술을 마신다는 것은 업무 수행에 큰 차질을 빚는다. 대통령 앞에서 술냄새를 풍기는 것도 문제고, 심지어 감기 조차도 조심해야한다. 윤창중 전 대변인의 경우는 아주 특이한 케이스인 것 같다.

Q. 정상회담 안내, 여성 인턴이 담당하나?
- 남녀 구분이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인턴에게 중요한 업무는 맡기지 않는다. 윤창중 전 대변인이 인턴에게 호텔키를 줘서 직접 들여보냈다고 하는 것도 아주 특이한 상황이다. 중요한 서류들 때문에 보통 방에는 직접 들여보내지 않는다.

Q. 대국민사과 후, 지금 청와대 상황은?
- 당혹스러울 것.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을 것. 이번 사건은 윤창중 전 대변인의 개인 잘못된 행동 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가 있다. 개인 문제는 사람을 바꾸면 되지만 보고 체계, 의사 결정 등 청와대 시스템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조직은 위기 관리 매뉴얼을 가지고 있다. 예측할 수 있는 위기가 있고, 할 수 없는 위기가 있는데, 이번 사건은 예측 가능한 위기다. 수행원이 교통사고를 낸다거나, 말실수를 했다거나, 외교적 결례를 범할 수도 있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 있는데 여기에 대한 매뉴얼이 없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 매뉴얼이 있었다면 공항으로 가게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

Q. '윤창중 사건' 늑장 보고에 대한 생각은?
- 늑장 보고가 문제가 아니다. 수행단이 갔으면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관리 시스템이 있다. 의사 결정체가 반드시 있었을 것. 무슨 일을 하더라도 대통령만 바라보고 있을 순 없다. 그 의사 결정체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사건이 터졌으면 대통령께 알리지 못할 상황이 생겼더라도 반드시 총괄 담당하는 의사 결정체에 올려서 보고를 할 것인지부터 매뉴얼에 따라야 하는데, 그렇게 한 흔적이 없다. 대통령과 직접 보고 체계만 있지, 집합적 의사 결정체는 없는 것이 현재 청와대 문화가 아닐까 의심이 된다.

+++

Q. 청와대 홍보라인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 서열이 조금 독특하다.

Q. 이남기 vs 윤창중 갈등 원인은 무엇인가?
-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로 생각하지 말아주시길 바란다. 수석들끼리 횡적인 연계가 잘 되어있으면 위계가 잘 잡히게 된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고 대통령과의 직선라인만 되면 굉장히 난잡해진다. 대통령에게 지시를 먼저 받는 사람이 실세가 되어 버린다. 수석에게 보고도 않고 대통령께 바로 보고하거나, 지시 받은 사항을 독단적으로 처리하게 된다. 대통령이 수석의 권위를 세워줘야 한다. 되도록 비서관들에게 직접 보고 받고 지시하면 안된다. 반드시 수석을 통해야 한다.

Q. 민정수석실 역할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 민정수석실은 사실 지금 당혹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 민정수석실이 조사를 해야하는데 피해자는 없고, 가해자에게 진술을 받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이미 경질되었고 민간인 신분인 상황인데, 굳이 본인이 회견을 하겠다고 하는 것을 막는 것도 권력 남용 문제가 생기게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번 사건은 정말 보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Q. 이남기 홍보수석 '사의' 받아들일까?
- 가해자는 따로 있지만 지휘체계 바로 있었고, 보고를 받고 적절하게 대응을 못했다. 분명히 책임이 있는 분이다.

Q. 문책범위 늘어날 수 있다고 보나?
- 문책보다는 빨리 시스템과 문화를 바꾸는게 시급하다. 홍보수석 같은 경우엔 그대로 있기 힘들다. 사건을 처리하고 행정적으로 능력상의 문제가 드러났다. 앞으로 또 다른 문제가 생길 때 어떤 판단을 할 지 알 수 없다. 청와대 시스템과 문화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 저는 윤창중 전 대변인이 다른 사고를 낼 것 같았다. 말로 실수를 할 줄 알았다. 생각은 결국엔 말로 나온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굉장한 독설과 남의 속을 파는 언행이 머릿속에 들어있어서 언젠가 한 번은 야단이 나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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