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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1분의 시간…누가 애국을 말하는가

입력 2016-06-06 21:37 수정 2016-06-0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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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일)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오전 10시 정각. 전국에는 이렇게 1분 동안 묵념의 사이렌이 울렸습니다.

지금 우리가 딛고 있는 이 곳, 나라의 소중함. 즉 애국을 위해 국가가 내어준 1분의 시간입니다.

그리고 이곳에도. 사이렌 소리는 울렸을 겁니다. 컵라면 끼니를 때우며. 허겁지겁 작업을 재촉해야 했을 19살 청년.

그는 월급 144만 6000원 중 100만 원을 떼어 꼬박꼬박 대학 등록금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대학을 가야 대접받는다" 던 선생님의 조언.

청년은 지금의 세상에서 자존을 지키려면, 라면 끼니 대신 사람다운 대접을 받으려면, 필요한 유일한 방법은 무엇이었던가. 너무나 자연스레 체화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곳에도 역시 사이렌은 울렸겠지요. 전직 대통령을 거침없이 수사했고 추상같은 검찰의 위신을 지키려 경찰과의 수사권 전쟁에 앞장섰던 특수통 검사. 아니 지금은 구속된 변호사…

국가의 안위를 위해 존재한다는 검찰의 핵심이었던 그가 퇴임 이후 한국 사회에서 그 자존을 지키기 위해 선택했던 방법은 무엇이었던가.

그래서 사이렌 소리와 함께 다시금 떠오르는 단상…

시민 각 개인이 그 자존을 부끄럽지 않게 지켜낼 수 있다면… 그 1분의 시간에 영혼이 담길 수 있겠다.

그러나 열아홉의 김 군에게… 이 땅의 또 다른 수많은 김 군에게 국가는… 돈과 권력이 없다면, 학벌과 배경이 없다면, 목숨을 걸고 버텨내야 하는 전쟁터였습니다.

그 위에 보수도 수구도 아닌 정체불명의 애국이 일종의 수익모델이 돼가는 이 땅에 이른바 애국단체라는 '엄마부대'가 청년의 빈소를 찾았습니다.

"세월호처럼 사건을 키우려 하는 것이냐"
"왜 우파 기자들은 하나도 안 보이느냐"

또다시 편 가르기를 말했어도…

현충일인 오늘 하루 하늘은 깨끗한 청정 공기를 허락했더군요.

열아홉 청년이 이루고 싶었을 그 많은 꿈들이 이 땅의 또 다른 열아홉 청년들에게 오늘의 청정한 공기처럼 허락될 수 있는 것이라면…

현충일 오전 10시, 애국을 위한 그 1분의 묵념에도… 영혼이 담길 것 같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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